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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편지
이머전 클락 지음, 배효진 옮김 / 오리지널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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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일을 완벽히 통제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자 조.
그는 이제 누군가의 보살핌과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약하고 의지할 곳 없는 알츠하이머 환자다.

그런 그를 혼자 보살피며 살아가는 카라에게
엄마의 흔적은 기억 어디에도 없다.

죽은 엄마에 대해 물어보면 화만 내던 아빠는
왜 다락방을 자물쇠로 잠그고 통제한 걸까.
이제 더이상 통제할 사람은 없다.

금지된 다락방으로 향하는 카라.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한 정체모를 철제 상자.
그 속에는 의문의 엽서들이 가득하다.

❝내 사랑하는 아가들.
너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날 용서해 주렴.❞

발신인이 없는 엽서들.
⠀ ⠀
❝누가 보낸걸까? 왜 전부 나와 오빠 앞으로 온 걸까? 왜 들어가면 안되는 다락방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을까?❞

혼란스러운 카라.
이런 엽서를 보낼만한 사람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딱 한 사람, 절대 보낼 수 없는 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수많은 의문들이 휘몰아치지만
아직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인생 전체가 균형을 잃고 불안하게 흔들리는 그녀는
이제 어떠한 결정을 내리게 될까.

⠀ ⠀


영국 작가 이모젠 클라크의 《낯선 편지》는
과거에 묻혀 있던 선택과 감정을 현재와 교차시키며
일상의 균열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소설은 현재의 인물 카라와 과거의 인물 애니의 삶을 통해
두 여성의 선택이 시간의 간극을 넘어
어떻게 서로를 비추는지를 보여준다.

개인의 삶에 남은 흔적과 기억.
서술 시점의 현재성은 카라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차분히 따라가며
진행형의 시간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책의 몰입력을 더욱 높여 주었다.

⠀ ⠀


배경이 되는 1980년대 영국 사회는 겉보기와 달리
여전히 남성 중심적 질서가 견고하게 작동하던 시기다.

여성에 대한 통제와 억압은 제도 이전에
가정과 관계 속에 내재해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선택이 개인의 의지라기보다
피할 수 없는 현실로 강요된다.

⠀ ⠀


이 시대는 자칫 희생 서사로만 소비되기 쉬운 조건을 지니지만,
이 소설은 그 틀에 머물지 않는다.

또한 작가는 카라라는 인물을 통해,
여성의 삶을 단순한 피해의 연대기로 그리지도 않는다.

그는 카라를 통해 애니의 선택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인간의 책임과 감내를 고민해 나간다.

⠀ ⠀


과거를 바꿀 수 없다면,
우리는 그 과거를 어떻게 안고 살아갈 것인가.

《낯선 편지》는 조용히 묻는다.
⠀ ⠀

도서제공
@originals_book
@millie_bookclub
@hyejin_bookangel

#낯선편지 #오리지널스 #밀리의서재
#가족소설 #여성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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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가족의 저녁 식탁 - 아이의 탁월함을 발견하고 길러내는 가족문화의 비밀
수전 도미너스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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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 가족을 남다르게 만드는가❞
⠀ ⠀

《𝑻𝒉𝒆 𝑭𝒂𝒎𝒊𝒍𝒚 𝑫𝒚𝒏𝒂𝒎𝒊𝒄》

원제가 더 큰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책은 저널리스트 수전 도미너스의 개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왜 의사 집안에서는 의사가, 예술가 집안에서는 예술가가 나올까?
왜 어떤 가족은 한 집안의 모든 자녀가 탁월한 성취를 이루는 것일까?❜

한 번쯤 품어봤을 이 질문에서 시작된 《성공하는 가족의 저녁 식탁》은, 가족 문화가 자녀의 성장과 성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양한 배경의 가족 사례를 통해 추적한다. 저자는 심층 인터뷰와 사회•과학 연구를 결합해, 성공을 둘러싼 통념을 차분히 해체해 나간다.
⠀ ⠀


수전 도미너스가 이 주제에 매혹된 계기는 어린 시절 친구의 집에 맡겨져 지내며 경험한 가족의 분위기에서 비롯되었고, 이후 브론테 자매의 삶과 작품을 탐독하며 더욱 깊어졌다. 가족이라는 단위가 어떻게 한 세대의 재능과 선택을 형성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본격적인 탐구로 확장된 것이다.

책은 브론테 자매를 시작으로, 법조계•정치계•경제•예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환경에 놓인 여섯 가족의 사례를 다룬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 부모의 삶의 태도, 양육 방식, 형제자매 간의 관계 등 성공을 둘러싼 요소들을 다층적으로 살핀다.
⠀ ⠀


그중에서도 인상적인 사례는 극심한 인종차별에 맞서 싸운 홀리필드 가족과, 중국의 한자녀 정책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첸 가족이다.

1950년대의 잔혹한 인종차별 속에서도 홀리필드 가족은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든다〉는 신념을 놓지 않았다. 제도적 차별조차 그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고, 결국 하버드로스쿨과 의학학위 취득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는 개인의 재능만이 아닌 가족 전체의 태도가 만들어낸 결과였다.

첸 가족의 이야기는 성장 환경의 힘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고통 속에서도, 그들은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며 주변의 모든 기회를 끈질기게 활용했다. 아이들이 재능 있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면 어떤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이들의 삶은 증명한다.
⠀ ⠀


이 책은 성공을 보장하는 단일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족의 영향, 유전, 사회적 조건, 선택의 우연 등 수많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함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성취 뒤에 가려진 실패와 불안, 우울의 경험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며, 성공 서사의 이면을 함께 보여준다.
⠀ ⠀


성공은 단순히 직업적 성취나 경제적 지표로 환원될 수 없다.
한 사람의 삶의 궤적은 수많은 관계와 환경 속에서 형성되며, 이를 설명할 만능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하는 가족의 저녁 식탁》은 가족이라는 공간이 지닌 힘을 정직하게 성찰하게 만든다.
⠀ ⠀


성공은 모방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이다.
⠀ ⠀


요조앤 @yozo_anne 님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어크로스 @across_book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성공하는가족의저녁식탁
#수전도미너스 #어크로스
#자녀교육서 #요조앤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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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의 정수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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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세이스트이며
고독한 사색가 윌리엄 해즐릿.

그의 다소 괴팍하고 신랄한 이미지와 강한 정치적 신념은 인간 본성에 대해 주저 없는 비판을 쏟아 부으며 그의 세계 깊숙이 사유할 수 있는 문장들을 던져 놓는다.

이번 선집은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의 정수❜를 부제로 여덟 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 ⠀

「진부한 비평가에 관하여」
해즐릿은 ❛비평가❜가 갖는 진부함과 위험성을 경계하며 그 전형성을 파헤친다. 단순히 ❛세상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아닌 비평의 본질을 ❛생각하고 반응❜해야 한다는 것.
❝그에게 지금 유행하는 생각을 포기하라고 설득하는 건, 마치 옷의 앞뒤를 돌려 입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p.28)
자기 사고가 제한된 그들은 유행만 쫓는다는 해즐릿의 직언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과도 다를 바 없이 위험하다.
⠀ ⠀

「온화한 사람의 두 얼굴」
❛온화함❜에 대한 폭넓은 오해를 지적하는 해즐릿 문장은 그야말로 신랄하다.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는 인도주의❞(p.44)라며 그들이 취하는 책임감 없고 이기주의적인 형태를 비판한다. ❛온화함❜의 이면은 ❛행동하지 않는 무관심의 도덕❜이었다.
⠀ ⠀

「인격을 안다는 것은」
사람의 삶의 궤적을 꿰뚫어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쉽게 타인을 오판하며 살아간다. ❛인격을 안다는 것은❜ 단순한 말이나 행동 너머, 삶의 태도와 그 흔적을 읽어 내는 것이다.
⠀ ⠀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표제작인 이 에세이는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대한 성찰이다. 젊음 혹은 청춘을 상징하는 이 느낌은 자유와 열정, 모험을 대변하지만 그 이면의 허상은 대비 없는 삶의 ❛희생❜이다. ❛영원히 살 것 같다❜는 착각과 ❛죽음에 대한 무감각❜은 ❛유한함❜과 ❛무한함❜이라는 삶에 대한 사유다.
⠀ ⠀

해즐릿의 문장이 주는 힘은, 쉬이 읽지 못하고 문장마다 멈추게 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직설적인 그의 글은 ❛진부함❜을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을 더욱 부추겼고, ❛온화함❜의 이면에선 수치스러움을 들추어 주었다.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chae_Seongmo 통해 아티초크
@artichokehouse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영원히살것같은느낌에관하여
#윌리엄해즐릿 #아티초크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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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들
아이셰귤 사바쉬 지음, 노진선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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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도서제공

매우 사적인 일상이 주는 자유로움과
유대의 흔적들이 여기 있다.
아시아, 마누, 라비..그리고 친구들.

초록색 재킷과 의례용 돌,
마누와 함께 먹는 아침,
테라스에 앉은 위대한 여인
그리고 시의 형상.

타국의 삶에 사소한 위안을 주는
아시아가 사랑하는 일상의 형태들이다.


아시아와 마누에게 타지의 삶은 외롭지만
관계의 규칙에서 오는 편안함과
그 규칙을 무시하는 이타성은
다양한 삶의 방식을 공유한 채 살아가게 했고,

외로움에 대한 공포가 있을 지언정
그들에겐 유대의 원칙이 있기에
타인의 관점은 중요하지 않았고
도시의 가면은 때론 위안을 주었다.


❝어디에 살든 변화를 요구받으리라는 사실을
늘 알고 있었다.
우리가 안심할 곳은 어디에도 없었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깊은 잠처럼 편안하게 느껴질 언어도 없었다.❞


가끔은 개인의 정체성이 지워진
단순화된 도시의 삶에 지치기도 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거나
자신의 삶의 경계가 모호해 질 때면,

인류학자의 관점을 활용하면서
사소한 삶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유머를 던지며 해방감을 얻기도 했다.


❝겉보기엔 다양해 보여도
결국 살아가는 방식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덧없이 흐르는 하루의 시간을 뚫고 나아가는 방법은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


비록 이방인이었지만,
타인을 향한 인식의 폭은 깊었고
일상에서 두드러지는 각자의 고유함을
중요한 삶의 방향이라 생각했다.


❝세상에는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최상급의 비극이 있었다.
평소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친절을 불러오는 비극.
그런가 하면 삶 자체에 내재된 비극도 있었다.
삶은 상실과 파괴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에도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흘러갔다.❞



아이셰귤 사바쉬는 인류학자의 관점으로
낯선 곳에 정착하는 여정을
관조하며 표류하듯 그려낸다.

도시면서도 도시의 중심부를 비켜 자리 잡은 삶은
사바쉬의 정체성과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표면적으로는 가깝지만
심리적으로는 거리가 먼
경계의 삶.

이 삶에는 타인속으로 들어가는 아시아와
그들을 거부하면서도 손 내미는 마누가
맥주를 마시는 허름한 술집에서,
페이스트리를 먹는 거리의 카페에서,
빈둥거리며 다양한 이들을 관찰하는 공원에서
존재하고 있다.

매일 흐르는 시간속에는 사소한 기쁨외에도
일상의 소소한 편안하고 다정한 사랑,
그리고 저마다의 불안과 슬픔도 함께 한다.

그가 그려낸 《인류학자들》에는
일상의 빛을 향한 포용이,
흘러가는 삶의 다양한 궤도가 있었다.


도서제공 및 제작비지원
@thequest_book
@ekida_library
⠀ ⠀

#인류학자들 #더퀘스트
#아이셰귤사바쉬 #이키다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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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엔딩
인영 지음 / 마음연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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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단발머리, 긴 속눈썹,
유난히 하얀 얼굴.
자기 세계에 갇힌 소정은
학교에서 외딴섬같다.

주변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딱히 신경쓰지도 않으면서
종이를 접거나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한결같이 별을 좋아하는 그 애.



유나는 그애가 신경쓰인다.
평범한 중학생 생활을 시작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방관자가 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가까이 가기엔 너무 두려운 유나.
⠀ ⠀


단짝인 지영은
유나가 이상한 소정과 가까워 지는게 싫다.

소정을 경계하던 지영은 결국 유나와 멀어지고.
유나는 이 상황이 힘들기만 한데...
⠀ ⠀


유나와 소정, 그리고 지영은
그들의 거리 만큼 멀어져 버린
마음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 ⠀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한자리에 서 있는 게 아니라
텅 빈 자리를 끝없이 바라보는 일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 ⠀


상처가 덧난 자리,
다시 단단하게 차오를 수 있을까.

청춘의 빛은 어둠과 밝음을 반복하며
점점 선명해진다.

순순하고도 아름다운 이들의 우정이
예쁘기만 하다.

스스로 가둔 틀을 깨고
별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 가듯
이들도 자신의 빛을 찾아
반짝거리를 바라본다.
⠀ ⠀


❝여름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단단해져 갔다.
언제든 알을 깨고 나올 수 있게.
시리게 따뜻한 봄볕을 듬뿍 받고 자란 가지처럼,
함께 뻗어나가고 있었다.❞



마음연결 @nousandmind 츨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
#우연한엔딩 #인영소설 #마음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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