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레시피 - 남편의 집밥 26년
배지영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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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년 동안 가족들 저녁밥을 만드는 <소년의 레시피>책을 읽었을 때 충격이 컸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미스터리가 풀렸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시아버지는
"남자가 처자식 먹이려고 밥하는 것은 열심히 산다는 증거다." 하시며 며느리에게도 밥 해 먹이시고,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만들고 저녁에 못 들어오면 저녁까지 만들어두는 남편. 그리고 아들. 역시 집안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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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은 주말에 읽으면 안 됨.
아니 위험할 수 있다!!(남편이 요리를 전담한다면 문제 없음)
읽다보면 밥이 다 될 때까지 아니 다 되어서 불러도 빨리 안 나오는 남편이 미워질 수 있다.
작가님과 아주 비슷한 남편을 가지고 있어서 읽은 동안 오히려 남편 분에게 감정이입이 더 되었다.

손가락 몇 번으로 쉽게 배달 음식을 먹을 수 있고, 힘들게 집 밥을 만드는 게 비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는 요즘이지만 집밥의 힘은 분명하다. 아플 때 사다가 덥혀만 주는 죽과 정성을 다해 끓이는 죽이 영양학적으로는 같겠지만 이상하게 기력을 되찾게 해 주는 건 후자였다.

집안 일이나 집 밥이라는 것이 한 사람의 노동력 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 일인지 알기에 모든 끼니를 직접 만들어 먹이는 일이 당연하다거나 평범한 일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가족들이 하루 한 끼라도 같이 둘러 앉아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하고 소중해진 요즘이 아닐까.

모두가 자기만의 렌즈로 자기만의 영상을 보며 묵음으로 밥을 먹는 장면이 미래에 대한 괴기한 상상이길 바래본다.

먹는 즐거움에 대한 책이나 영상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가족의 이야기와 함께 쌓여가는< 남편의 레시피>책은 특별해 보인다

#남편의레시피 #배지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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