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스토리보드북
박찬욱 지음, 이윤호 그림 / 을유문화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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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등 화려한 계보를 이어가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여태 챙겨보지 않은 작품이 없을 정도로 그의 영화를 미치도록 탐했고, 장면 하나 하나를 뜯어볼 정도로 해체하는 즐거움으로 그의 영화를 관람했다.

지난 작품 '헤어질 결심' 이후로 신작으로 돌아왔던 박찬욱 감독은 '어쩔 수가 없다'로 다시 한번 나를 놀래켰다.
작품에 대해 많은 걸 말씀드리기보다는 직접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어떨 때에는 구구절절 말하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관람했을 때 전해져 오는 감동이 가슴에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스토리보드북을 읽은 이후 이창동 감독의 '시', '버닝' 각본집을 들여다보고 이번에 '어쩔 수가 없다' 스토리보드북을 읽으며 느낀 건 영화라는 건 참 신기하다.

스토리보드북이란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 전체 제작 과정을 이끄는 영화의 설계도를 담당한다.
그렇기에 영화가 제작되고 촬영이 이뤄지면 스토리보드북이 영화를 이끄는 소통창구가 되거나 인물 위치, 동선, 촬영 구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래서 가끔 스토리보드북을 읽다보면 영화와 다른 점을 찾는 재미가 있어 웃음이 나오거나 이렇게 바뀌었구나 싶어 놀랍기도 했다.
예를 들면
극 중에서 염혜란 배우님이 맡은 아라 역이 스토리보드북에는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나와있는데 약간의 괴리감이 느껴져서 약간 당황했다.
이렇듯 처음 설계한 대로가 아닌 영화가 제작되고 촬영되는 내내 이야기는 다른 흐름을 탈 수도 있고, 인물도 성격도 달라질 수도 있다.

난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펼쳤다. 이번에는 넷플릭스에 들어가 '어쩔 수가 없다'를 틀어보았다.
역시 비교하면서 보는 맛에 읽는다.
방금까지 보던 만수와 미리가 이병헌과 손예진이 되어 연기를 하다니.
생생한 연기로 목소리를 부여받고 생동감 있는 몸짓으로 요리조리 춤을 추거나 도망도 친다.

더 중요한 건 영화에 등장하지 않은 장면이 있다는 것인데 이건 마치 미공개 컷을 보는 기분이라 나만 귀한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나 말고는 이 장면을 본 사람은 없겠지.
영화가 제작되면서 삭제된 장면이라 대부분은 모르지만 난 책을 읽어서 다 알고 있지.
이러한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등장하지 않은 장면은 없는지 계속 들여다보고 펼치는 재미를 느꼈다.
더군다나 '씬별 촬영 셋업 수'라는 것도 알려준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몇 번 새로 세팅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셋업 수가 많을 수록 이 장면에 심혈을 기울였구나. 고생을 하셨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영화 중반부에 범모와 그의 아내 아라, 만수가 서로 대치하는 장면 등 이러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섬뜩함을 주는 장면에서 공이 많이 들어갔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스토리보드북을 읽으며 영화를 다시 읽는 시간이 되었고 처음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면이나 의미를 탐색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다시 보는 날 스토리보드북을 펼쳐 다시 읽어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맛이지 않을까.
그래서 박찬욱 감독의 이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꼭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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