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섭리건강법
예산 이상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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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만으로 건강을 되찾는 방법에 대한 정리, 아프지 않은 사람도 도움이 되겠지만 병이 있거나 걱정되는 사람이 있다면 많이 지식과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



어떻게 이렇게 정말 정리를 잘 할 수 있는지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

책의 초반부에는 철학과 원리, 등 일반적인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후반부에는 각 질병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맞는 음식 이야기가 나온다.

병의 종류도 간, 폐, 심장, 소화기관, 어린이 질환, 여성, 남성 질환 등 대분류 후 소분류로 질환들이 개별적으로 명기되어 분류가 잘 되어 있어 찾기도 쉽고 어떤 음식이 나에게 맞는지 알아보기도 편하다.


저자 소개

이상철

자연섭리건강연구원 원장

자연섭리건강센터 회장

한국건강산업국제교류협회 회장

㈜프뉴마 회장

㈜기린라이프케어 회장

차병원 차움 음식테라피 자문

애경중앙연구소 고문

양우바이오 고문

새롬바이오 고문

에이투젠 기술고문


목차

[머리말]

『자연섭리건강법』과 이 책을 만든 이유

자연섭리건강법 철학(哲學)

『자연섭리건강법』 철학(哲學)

온고지신(溫故知新)

과유불급(過猶不及)

영육쌍전(靈肉雙全)

자연섭리건강법 원리(原理)

『자연섭리건강법』 구성 원리

수승화강(水昇火降) 두한족열(頭寒足熱)

혈액 오염·만성 염증·스트레스가 만성 질환·대사성 질환의 주범

혈액 오염 : 혈전(血栓)과 어혈(瘀血)이 만병(萬病)의 원인

만성 염증(炎症) : 질병의 80%가 염증

스트레스(stress)

자연섭리건강법 생활습관(生活習慣)

바른 생활습관

바른 음식(飮食)

바른 운동(運動)

바른 운동 : 햇볕 쬐며 산책하기

바른 명상(瞑想)

바른 수면

이상철 회장이 추천하는 『자연섭리건강법』

자연섭리건강법 식품(食品)

의식동원(醫食同源) 약식동원(藥食同源)

『자연섭리건강법』에서 바라본 식품의 부위별 작용

『자연섭리건강법』에서 사용하는 주요 식품

자연섭리건강법 건강 상식

현명한 의료기관 이용법

치료(治療)와 치유(治癒)

자연 치유력과 면역(免疫)

자연섭리건강법 증상별 대응

암(癌)

『자연섭리건강법』 암 치유 프로그램

생활습관병(生活習慣病)

고지혈(高脂血)

고혈압(高血壓)

뇌졸중(腦卒中), 중풍(中風)

당뇨(糖尿)

변비

치질(痔疾), 치핵(痔核)

비만(肥滿)과 다이어트

불면증(不眠症)

간(脂)

지방간(脂肪肝r)

간염(肝炎)

간경변증(肝硬變症)

간암(肝癌)

폐(肺)

미세먼지

폐렴(肺炎)

폐렴(肺炎) → 결핵(結核) → 폐농양(肺膿瘍)

폐암(肺癌)

심장(心臟)

협심증(狹心症)

화병

허로증(심장이 늦게 뜀)

소화 기관 : 위, 대장, 췌장

위궤양(胃潰瘍), 위암(胃癌)

크론병, 대장암(大腸癌)

췌장암(膵臟癌)

여성 질환

생리통(生理痛)

자궁근종

자궁암(子宮癌)

난소암(卵巢癌)

유방암(乳房癌)

임파선암

갑상선암(甲狀腺癌)

임신(妊娠)과 산후풍

갱년기(更年期)

어린이 청소년 질환

아토피 피부염

여드름(acne)

남성 질환

탈모(脫毛)

전립선 비대증

고령화(高齡化)와 노인 질환

노인 질환

치매 예방

파킨슨병

골다공증

퇴행성 관절염

류머티즘 관절염

통풍(痛風)

백내장(白內障)

녹내장(綠內障)

황반변성(黃斑變性)

풍치(風齒) : 치은염, 치주염

공통 질환

감기(感氣) : 상한(傷寒)

대상 포진 : 섬유 근육통

디스크 : 추간판 탈출증

만성 염증(慢性炎症)

만성 통증(慢性痛症)

글을 마무리하면서

이상철 회장의 치유·경영 철학


의료의 진정한 목적은 환자의 증상 뒤에 숨어 있는 한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 버나드 라문 -

책의 처음에 있는 말이다. 이 말 정말 맘에 든다.

그리고 자연섭리 건강법철학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자연섭리건강법'은 건강을 포함한 모든 궁극의 길이 자연에 있다는 선현의 말씀에 따라 "자연의 섭리에 따른 건강법이 최선의 건강법"이라는 기치 아래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몸·마음·건강을 연구하고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한국의 의학은 이런 바탕을 가지고 병보다는 그 사람 자체의 에너지를 찾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만들어진 책이라니 처음부터 기대를 하게 된다.

구성원리에

수승화강, 두한족열이라고 나온다.

수승화강은 차가운 기운은 위로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불의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게 해야 한다는 말이란다.

두한족열도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래서 머리가 시원해지면 집중력과 창의력, 기억력이 좋아지고, 아랫배가 따뜻해지면 복부 장기들의 기능과 활동력이 향상되어 소화 작용이 좋아지고 장이 튼튼해진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

첫째, 생강 계피 등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과 제철 과일 채소 등 바른 음식 섭취를 할 것

둘째,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 등을 규칙적으로 할 것

셋째, 충분한 잠과 휴식을 취할 것

을 말하고 있다.

역시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잘 먹고, 잘 자고,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근데 그게 제일 힘들다. 우선 생강차 먹는 습관을 들여볼까나?

바른 음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조금 부족한 듯 먹는 소식이다. 73p

근데 이게 사실 가장 어렵다. 밥을 먹을 때면 항상 배가 부르도록 먹어야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소식'은 참... 알면서도 안된다.

수면

자연섭리건강법에서 중요하게 얘기하는 것 중 하나는 수면이다.

7시간 이상 자라고 나와 있는데 가장 바람직한 수면은 자연의 리듬에 따라 해가 지면 2시간 이내에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82p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것은 참 많다. 나도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와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잠에 드는 시간 또한 12시가 넘어갈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어날 때 항상 피곤하고 오전 시간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 점심시간만 되면 잠이 오고 저녁이 되면 다시 할 일이 밀려 잠에 들지 못하는 날들이 많다.

요즘 자기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녁 10시 이전에 자서 새벽 일직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밤이 되면 잠에 들지 못하고 별로 중요하지 못한 일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가 일쑤다. 정말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관건이기에 지금부터라도 우선 일직 잠에 드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생활 속 명상

이 책에서는 명상을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힘들게 하는 어려운 명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를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잘 즐기는 것 또한 명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전에 한참 명상에 빠져 있을 때도 이런 얘기를 자주 듣곤 했다. 명상이라는 것은 삶에 모든 부분에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도, 걸어 다닐 때도, 심지어 잠을 자면서도 명상이 될 수 있다. 명상이란 마음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가? 그 마음의 흐름을 얼마나 잘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감사하고 밝은 마음, 긍정적인 마음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 그것이 바로 명상이고 생활화된 명상일 것이다.

새싹

책에서는 새싹이 좋은 음식이라고 별도로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새싹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바이오 플라보노이드, DNA, RNA, 각종 효소(enzymes)등이 농축되어 있다. 새싹은 어린 식물이기 때문에 얇은 세포막이 영양소를 보다 쉽게 배출하며 우리 몸에 흡수가 잘 된다. 132p

새싹은 농약이나 해로운 첨가물이 없는 100% 자연식품이다.

다양한 채소들을 이용해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특히 개인의 증상에 따라 맞춤형 섭취가 가능하다. 133p

미세먼지

미세먼지로 인한 기관지 및 폐의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관지 점막 및 폐포에 수분과 점액질을 적절하게 공급하여 점성을 유지해야 한다. 188p

좋은 음식으로는 오미자, 알로에, 돌나물, 오이, 알로에 속, 박하, 대나무 잎 등이 있다 1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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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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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항상 멀리하고 싶었던 죽음을 곁에다 두고 내 관을 내가 짜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책



요즘 '레트로'라는 단어에 한참 빠져 생각하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이 책 표지가 너무 멋지다. 나는 사실 레트로보다는 항상 새롭고 신선한 것, 새것이 멋져 보였지만 익숙한 것 손 때가 묻은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표지 소개

책의 내용은 토목기사 아버지와 아들이 아들의 관을 직접 만드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된 공구와 꽃을 표지로 장식한 듯하다. 그리고 밑부분의 띠지는 관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 오래된 나무의 모양을 넣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첫 표지에 있는 글귀들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삶뿐 아니라 죽음도 함께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역설하는 책'

이런 글들이 들어 있다.

뒤표지에는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이자 죽음과 화해하는 법을 찾아가는 이야기'

라는 글귀도 들어 있다.


작가 소개

데이비드 기펄스

기자, 작가, 교수. 미국 오하이오의 애크런 대학에서 영문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애크런 비컨 저널Akron Beacon Journal〉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였으며 MTV 만화시리즈 〈비비스 앤 버트헤드Beavis and Butt-Head〉의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의 글은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에스콰이어〉 등 다양한 매체에 실렸다. 현재 애크런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글을 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애크런을 떠나 대도시로 향했지만 그는 태어나서 줄곧 고향을 떠나지 않았다. 이곳에 남아 집을 고치고 일하고 가정을 꾸리며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더 많이 머물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에 진정한 가치를 느꼈다. 그는 애크런의 독특하고 따뜻한 정서를 배경으로 한 회고록을 다수 펴냈다. 저서로 오하이오 북 어워드 수상작 『집으로 가는 길All the Way Home』, 『어려운 길을 가다The Hard Way on Purpose』, 『영혼의 집 짓기Furnishing Eternity』가 있다.

역자 : 서창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면』, 『아메리칸 급행열차』, 『보르헤스의 말』, 『축복받은 집』, 『저지대』, 『모스크바의 신사』, 『밤에 들린 목소리들』, 『그레이엄 그린』, 『에브리데이』,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 『토미노커』,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제3의 바이러스』, 『암스테르담』, 『촘스키』, 『벡터』, 『쇼잉 오프』, 『마틴과 존』, 『구원』 등이 있다.


이 책은 이런 책이다?

죽음을 이해하는 에세이 정도면 소개가 될까?

그냥 하루하루의 삶을 잔잔히 써 내려간 글이다. 그 얘기가 가장 적당할 것 같다. 근데 그 소재가 '관'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일반의 잔잔한 에세이 글들과는 차별화가 시작된다.

이 책을 보면서 계속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바로 '빅피쉬'였다. 물론 책에서는 판타지적인 요소도 없고 여행이라든지 갈등이라는 그런 내용은 없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들과 서로 이해해가는 모습들, 그리고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가 '빅피쉬'와 상당한 유사성을 보여준다. 뭐라고 딱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책을 읽고 있으면 '빅피쉬'의 잔잔하면서도 따뜻했던 감성이 느껴진다.

잔잔한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도 맘에 들 것이다.

물론 소재는 '관'그리고 부자의 관계이지만 죽음을 중점을 두고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그저 아버지와 함께 나무를 가지고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이다. 그 나무로 만드는 것은 '관'이었을 뿐이다. 이 책은 그렇게 죽음의 얘기가 아닌 가족의 이야기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이야기고,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이해에 대한 이야기이다.


삶과 죽음, 가족과 친구

이 책은 이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아버지는 토목 기사로 평생을 나무로 무언가를 해 온 사람이다. 주인공이 중년이 되고 아버지는 노년이 되었지만 아버지의 이런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항상 나무를 이용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고 그때도 여전히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 집에 들러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다음 프로젝트로는 관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얘기하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아버지와 아들은 아들의 관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관을 만드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야 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그냥 관이 만들고 싶어졌을 뿐이고 조금씩 관에 대해 배워나가고 조금씩 서로에 대해 배워 나가고 삶에 대해 배워 나가게 있었다.

주인공과 그의 아버지는 관을 만들기로는 했지만 관을 어떻게 제작해야 되는지 어떤 관이 좋을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시작을 했다. 죽음도 그러하리라.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죽음이 어떤 것인지, 어떤 죽음이 나에게 맞는 죽음인지에 대해서 바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듯이 하기로 마음먹었어도 바로 명확해질 수는 없는 것들이 있다. 너무나 사전 지식이 없고 어쩌면 관심을 일부러 두고 싶지 않았던 것들은 처음부터 하나씩 알아나가는 것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을 만들기로 했지만 그 관이 완성되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이 책은 관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3년의 시간 동안 주인공에게 일어난 일들을 있는 그대로 잔잔히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국 죽음의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삶이라는 것 속에서 그의 어머니가 죽음을 맞이했고, 그의 친한 친구가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암에 2번이나 걸리기도 했다. 다시 삶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죽음이라는 것은 이렇게 우리의 삶 근처에 있는 것이었다.

나도 어린 시절에는 죽음이라는 것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인지 몰랐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외에는 죽음은 다시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어렸기 때문에 내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어렸기 때문이다. 사고를 당하지 않는 이상 내 주위의 사람들이 병으로 죽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가장 가까운 죽음이라는 것이 아는 사람의 부모 정도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죽음이 나의 근처에 와있는 나이가 되었다. 나도 작가와 같이 중년이 되었고, 이제는 내가 직접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꽤나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되었다. 지금부터 나도 죽음을 가까이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영혼의 집 짓기'를 통해 가까지 있어도 외면하고 싶었던 죽음을 바로 앞에 두고 그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언젠가부터 '우리의 삶은 매일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 얘기를 들어도 그때뿐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안 해본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그렇지만 그래도 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에 집중하며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나는 죽음보다는 삶이라는 것이 더 간절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집중을 하고 있다. 이 순간뿐만이 아니라 나는 항상 삶에 집중을 하고 있다.

그래서 가끔 이런 책들을 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분명 죽음을 가까이한다면 살아가는 방식이 조금은 바뀔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조금은 화를 덜 내고, 조금은 너그러워질 것이고, 조금은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나는 다시 삶에 집중할 테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죽음을 선택할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나도 관에 들어가 땅에 묻히는 것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화장? 결론을 내리고 싶은 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잠시나마 생각하지 않은 생각을 해봤다는 것, 나는 그것만으로도 이 책이 나에게는 의미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나는 다시 나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책 속에서

내가 아는 한 어머니가 옆에 두고 싶어 했을 사람들이 다 모인 것이다. 어쩌면 어머니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정말 잘 준비되었는지도 모른다. 전날 밤엔 묵주 기도를 했고 어머니의 사람들을 다 불러 모았다.

다음은 탁 트인 바깥 공간. 그리고 또 한 번의 애절한 슬픔의 기도, 그런 다음....

그게 우리들 사이에 걸려 있었다.

놀라운 것이 하나 있다면, 우리 한가운데에 있는 죽음을 함께 나누는 것의 묘한 아름다움이었다.

조용히 집중하고 있던 우리는 각자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어깨를 늘어뜨리거나 고개를 떨구거나 괜히 손을 움직였다. 어머니 옆에서 약간 물러나기도 했다. 109p

아버지는 보통 다른 사람이 없는 데서 슬퍼했다. 아버지의 마음속에 휑뎅그렁한 허전함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아버지의 허전함은 이제는 더 이상 이곳에 없는 어머니에게 종종 말을 건다는 것을 우리에게 얘기할 정도로 컸다. 114p

아버지의 집 테라스 바닥에 죽은 시신의 자세로 누운 나는 난도 모르게 오싹함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나 자신의 관을 만들고 있다고 말할 때마다 사람들이 언급하곤 했던 그 오싹함을 나도 접하게 된 것이다. 이제 그 사람들을 비난할 수 없게 되었다. 나도 오싹한 기분을 느끼게 되었으니 123p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커져서 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욱 절박하고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관 프로젝트의 진행을 채찍질하기 시작했다. 125p

처음으로 내 관 속에 들어가 본 경험은 상사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나는 작업장의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쪼그려 앉아 톱질 모탕 위에 거꾸로 놓인 미완성 목ㄷ재 관 속으로 목을 길게 빼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못 박는 기계의 방아쇠를 위에서 아래로 당겨 합판으로 된 관의 바닥면을 틀에 고정시키는 일을 하다가 못 몇 개를 잘못 조준하는 바람에 그것들이 합판을 뚫고 관 바닥으로 돌출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못뽑이를 들고 밑으로 기어들어가 잘못 박힌 못 들을 뽑아냈다. 자기 자신의 관을 짠다는 것도 섬뜩한 일이겠지만, 미래의 어느 날 자신이 엉성하게 박은 못들이 튀어나와 있는 침대로 들어가 눕는 것은 훨씬 더 섬뜩한 일일 테니까. 286p

"그래? 그 안은 어떻든."

"요란했어요" 내가 말했다.

"죽은 사람도 깨울 만큼?"

"거의 그 정도로요." 287p


아이들이 병원놀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병원이 무서운 곳이라 놀이를 통해서 두려움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죽음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의 근처에 두고 있으면 아이들이 병원에 대한 두려움을 놀이를 통해 해소하듯 우리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익숙함으로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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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일 MAYBE - 너와 나의 암호말
양준일.아이스크림 지음 / 모비딕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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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기대 이상이다. 그의 인생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찬 진솔한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재미있다.

아주 작은 책이다. 책의 반은 사진으로 가득 차있고, 글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다. 1~2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근데 그 이야기 하나하나들이 양준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세상을 대한 자신의 철학들이 깊이 있는 말들로 가득 차있다.

오랜만에 그의 노래를 다시 들어봤다.

사실 지금 들어봐도 내게는 노래가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 당시에도 이런 노래도 있구나 하는 수준이었지 그리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의 책을 다시 읽어보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양준일이 보는 세상은 내가 보는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관점과는 너무도 다른 자신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대하다 보니 그의 노래는 그런 관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었지만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세상의 질타를 받았던 양준일은 그렇게 한동안 우리의 기억에서 잊혀졌지만 자신의 삶에서도 잊혀진 것은 아니었다.

책 속에 나온 그의 수많은 생각은 그가 그만의 세상에서 너무도 멋진 삶을 살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힘들었었고 세상으로부터 상처도 받았겠지만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는 그 질타에 대한 분노는 찾아볼 수 없다.

오직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세상에서도 꿋꿋이 자신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다른 세상에서 온 양준일이 있을 뿐이었다.

양준일은 가사를 직접 썼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양준일이 가사를 직접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시 음반 제작사들이 양준일을 싫어해서 가사를 써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Love is like a fire

Love is like a fire. If you stand close to it, you'll burn. If you stand close enough to it, it's nice and warm. So learn to stand close to it and you can enjoy most of it. You have to know that when it starts to hur. Just think to yourself, the time has come.

사랑은 불과 같다. 너무 가까이 가면 타 버리고, 적당히 거리를 두면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사랑하기 위해선 적당한 거리를 익혀야 한다. 상처를 입는 순간도 알아야 한다. 상처를 입어도 그저 올 게 왔다고 생각하자. 34p

나는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하는 문구다. 특히 '상처를 입어도 그저 올 게 왔다고 생각하자'라는 말에 자꾸만 눈이 간다. 나는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겸손

겸손은 나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상대방을 더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50p

현재

우리는 자꾸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한다.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만일 우리가 지쳐 있다면, 자꾸만 미래를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을 보지 않고 미래만 바라본다면, 어떻게 현실에 충실할 수 있을까?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것은 이 순간뿐이다. 66p

나는 또다시 그렇게 살고 있다. 현재에 충실하려고 하지만 그 이유가 미래를 잡기 위해서이다. 그것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단지 현재를 놓치지는 말자.

암호5

가장 가까운 사람의 암호가 때론 가장 해독하기 어렵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그걸 매일 내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86p

어렵다.

관계

성공은 소유가 아니라 관계에 달렸다.

스스로 잘하는 일을 찾는 게 살면서 가장 힘든 것 같다. 그 일을 찾고 이뤘을 때 우린 성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관계다.

스티브 잡스가 죽음을 앞두고 후회한 것은 더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가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것이었다. 100p

나는 아직도 성공에 목마르다. 하지만 아직 관계에 목마르지는 않았다. 나는 아직 성공이 무엇인지 잘 모르나 보다.

Right

If you say it to prove I'm better than you, then even when you are right, you will always be wrong.

만약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는 걸 증명하고자 한다면, 당신이 옳을 때도 당신은 언제나 틀리다. 118p


1969년생 양준일

사랑, 진실, 판타지 책 속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이다.

아직도 세상을 모르는 10대 철부지 같은 그...

사랑, 진실, 판타지- 나도 그 나이에 그와 같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Ma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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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드립니다 - 사람 보는 눈을 키워주는 50가지 심리 실험
기요타 요키 지음, 조해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한 줄 평 : 나도 모르게 항상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진짜 이유를 가르쳐주는 책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드립니다』

심리학은 마음의 과학이다. 우리는 하루에 수백 가지 선택을 한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나는 항상 이유 있는 선택을 하고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는 심리학이라고 불리는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일정한 상황이 되면 그 패턴 안에서 이전에 했던 것과 같은 선택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하게 되어있다.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이라는 것은 이런 패턴을 알려주는 것이다.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어드립니다』는 이런 선택의 패턴에 대한 50가지 심리 실험이 나온다. 이 책을 다 읽어본다면 내가 모든 상황을 검토하고 바른 결정을 했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온전히 나에 의한 선택이 아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중 대부분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있어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선택의 이유에 대해 어느 정도는 접근할 수 있을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자 : 기요타 요키

심리 카운슬러. 와세다대학을 졸업하였으며, 재학 중 각본가·방송작가로도 활약하였다. 저자는 자신에 대한 표현을 자연스럽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학 강좌를 개설하여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등 일본 심리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심리 상담가 중 한 명이다. 또한, 주로 젊은이들의 심리를 살피고 연구하며 그 성과를 꾸준히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그의 저서 중 《3분, 심층 심리테스트》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며, 그 후로도 《그건 심리학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인간 심리의 신비로움이 보이는 책》, 《착각의 심리》 등 많은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역자 : 조해선

경희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및 언론정보학을 전공했다. 금융회사 CS분야에서 일했으며 바른번역 아카데미에서 일본어 출판번역 과정 수료 후 현재는 일본도서 기획과 번역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스탠퍼드식 최고의 피로회복법》, 《혼자서 공부해봤니?》, 《쓸데없는 말 한마디 안 했을 뿐인데》, 《숨 하나 잘 쉬었을 분인데》, 《백년 두뇌》,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 《아침의 재발견》 등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심리학 책도 너무 분야가 다양하고 풀어가는 방식도 다양하다. 이 책의 특징은 심리 실험에 대한 결과와 적용점을 핵심만 요약해서 짧게 적었다는 점이다. 책 속에서는 총 50가지의 심리 실험 이야기가 나온다. 각 꼭지들은 하나의 심리 실험만을 얘기하고 끝나기 때문에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한 꼭지만 읽고 덮어도 된다. 그래서 머리맡에 두거나 화장실 등 잠깐잠깐 보기에 좋은 책이다. 단 5분의 시간만 있어도 하나의 꼭지를 읽을 수 있기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에는 관심이 많지만 심리학이 너무 어려워 보인다거나, 긴 글을 읽는데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딱 맞는 책이다.

책 속에서

후광 효과

폴란드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약한 심리학자 솔로몬 애쉬Solomon Asch가 후광 효과에 관한 실험을 하나 진행했다. 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①과 ②의 성격에 대한 정보를 나누어 주었다.

① 지적이다. 부지런하다. 강력하다. 비판적이다. 고집스럽다. 질투심이 많다

② 질투심이 많다. 고집스럽니다. 비판적이다. 강력하다. 부지런하다. 지적이다.

①과 ②의 성격을 나타낸 목록은 보다시피 단어의 '순서'만 달랐다. 그런데 참가자들은 ①과 ②에게 전혀 다른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은 ①을 '결점은 있지만 능력 있는 사람'으로 파악한 반면, ②는 '결점 때문에 능력이 있어도 별로인 사람'으로 파악했다.

이는 '지적이다'로 시작하는 ①의 성격을 읽은 사람에게는 긍정적 후광 효과가, '질투심이 많다'로 시작하는 ②의 성격을 읽은 사람에게는 부정적 후광 효과가 적용했기 때문이다. 31p

우리는 사람들을 판단할 때 얼마나 객관적일까? 책 속에 있는 후광 효과는 우리가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선입견에 대해서 이야기해 준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어도 그것은 그 사람 본연의 모습이 아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이야기를 들은 것, 혹은 그 사람에 대해 사전에 들었던 지식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후광효과처럼 한 번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자리 잡으면 그다음 그 사람이 처음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내가 상대방에게 비쳐지는 모습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후광효과를 이용해야겠지만 반대로 어떤 사람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후광효과에 속지 않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그 사건 자체만으로 사람을 바라보려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방관자 효과

방관자 효과의 대표적 사례가 1964년 미국 뉴욕주 퀸스 지역에서 일어난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 살인 사건이다. 늦은 밤 주택가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강도의 습격을 받았다. 칼에 찔린 그녀는 살해당하기 전까지 30분 이상 필사적으로 몇 번이고 도움을 요청하며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 그곳은 조용한 주택가였으나 그녀를 도우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그녀는 계속된 강도의 공격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사건 후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sms '38명이나 되는 인근 주민들이 이 사건을 목격했거나 피해자의 비명을 들었지만 경찰에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대학의 존 달리John Darley와 콜롬비아대학의 빕 라테인Bibb Latane은 당시 모든 사람이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두 심리학자는 '비명을 들은 사람이 많았다는 점이 오히려 아무도 움직이지 않게 만들었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를 모아 세 그룹으로 나눴는데 첫 번째 그룹은 2명, 두 번째 그룹은 4명, 세 번째 그룹은 7명으로 구성했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없었으며 마이크와 스피커로만 대화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각 그룹에 속한 학생 중 한 명에게 대화 도중 갑자기 괴로워하는 연기를 하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그 학생이 괴로워하면서 도움을 청하면 다른 참가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별실에서 관찰했다.

실험 결과는 달리와 라테인의 가설을 뒷받침할 만했다. 2명으로 구성된 첫 번째 그룹은 참가자의 85%가 바로 도움을 청했지만, 4명으로 구성된 두 번째 그룹에서는 참가자의 62%만이 도움을 줬다. 실험 참가자가 7명으로 가장 많았던 세 번째 그룹에서는 고장 참가자의 31%만이 사건에 대응하였다. 연구진이 보고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나 대신 누군가가 할 것이라 생각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마 참가자 인원이 더 많았다면 이 비율은 더 늘어났을 것이다. 36p

EBS에서도 동일한 실험을 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송한 적이 있다. 결론은 동일하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건에 반응하는 정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즉 군중 속에서 다른 이들의 행동이 나를 방관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사회 속에 속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 사회 속에서 자신만이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사회로부터 배척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사회 밖에서는 나만의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어떤 사회에 속하고 동화가 되어가면 나만의 생각과 행동이 점점 더 희미해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 이런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해봐도 소용이 없다', '다들 안 하는데 굳이 내가?'라는 생각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모습은 짙은 사회일수록 정체되어 움직임의 동력을 잃어버리기 쉽니다. 지속해서 변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는 조직, 그 자리에 머물러 있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조직은 특출난 어떤 사람이 와도 그 사람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없이 다른 사람에 동화되어 버리게 한다. 비록 지금 있는 조직이 그런 모습이라고 할지라고 나는 그렇게 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을 하나 둘 만들어 방관자 효과를 역이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실의 5단계Five stages of grief

슬픔의 밑바닥에서 마음이 어떻게 회복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이 있다. 스위스 출신의 미국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ubler-Ross가 발표한 '상실의 5단계Five stages of grief'가 바로 그것이다. 퀴블러 로스는 1960년대에 죽음을 선고받은 200명의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죽음을 마주했을 때 어떤 심리 상태를 거치는지 밝혔다.

상실에 맞닥뜨린 사람들은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이라는 다섯 단계를 거치고 나서야 간신히 자기 운명을 받아들인다.

1단계 부정 Denial

죽음을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한다. 신변 정리를 하지 못하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상태다.

2단계 분노 Anger

"조금 더 제대로 치료했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라며 의사에게 화를 낸다. '왜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내가 조금 더 신경 썼더라면'이라며 자기 자신에게도 분노를 느낀다. 죽음을 타인이나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상태다.

3단계 타협 Bargaining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신에게 의지한다. '그 사람을 한 번 더 만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라고 신에게 빌거나 영적인 체험에 몰두하는 시기다.

4간계 우울Depression

무엇을 해도즐겁지 않고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깊은 슬픔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5단계 수용Acceptance

서서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시기다. 슬픔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절망감은 희미해져 어떻게든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 좋은 기분은 아니지만 차분하게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게 된다. 147p

죽음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견디기 힘든 일을 겪고서도 이런 과정을 반복하고는 한다. 다음번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막상 다시 힘든 일이 생기면 이 과정이 어김없이 되풀이된다. 만약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5단계에 접어들어 차분히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리고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방법은 1단계에서 4단계까지의 과정을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다. 부정하려 하는 마음, 분노와 우울을 느끼는 과정을 빠르게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힘들어할 때 담담히 말하는 것처럼 내가 힘든 상황에서 나를 담담히 바라보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잘 알고 있고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너무 하나에 메어있지 말자. 사건은 사건으로만 바라보자.


책의 프롤로그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비이성적인 인간의 행동을 점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인간 마음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얻게 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비이성적이다. 결코 객관적일 수 없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 사실만은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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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윤선영 편역 / 홍익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한 줄 평 : 천자문 어디까지 아시나요? 한문 공부, 인문 공부에 있어 천자문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요? 천자문의 독해를 통해 인문학을 배우다


언젠가부터 한문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유는 아니고 동양 고전 인문서를 원문으로 읽어보고 그 깊은 뜻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문은 단 한 번도 쉬운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하다 만난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이 책은 내가 찾던 바로 그 책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천자문'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선조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천자문을 봤고, 서당에 가서 제일 먼저 읽게 되는 책 '하늘 천 따지 가마 속에 누룽지'그렇게 노래처럼 전 국민 알고 있는 책, 하지만 그 내용을 다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는 책, 이 책이야말로 지금 내게 딱 필요한 책이다.

책은 천자문에 대한 한자가 먼저 나오고

뜻, 음 풀이가 나온다.

다음은 그 안에 있는 내용에 대한 설명들이 나온다.

그리고 총체적으로 몇 구절씩 모아서 전체적인 내용과 글의 유래 등 그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딱 맘에 드는 구성이다.

나는 이 책을 이렇게 읽어보려고 한다.

우선은 한자를 쓰면서 외운다. 총 1천 자이니, 하루에 8~10자 (1문장) 씩 읽어서 3개월 안에 다 읽는다. 그리고 다시 16~20자 (2문장) 씩 읽어서 2달 안에 끝낸다. 그리고 다시 배로 올려 읽어 1달 안에 끝낸다. 그렇게 6개월간 3번을 읽어보려고 한다. 그러면 어느 정도는 한자를 알게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부터 시작하면 여름이 지날 때쯤이면 어느 정도 한자에 익숙해지기 바라본다.


동양 인문학이라는 것을 전부터 공부해 보려고는 했었다. 그러나 도저히 어떤 방법이 좋을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물론 논어, 도덕경, 명심보감 등 몇 권의 동양 고전 인문학 책을 읽기는 했지만 결코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자를 잘 모르다 보니 그냥 있는 그대로의 해설만 보고 넘어갔고 어떤 내용인지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한자는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수십 년 동안 한자를 모르고 살아온 내가 지금 다시 한자를 공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도대체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가능할 것 같다.

음과 뜻이 달려 있다는 점이 우선 제일 맘에 든다. 다른 고전들은 대부분 뜻없이 음만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음마져도 달려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한자로 쓰여진 부분은 그냥 글자이구나 하고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이해의 깊이도 얕아질 수밖에 없다.

동양고전을 읽으라는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이런 이유로 동양고전을 접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뜻 풀이만 보고 책을 읽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렇게 읽어서는 결코 그 의미들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글자라는 것이 표의문자이기에 글자 자체만으로도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 의미를 어떻게 풀이하느냐 하는 것은 해설을 쓴 사람들마다의 생각에 따라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지게 된다. 그리고 아무리 뜻 풀이를 잘해놨다고 하더라도 그 본연의 내용을 모두 풀어 쓸수도 없으며, 풀이를 쓰는 문체와 형태에 따라 의미의 전달량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전에 '간호윤' 선생님께 이런 고민을 얘기드렸더니 한자는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라고 얘기하시기도 했다. 한자를 지금 익힌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좋은 해설서를 읽으라고 하셔서 몇 권의 책을 읽었지만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거의 없었다. 결국에는 한자를 공부해서 해설서를 보며 해설을 이해하고 나의 해설을 덧붙이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 생각만 커져갔다.

아무리 늦었을지라도 이제는 시작해보려고 한다. 아직 시간은 많이 있으니까 나중에 다시 10년이 지나서 후회할 것 같고, 그렇게 다시 후회할 거라면 그냥 지금부터 해봐야 겠다. 책 제목도 딱이다.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다시 한 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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