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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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삶의 기록"


프랑수아즈 사강의  <고통과 환희 순간들> 을 읽고 



"나는 지나치게 나 자신으로 강렬하게 살았던 것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첫 자전적 에세이-

 

그동안 『어떤 미소』, 『슬픔이여 안녕』, 『마음의 파수꾼』 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의 섬세하고 복잡한 내면과 감정묘사를 잘 그려온 프랑수아즈 사강이 이 책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을 통해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그녀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아닌 '인간 사강'을 만날 수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과연 프랑수아즈 사강 과연 그녀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했었다. 작품 속 여성 주인공이 진취적으로 사랑을 쟁취하고 자유롭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작가의 모습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 내가 예상한대로 실제로 그녀는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 책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제목이 암시하듯이, 프랑수아즈 사강의 고통과 환희로 가득한 그녀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첫 자전적 에세이인 것이다. 

그녀가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알았던 것, 사랑했던 것들, 행복했던 순간들, 만난 사람들을 회고한 10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특히 빌리 홀리데이, 오손 웰스, 테네시 윌리엄스, 루돌프 누레예프, 장 폴 사르트르 등 재능, 고결함, 비극으로 그녀를 감동시킨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과의 영혼의 교류와 잦은 왕래와 만남을 통해 프랑수아즈 사강이 얼마나 그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진심으로 소통하고 교류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10편의 에세이 중 <빌리 홀리데이>, <테네시 윌리엄스>, <오손 웰스>, <루돌프 누레예프>,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람의 편지> 5개 에세이에는 당대 문화 예술계 저명인사들과의 만남과 우정, 사랑을 보여준다. 특히 전설의 재즈 보컬리스트로 유명세를 날리던 빌리 홀리데이가 인종차별 때문에 쓸쓸한 삶을 살다간 점,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명성이 자자한 테네시 윌리엄스가 동성애자로 배척당하고 작가 커슨 맥컬러스와의 동거를 한 점 등을 말하면서 그들의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과 그리움을 표현했다. 

 

"시인이여, 나는 당신이 그리워요. 이 그리움이 이후로도 오랫동안 지속될까 봐 나는 두려워요."

-p. 86

 

극작가, 소설가, 발레리나, 영화배우 등 문화적 인사들과의 만남은 그녀의 작품 세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그들과의 인연을 계기로 단편 소설 쓰기에서 더 나아가 희곡 작품까지도 쓸 수 있었고, 실제로 그 작품들을 연극 상연을 하기도 했다.

 

또한 프랑수아즈 사강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생각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도박>에서 그녀는 카지노 도박장에서 느낀 도박에 대한 경이로운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을 담보로 잡고 도박 밑천을 마련하는가 하면, 히룻밤 사이에 도박을 통해 상당한 금액의 인세를 날려버리기도 하는 등 그녀가 얼마나 도박을 즐겨 하고, 도박에 올인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도박은 일종의 정신적인 정열'이라고 말하면서 도박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것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시간이라는 모래시계를, 돈이 주는 중압감을, 사회가 가하는 ‘문어발식’ 속박을 잊게 한다. 도박을 할 때 돈은 결코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는 어떤 것, 장난감, 플라스틱 칩, 다시 말해 교환 가능한 본성을 지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또한 진정한 도박사들은 심술궂고 인색하고 공격적인 경우가 매우 드물며, 너그러움을 그들 안에 간직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모든 소유를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모든 패배를 우연으로 간주하며 모든 승리를 하늘의 선물로 간주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도박」중에서

 

<스피드>에서는 속도를 즐기는 자동차 경주를 할 때의 쾌감을 표현하고 있다.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하지만, 빠른 속도감은 행복의 도약과 같다고 말한다. 도박과 스피드를 즐기는 모습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자유분방하고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지를 알 수 있다.  

"스피드는 어떤 것의 표시도 하니고 증거도 아니다. 도발이나 도전도 아니다. 그것은 행복의 도약이다."

-p. 98

 

 

"나는 지나치게 나 자신으로 강렬하게 살았던 것이다' (p. 211) 라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말처럼, 그녀는 삶을 열정적으로,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아닌 인간 프랑수아즈 사강의 본래 모습을 알게 되어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10편의 에세이들을 통해 열정적인 불꽃같은 삶을 사는 프랑수아즈 사강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읽을 때 좀더 작품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소담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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