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미래의 풍경
장강명 지음 / 해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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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님의 기일이 되면 디지털 아바타가 활성화되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전망 좋은 집을 제공하기 위해 창문 대신 가상 유리창을 설치한 아파트가 대세가 됩니다. 출산을 대신해 주는 인공자궁, 아이를 키워주는 로봇, 융통성 없는 보안 로봇까지. 여러분은 어떤 기술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이 책은 3~4장 정도 분량의 초단편들로 이루어진 SF 소설집입니다. 어쩌면 머지않아 실현될 수도 있을 법한 과학기술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그리는 것은 놀라운 미래라기보다 그런 기술들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평범한 일상이 된 사회의 모습입니다.

아주 디스토피아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유토피아나 평온한 미래로 읽히지도 않는, 묘한 기분이 드는 이야기들입니다.

도파민 방어제 주사가 등장하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로 개발된 주사를 한국 학부모들이 집중 샷이라는 이름으로 자녀들의 학업을 위해 맞히는 장면에서는, 이미 약물을 학습 능력 향상에 이용하는 현실의 사례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주사가 더 빠르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결국 그 주사에 의존하게 되는 모습에는 허탈한 웃음마저 나옵니다.

'이런 기술이 도입되면 편리할 것 같긴 한데, 지금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어떤 가치는 변질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도입하는 게 나을까요? 이런 풍경들이 마음에 드시나요?' 독자에게 질문을 건넵니다. 기술이 가능해지는 것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고,경제적인 이득보다 많은 논의가 있어야할텐데 하는 걱정도 생깁니다. 편리해진 미래의 풍경을 상상하다 보면, 정작 우리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되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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