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위로 - 빛을 향한 건축 순례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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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를 마친 수도사들은 작은 아치 창문 아래에 머리를 두고 잠들었다. 숙소의 창문들은 침상 머리맡에 하나씩 위치했다. 하나의 생명에게 하나의 빛을. 그렇게 수도사들은 달빛과 볓빛을 받으며 잠들었고, 새벽빛을 받으며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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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회적 사건을 애써 잊으려 한다. 아픈 기억을 덮고 내일을 향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쁨의 기억과 슬픔의 기억이 공존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 다양하고 풍부한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결국 공동의 감각, 공동의 문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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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향한 건축 순례라는 부제대로 독일,미국,멕시코,스웨덴의 건축물을 둘러보는 여정의 기록이다. 빛을 공간에 두는 멋진 건축물을 보는 재미도 있고, 작가님이 느낀 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철학자 글 같다.
이제는 어느 멋진 건물에 간다면 빛이 들어오는 곳부터 찾아 볼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멕시코의 길라르디 주택과 9.11메모리얼파크에 <트리뷰트 인 라이트>다.
여든여덟개의 제논라이트로 밤하늘에 쏘아 올리는 빛의 헌사. 사진으로만 보는데도 마음이 형언할 수 없이 일렁였다. 사람이 만든 빛으로 만든 거꾸로 된 예배당이라는 작가의 해설이 진짜 너무나 공감되고 기회가 된다면 꼭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대형 참사들의 예와 비교하는 문구에서는 같이 부끄러워졌다. 다시는 그런 참사들이 없길 바라지만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빛을 향한 순례가 어떤 여정인지 지금처럼 떠나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는 우리들에게 이 책 어떤 빛을 비춰줄지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효형출판 #그림자단 #그림자의위로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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