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영화관에 갔어 - 가만한 어둠 속에서 우리를 통과한 장면들
김소미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혼자영화관에갔어 #김소미 #흐름출판 #도서협찬

저는 밖에서 혼밥을 잘 못하는데요. 이상하게 영화만큼은 영화관에서 혼자 보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영화 평론가이자 각본가, <씨네21> 기자인 김소미 작가의 영화 에세이입니다.

영화를 통해 세상을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보게 된다는 말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 서른여섯 편에 대한 글을 읽다 보니, 제가 얼마나 편향된 취향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되었고요.

작가님이 읽어주시는 영화는 무척 깊고 여러모로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이렇게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길어 올릴 수 있구나 싶어, 보고 싶은 영화 목록이 한참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역시 제가 봤던 영화가 등장하면 조금 더 허리를 펴고 읽게 되더라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글은 클레어 키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말없는 소녀>에 대한 꼭지였습니다.
내성적인 영화의 마지막치고는 힘찬 결승점이다, 내세우지 않는 마음이 곧 무력한 마음은 아니다.
정중한 누군가의 사랑을 알아보지 못한 적은 없었을까?
덧셈의 사랑만이 좋은 것이라고 믿다가 엎어졌을 때, 왜 키건의 소설을 더 빨리 읽지 않았을까?
나는 그들처럼 누군가를 아껴주고 싶다.
p.143

그 페이지를 읽으며 영화 속 인물들의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고, 제가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도 조용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렇듯, 애정을 품은 적당한 거리는 서로를 더 잘 바라보게 하는 환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와 나 사이에도 그런 거리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해준 글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가 내 안에 남긴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하는 에세이.

이 책 덕분에 보고 싶은 영화도, 다시 보고 싶은 영화도 많아졌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