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미술관은 재밌다 - 세계 6개 미술관에서 처음 시작하는 그림 여행
박혜성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쨌든미술관은재밌다 #박혜성 #글담출판사 #도서협찬

2014년부터 해마다 한 달씩 세계의 미술관을 여행하고 있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입니다.

작품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지만, 미술관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루고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잠시 그 미술관으로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특히 익숙하게 알고 있는 작품도 실제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잘 가늠하기 어려운데, 전시장과 함께 담긴 사진들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루브르를 시작으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 우피치 미술관, 프라도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까지.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미술관들이 한가득 담겨 있습니다.

여행 일정 중 하나로 미술관을 찾다 보면 시간의 압박과 체력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는데요. 저자는 한 달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미술관을 위해 쓴다니, 그 자체로 참 부러웠어요.
저도 다음 여행에서는 너무 욕심내지 않고 부담 없는 거리로 떠나 하루쯤은 마음껏 미술관만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을 잘 몰라도 미술관에 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

이 책은 그래도 한 번 가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요.

그저 내 마음에 들어오는 한 작품 앞에 서서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다 오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마음에 생기가 돌 때가 있으니까요.

크고 멋지고,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세계의 미술관에 당장 갈 수는 없더라도 내가 기다리던 작품이 가까운 미술관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얼른 달려가 보는 즐거움은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작품을 잘 알아서가 아니라,
그 앞에 서 있는 동안 내 안에 무엇인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언젠가 또 어떤 영감과 기쁨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면서, 이 책으로 미술관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기억은 물방울 모양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억은물방울모양 #데라치하루나 #문예춘추사 #도서협찬

20년간 주얼리 회사에서 보석 디자이너로 일해온 나가세.
문을 닫게 된 회사의 마지막 날, 마지막 장면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장이자 건물주인 다카미네, 같은 건물의 인쇄소에서 일하는 모리, 보석 세공사이면서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진 시즈쿠까지.
이들은 모두 같은 중학교를 다닌 친구들입니다.

그런데 절친도, 연인도 아닌 묘한 관계로 서로 얽혀 있습니다.

이야기는 마흔다섯 살인 현재에서 시작해 5년씩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들의 관계를 하나씩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물방울 모양 보석에 얽힌 사연도 조금씩 드러나고요.

영원을 약속하지도, 거창한 의리를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그저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어느 순간 서로에게 기대고,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사람들. 그 느슨하고 조용한 연대가 참 좋았습니다.

인생의 큰 전환점 앞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과거로 흘러갔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구조도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보석은 다시 세공되고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소중함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 영원이라는 것도 그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모양은 달라지고 시간은 흘러가도, 한때 소중했던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모양을 바꾸며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금동대향로 ㅣ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8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상이고고학_나혼자백제금동대향로 #황윤 #책읽는고양이 #도서협찬

백제금동대향로의 아름다운 모습에 표지를 한참 들여다보게 됩니다. 아직 한 번도 국외로 나간 적이 없다는 국보의 자태가 무척이나 고고하게 느껴집니다.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 중인 백제금동대향로를 실제로 마주하면, 국립중앙박물관의 반가사유상이 있는 사유의 방이 저절로 떠오르는 전시 공간의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누가, 무엇을 위해 만들었을까.
아직도 많은 것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백제금동대향로지만, 저자는 여러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추측을 들려줍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향로에 무려 19명의 인물과 코끼리, 악어처럼 쉽게 보기 어려운 동물들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도 몰랐을 거예요. 불교를 바탕으로 도교와 유교의 요소까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해석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양나라와 백제의 관계, 일본과의 관계 등 사라진 백제 역사의 빈자리를 다른 나라의 역사서에 의존해 들여다봐야 한다는 사실은 새삼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백제 장인들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손재주에 반하고 나니, 아직 땅속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또 다른 유물들이 더 많이 발견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동네를 산책하듯 무심하고 편안하게 풀어내는 작가님의 고고학 이야기도 계속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그 사람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 -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이해하려다 지친 당신을 위한 관계의 심리학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사람은대체왜그러는걸까 #차승민 #아몬드 #도서협찬

이해하기 힘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일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겪게 되는데요. 유난히 견디기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저 사람은 왜 저럴까?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모르게 휘둘리고, 반응하고, 때로는 절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상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아가다 보면, 그 사람뿐 아니라 그 관계에 반응하는 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 함께 넓어집니다.

이 책은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예로 들어 사람의 다양한 성격과 행동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나간다는 점이 독특했습니다. 극적인 캐릭터들은 성격적 특징이 좀 더 강하게 드러나서 이해하기 쉬웠고, 여기에 저자의 실제 상담 사례가 더해져 현실적인 관계의 모습까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명한 한계선을 긋는 것 역시 관계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손절 시대라고 불릴 만큼 관계가 힘들면 끊어내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요즘이지만, 모든 관계를 쉽게 끝내기 전에 이 관계가 나를 소진시키는 관계인지, 아니면 서로 이해하며 건강한 관계로 만들어갈 수 있는 관계인지 먼저 돌아보게 합니다.
누군가의 말과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 마음이 복잡한 분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상대를 이해하는 동시에 그 관계 속에서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여덟 개의 우주 - 당신의 집은 어디입니까?
최준석 지음 / 아트북스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덟개의우주 #최준석 #아트북스 #도서협찬

이 책은 건축사무소 나우랩을 운영하는 건축가 최준석이 쓴 건축 에세이입니다.
개성 있는 여덟 채의 집을 지으며 의뢰인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그들의 생각을 어떤 방식으로 집에 구현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건축가는 무엇을 느꼈는지 차곡차곡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덟 집이 모두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하나같이 아름다워서, 집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읽다 보니 집에 단순히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담는 건축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질문도 떠올랐습니다.
나는 우리 집에 어떤 분위기를 담고 싶었던 걸까?
처음 내 집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두근거렸던 그때로 잠시 돌아가게 해준 책이기도 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벌써 15년째 살고 있는데요. 이 집을 사기 전에는 부지런히 주택을 구경하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반대가 워낙 많아 결국 아파트를 선택했고,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그 선택을 무척이나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잊고 있던 아쉬운 마음이 다시 불쑥 올라왔습니다.

어디에 사는지보다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마음먹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마음속에 빼곡하게 넣어둔 내 집에 대한 로망을 마음껏 펼쳐볼 날이 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