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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원으로 밥상차리기 원조 '원' 요리 시리즈 2
김용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은 상당히 희한하게 생겼습니다. 보통 책보다 가로본능이 강한 놈 같습니다. 두께는 적당해서 들고 보기가 편하고 커버가 별달리 없기 때문에 그냥 수시로 집을 수 있습니다.
가로본능이 강한 놈이라 요리 사진과 순서가 시원시원하게 한눈에 확 들어 온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다른 요리책은 그야말로 깨알같아 보기 힘든것들이 많습니다)



이 책을 신청했을 때가 여름방학이었는데 당시 저는 요리의 요자도 몰랐습니다. 집에서 도와달라면 설거지나 했을 정도지요. 그러나 이 책을 구입하게 난뒤로부터 어머니의 도움을 얻어서 요리를 조금씩 하게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더군요.(과장입니다만 기뻐하신건 사실입니다) 그 뒤로 몇번씩 요리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식구들의 반응이 괜찮아서 꽤 자주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이번 겨울방학에는 왜 요리 안하냐고 엄마가 닦달하십니다.(사실 제가 아예 맡게될까 두려워서 농성 중 입니다 ㅋㅋ) 따라서 저는 이 책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요리실력이 부쩍 향상 되었느냐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전혀 초짜가 이정도 수준의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본인이나 먹는 사람이나 즐거운 일일 것입니다.


책에는 몇가지 혁신적인 방법이 적용되었는데 하나는 위에서 말씀드린 요리 순서가 한눈에 파악이 되게 구성을 하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역시 계량에 있을 것입니다. 쇠고기 300g, 간장 두 큰술, 물 1c... 이런 식으로 적어놓으면 요리사야 금방 알 수 있다해도 저같은 초짜는 도무지 알쏭달쏭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기어코 일을 내고야 말지요 ^^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수저 하나로 통일시켜 버렸습니다. 일반 가정용 숟가락으로 말이죠. 때문에 정말 계량하기가 편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같은 경우에는(나중에 한소리 들을지 모르지만) 계량에 대해 신경을 잘 안쓰시는 타입이기 때문에 똑같은 요리를 해도 매번 차이가 납니다. (그저 먹기만하는 저로써는 잘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계량을 간편하고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요리책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빠지고 줄거리만 소개된 점도 마찬가지 이겠지요. 전문 요리사나 좀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물론 그런 사람들은 좀더 전문적인 책을 보겠지만 이 책하나로 좀더 깊이 있게 요리를 할 수 있지 못한다는게 좀 아쉽군요.(너무 욕심부렸나요 ^^)
옆에 주석을 달듯 추가시켜 놓았으면 좋았을껄하고 생각해 봅니다.

또 하나 불만족스러웠던 것은 책의 색인 부분인데(제가 본 요리책들은 하나같이 그렇습니다만) 요리 종류별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아니면 중심 재료별로 되어 있거나) 가격별로 나누고 밑반찬으로 나누어서 내가 원하는 요리를 집는데에 상당히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다행히 책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고 전체사진이 잘 붙어 있어 몇번보면 대충 어디에 무엇이 있는 줄 알수 있으니 크게 걱정까진 않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요리의 즐거움을 생생히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다른 어려운 요리책에 비해 백배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책장에 진열해놓고 심심할 때마다 들여다 볼만한 책이 아닙니다. 책을 사들자 마자 일단 칼을 들고 야채를 다듬으세요. 그 뒤 뭐 하나라도 만들어 보는 겁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잘 할수 있다는 것을 알면 정말 즐거운 요리시간이 될 것입니다 ^^



그럼 이제 실제적으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처음에 이책을 들고 어려웠던 점은 기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이 야채는 어떻게 미리 손질해 놓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썰어야 요리에 적당한지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불친절 합니다.
물론 그랬다면 책의 두께가 늘어 낫겠지만 정말 왕초짜가 혼자 이 책을 보면서 요리를 익히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은이의 홈피에 가보니 잘 정리된 팁들이 많더군요. 꼭 가보세요 ^^) 때문에 반드시 어머님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집에서 어머니를 귀찮게 해드리세요. 오히려 좋아하실 겁니다 ㅋ


두번째로 느낀점은 꼭 요리를 하면서 수첩을 만들어 놓으라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간략한 줄거리를 위주로 써놓았기 때문에 양은 얼마나 하고 얼마나 익히고 불조절은 어떻게 하며 어떤 현상이 있을 때는 무슨 신호다라는 등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리를 이왕하는거 좀더 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닭갈비를 5번정도 했는데 처음 먹을때는 좋았지만 아쉬웠고 두번째는 그저그랬고 세번째에는 완벽하다 생각했지만 양을 잘못 조절하였죠. 다섯번째 정도 되니 식구들은 괜찮다하고 저만 불만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리를 하다보면 그러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항상 검토하는 자세를 가질 때 말이지요)담번엔 이걸 좀더 많이 넣어야겠군. 담번엔 약간 더 빨리 꺼내야겠어...와 같은 것들을 알게 되죠.
따라서 이런것들을 수첩에 적어놓으면 다음번에는 더 잘할 수 있게됩니다.
(처음엔 새 요리를 할 때마다 순서대로 한장씩 할애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색인을 만들고 난 뒤 같은 요리를 할 때마다 추가로 적는 것이 좋은 방법같습니다) 자신이 이 책에 주석을 단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 두가지만 지켜진다면 (1.어머니와 함께, 2.수첩에 적기) 이 책의 효용을 더욱더 끌어 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 참!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2000원에 못만들었다고 울지 마세요(저는 대부분 초과했습니다 ^^;;) 가족들과 즐거운 요리만들기에 빠져보면 그것에 들인 돈과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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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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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책은 무슨 성경책처럼 생겼습니다. 저는 책 커버를 벗겨놓고 보는 편인데(걸리적 거려요~) 그렇게 해놓으면 그저 '검은책'으로 무슨 책인지 알아보기가 쉽지않아 손에 달고 다닐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
책의 넓이는 약간 넓은 편인데 두께가 손에 딱 맞고 활자도 안정감이 있어서 책 자체를 잡고 보시기에는 불편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림들을 삽입하는데 신경 쓴 꽤 많은 흔적이 보입니다만 나중에 고차원 이야기가 나올 때는 사실상 지면에 표시하기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종이는 2차원에 가까워요~;;) 도식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하지만 작가가 물리학자인지 전문 집필가인지 헷갈릴만큼 유창한 글솜씨로 설명을 잘 해놓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읽는다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내용이 내용이니 만큼 머리가 아프긴 합니다만 이런 식으로 풀어쓸 수 있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1장에 들어가기 전 1장제목 옆에 작은 인용문이 보이는데 러더포드 아저씨의 글입니다.
대략 "전문용어를 배제하고 그 문제를 설명할 수 없다면 그건 그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과 같다"
라는 내용의 글인데 이와 같은 생각은 이 책의 전반에 녹아있습니다.
그만큼 작가는 되도록이면 전문용어를 자제하려 노력하였으며 전문용어가 등장할 때는 꼭 설명을 붙여놓았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데 일반 독자들은 전문용어로 이야기 해보아야 도무지 알아먹질 못하는 것입니다.(이는 불만으로 쌓이겠죠 ;;)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야 할점은 책의 저자가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바로 이론 물리학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과학교양도서라 함은 대게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어야 하기 때문에 깊이가 그리 깊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러기에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도 충분한 조사가 뒷받침되면 도움이 될만한 글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잘못된 이해가 섞이거나 겉핥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교양서적이 그렇죠 ^^;;)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약력을 보면 알겠지만 그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물리학에 대한 이해도 뛰어났고 그것을 일반인에게 알리려 노력도 아끼지 않는 사람처럼 보입니다.(책에서 보건데..) 자기 분야에 대해 전문가인 것과 그것을 잘 설명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연구 실적이 우수한 교수라 해서 꼭 강의를 잘 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죠)

두번째로 마음에 드는 것은 옮긴이입니다. 사실 이것은 의아해 하실지 모르겠지만 의아할 것이 없습니다. 대학 다녀본 사람은 압니다. 얼마나 형편없는 번역서들이 사방에 굴러다니는지... 한국말인데도 원서보다 해석하기 힘들어서 애먹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제 영어실력이 실력인지라...ㅜㅜ)
만일 이 책이 그렇게 번역된다면 독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내용에 암호해독하듯이 읽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역자는 감탄할만큼 명쾌하게 해석을 잘 해놓았고 거기에 부족한 수식들과 이해를 돕는 짤막한 글들도 덧붙여 놓았습니다.
이쯤되면 주석서가 별게 아닙니다. 이것은 옮긴이가 물리학과 교수일뿐 아니라 여러 번역 경험이 있는 분이시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분이 번역한거 위주로 몇개 읽었습니다 ^^;; - 책 홍보 아녜요 ㅋ)




책에 대한 불만사항은 현재 저에게는 별로 없군요. 한 3번정도 더 읽은 뒤에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후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좀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책에서 후주를 제공하는데 왔다갔다 하기가 보통 까다로운게 아닙니다. 하지만 일단 몇번씩 읽을 각오를 하셨다면 처음엔 그냥 쭉~ 읽고 다음부터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
시간을 아까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물리학계에서 진행중인 이 경이로운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더불어 사람들이 그렇게 두려워하고 어려워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지적 만족감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책 내용입니다


그럼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야겠군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책이라 흥분했습니다. 책 내용은 간단합니다. 초끈이론에 대한 책입니다.
그러나 생각처럼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저자는 욕심이 꽤 많은 사람이었던지 단순히 초끈이론이 아니라 거의 현대물리개론서에 가까운 수준으로 책을 지었습니다. 왜 그러냐구요?
답은 또 간단합니다. 초끈 이론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충돌을 해소하여 모든 힘을 서술할 수 있는 통일장 이론의 청사진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무엇인지를 4장에 걸쳐서 설명하고 있는데(각각 2장씩) 이 둘은 바로 현대물리의 두 기둥입니다.
어떤 학문을 공부하기 전에는 학생은 그 학문에 문외한입니다. 또 여러분과 저와같은 일반인들도 문외한입니다. 그런 문외한들이 읽을 수 있는 책(그러면서 핵심적 내용을 담은 책)이야말로 진정한 교양서적이자 입문서일 것입니다.



1장은 대략 서문정도로 이해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물리학의 대략적인 역사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하면 눈에 불을 켜고 읽겠지요? 그렇습니다. 여기엔 현대물리학의 태동까지의 대략적 역사와 현재알고 있는 것들에 대해 서술해 놓았습니다.
시작을 하기에 상당히 바람직한 형태의 장입니다.

여기서는 과학의 발전방식(실험-이론 물리관계, 이론-이론 물리의 충돌 등)과 모든 물질의 거동을 4가지 힘(중력,약력,강력,전자기력)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핵심일 것 같습니다.
4가지 힘을 통합하는 것이 바로 통일장 이론입니다.

만일 통일장 이론이 정말로 발견 된다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요? 아마 물리학계는 통일장 이론의 증명에 수십년을 보내겠지만 그로부터 얻어지는 결과는 아마 전 과학을 뒤엎을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장 이론은 단지 4가지 힘의 통합뿐 아니라 광대한 우주를 설명하는 상대성 이론과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을 아우르는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우주관은 다시 한번 재수정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수학의 발전은 거의 필수적이며 재정립된 우주관은 화학의 기반을 형성할 것입니다.(지금의 양자역학이 그러하듯이) 나아가 화학의 접근방법을 뒤바꿔 버릴 수도 있고 생물도 마찬가지 입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새로운 우주관은 철학에도 지대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고 이는 전 학문에 확산되어질 것입니다.(철학에서 시들해진 주제인 고대의 '존재론'이 다시금 주 쟁점이 되겠죠)
더 나아가 이제 할일이 없어진(물론 그렇지 않다고 보는게 타당하겠지만) 과학자들이 인간에게 눈을 돌리고 인간과 자연, 우주를 하나로 아우르는 그야말로 '대통일'학문에 눈을 돌리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장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 대해, 3장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 드디어 머리가 회전하는 세계의 시작입니다. 특수상대성 이론은 등속운동을 하고 있는 특수한 경우에 대한 상대성 이론이고, 일반 상대성 이론은 가속도 운동에도 적용을 하는 이론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상대성 이론의 출발은 '빛의 속도의 불변성'이고 두번째 핵심 개념은 '상대성'입니다. 상대성의 개념은 쉽게 이해되었지만 '빛의 속도의 불변'은 정말이지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 부분을 몇번 반복해서 읽었는데 우리의 일상적 경험으로는 정말이지 황당할 뿐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빛의 속도의 불변성'의 근거를 실험적 증거로 언급할 뿐 구체적인 원리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아니면 제가 잘못 읽었겠지요 -_-;;)

일단 이 두가지를 받아들이면 다음 논의를 따라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여기서 광자시계로 부터 도출되는 결과는 정말이지 황당 그 자체입니다.
"정지해 있는 관찰자 입장에서 등속운동을 하는 다른 물체의 시간은 느리게 가고, 물체는 움직이는 방향으로 수축한다"
말하자면 시간의 속도가 느려지고 공간이 줄어들은 셈입니다. 더 나아가 아인슈타인의 "모든 물체는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라는 주장은 그 절정입니다. 책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는 시간과 공간의 통합을 즉, '시공간'의 개념을 이루는 설명입니다.

정말 머릿속 복잡해지는 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상대성이론에 진절머리를 내는지 알 것 같습니다. 우리의 경험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단 이것을 받아들이고 난뒤에 이것저것을 상상해보는 것 역시 즐거운 일입니다.


3장은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이 이론의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는 '등가원리'입니다. 이는 중력가속도와 운동가속도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 즉, 동등하다는 원리인데. 이로써 중력을 가속도의 개념으로 바꾸어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열쇠는 '리만 기하학'입니다. 이는 가우스 부터 시작한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리만이 발전시켜 놓은 형태의 기하학인데 고전역학이 우리의 물리학적 사물 인지의 틀이 였던 것처럼 수학에서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전혀 새로운 기하학이 생겨났는데 아인슈타인은 이것을 상대성이론에 사용하여 효험은 보았습니다. 대단한 인연이지요. 이로부터 도출되는 결론은 다름아닌 중력이 시공간의 휨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황당하기는 이것역시 못지 않지만 그래도 특수 상대성이론에 비할바는 아니었습니다. 몇가지 상상을 추가 시키다 보면 재밌는 망상을 많이 하게 되니 주의 하세요 ㅋㅋ



4장부터는 양자역학입니다. 이것은 시작부터가 아주 웃긴데 유쾌한 과학자로 이름나있고 제가 좋아하는 물리학자 파인만의 말 때문이죠.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무지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파인만다운 말입니다.

자 그럼, 그 알 수 없는 양자역학을 파고들어 봅시다. 책에서 보이는 양자역학은 상대성 이론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일단 실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상대성 이론이 단지 영감을 얻어 사고를 발전 시킨 것에 비해서 양자역학은 실험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각종 '편법'을 도입한 후 그것들을 적절히 섞은 모양같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을 거부했던 것도 이해가 됩니다. 저도 아인슈타인의 말이 믿고 싶어졌습니다. "신은 주사위 노름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말인데 양자역학에서 전자(내지는 다른 입자)의 존재를 '확률'로 표현한 것을 반대하는 말입니다. 정말 확률밖에 알 수 없다면 정확한 물리는 물건너 간 셈입니다.

양자역학의 핵심 키워드는 몇개가 있는데 제 생각에는 '양자','물질파','확률','불확정성의 원리'인 것 같습니다.
'양자'는 물질의 최소에너지 단위를 말합니다. 에너지가 연속적이지 않고 최소단위를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로 끊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물질파'는 더 황당한데 모든 물질은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하다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단지 출렁임일 뿐이라는 것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겠지요
가장 골때리는 것은(죄송합니다. ;;) 역시 '불확정성의 원리'인데 여기서 일반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정면으로 충돌됩니다. 이 이론은 나아가 관측자체의 한계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과학은 실험으로 증명하는 학문인데 증명 할 수 있는 길이 사라져 버린 겁니다.

이제 실험물리학자들은 더이상 증명해낼 것이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론 물리학자들이 대발견을 해서 실험물리학자들에게 실험거리를 주기를 기다리는 딱한 상황에 처해 버린 것입니다. 이론 물리학자들 역시 그러지 못해 끙끙대고 있는 사정입니다.

양자역학에서 제일 불만이었던 것은 이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전혀 철학적이지 못합니다(제 멋대로 철학의 정의를 내렸습니다) 단지 계산 결과가 맞다는 이유로 칭송받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알아먹을 수 있게 설명이 가능하여야 합니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한술 더 뜹니다. 이는 우리가 더이상 알 수가 없다라고 공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주의 궁극원리를 찾으려 했던 아인슈타인 할아버지한테 동정이 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5장에서 언급되기 시작해서 그 뒤부터는 이제 이 책의 주요 주제인 초끈 이론입니다. 저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우선 이해하고 싶어서 그 부분을 주로 반복해서 읽었고 이 부분은 그저 소설읽듯이 죽~ 읽어서 다시한번 볼생각입니다.
아직은 정립되지 않은 이론을 받들기 보다는 기존 이론을 잘 이해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 보다는 (이미 질릴 정도로 길게 글이 써졌지요 ^^;;) 초끈이론에 대한 제 생각을 말해볼까 합니다.



초끈이론의 '초끈'은 무엇일까요? 책의 저자는 진정한 의미의 '원소'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들은 세상이 모든 같은 근본을 두고 구성되었다고 생각하였고 그에대해 '원소'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말하는 '원소'는 모든 물질을 단지 세가지의 집합(양성자,중성자,전자)으로 표현할 수 있기에 놀랍다고 말할 수 있는 개념임에 틀림이 없지만 그리스 시대의 학자들이 보기엔 '같은' 궁극이 아니므로 엄밀한 의미의 '원소'는 아닙니다.

하지만 초끈이론의 가장 큰 전제는 초끈이 만물의 최소단위라는 것입니다. 비록 그 크기가 비할바 없이 작고 있는지조차 모르지만 그것은 분명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으로 부터 모든 물질이 표현될 수 있습니다.(초끈 이론이 정말 맞다면) 즉, 진정한 의미의 '원소'입니다.

기하학에서 제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점'에 대한 공리입니다. '위치'는 있는데 '크기'가 없다는 것입니다.(이는 여러 책들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문제입니다) 헌데 점이 크기가 없다면 그걸 아무리 더해봤자 우리세계의 크기는 0이 아니겠습까?
우리의 우주는 이렇듯 '점입자론'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충돌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지금 그 영역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원소론이 다시 대두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제 생각입니다 ^^)


두번 째 질문은 첫번째 질문의 연장인데 왜 하필 끈 일까요?
그냥 공간을 적당히 차지하는 입체도형을 내걸면 편할텐데 말이죠(물론 지금은 초끈이론의 초창기와 같은 개념의 끈이 아닙니다. M-이론을 읽어보셔요 ^^)

제 의견이지만 그것은 양자역학에서 이해하기 힘든 문제중 하나인 '물질파'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입자이며 파동이다. 누가들어도 뭔소린지 모를 말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원소'는 끈 형태이고 그것이 어떻게 '진동'하느냐에 따라 다른 물리적 특성(전자가 될 수도 있고 양성자가 될 수도 있는)을 가진다면 쉽게 설명되는 문제입니다.
끈이 '진동'하기 때문에 그러한 입자가 될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입자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진동의 특수한 형태이다"라고 하는 말과 같습니다. 어찌보면 진동이야말로 물질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절대영도가 왜 존재하지 않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절대영도는 물질이 더이상 움직이지 즉, 진동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초끈이론의 입장에서는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입니다.)

헷갈리시다면 제 논의를 좀더 확장시켜 보겠습니다. 이런식의 설명이 가능합니다. 초끈은 '원소'이므로 우주 그 자체이고 그것들이 각각 '진동'함에 따라 사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도덕시간에 배운 '이기론'과 매우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건성으로 들었기에 잘 알지 못해요 ^^)

여기에 물리적 지식을 더 첨가시키면 '양자화'가 가능한 이유도 알 수가 있습니다. 파동이기에 특정 파장에 따라 가질 수 있는 에너지가 불연속적인 것입니다. 자세한 논의는 피하기로 하지요 (슈슝~~ ^^;;)



어쨌건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 보면 초끈이론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저자는 초끈이론이 우리세대에 완성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한번만 대혁명이 일어나 준다면 그야말로 물리학의 서광이 비추는 날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초끈이론이 위에서 제가 간략히 언급했듯이 양자역학의 가려운 부분(만들어 놓고 이해하지 못한다는..)을 속시원히 긁어주고 상대성이론과 조화를 이루거나 포괄시켜서 우리의 궁극적 우주관을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는 것입니다.

정말 그런 세상이 온다면 이는 전 인류의 복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 열릴 수 있다고 소개하는 이 책이야말로 제가 생각하기에 추천받아 마땅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렵고 복잡한 내용의 책이지만 저자의 입담과 전문용어 및 수식을 쓰지않는 노력이 부담을 줄여주니 이만한 수준의 현대물리 입문서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 감히 생각해봅니다.

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아직 몇번 보지도 않고 이런 글을 길게 써놓아 심기가 불편하시 겠지만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고맙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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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갈릴레오 총서 3
사이먼 싱 지음, 박병철 옮김 / 영림카디널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음~ 일단 자꾸 손이 가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책 크기가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아 손쉽게 책을 읽을 수 있고 디자인이 세련되었다 생각이 듭니다. 화려한 빨강이 아닌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빨강이랄까~ ㅋㅋ (전 책커버를 벗기고 읽었습니다)



책 이야기를 해보죠. 이 책은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페르마라는 아마추어 수학자(그러나 대단한)가 남긴 증명되지 않은 정리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증명해낸 와일즈씨의 논문들을 이 책에 실어 놓았다면 전공서적이 되었겠죠.
책에서는 수학의 역사와 수학은 어떤 학문인지. 수학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서 문외한이면 신기하게 느낄 정도로 잘 묘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그런 것에 더 비중을 두었습니다. 또 삽화나 그림, 수식 등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깊은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교양적 지식 뿐 아니라 몇몇 핵심적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이책의 가치를 무엇보다도 수학 자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수학의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그것이 어떻게 지금의 수학자들이 말하는 '발전'된 모습으로 있게 되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수학을 한번에 정의내리기는 지난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어찌보면 수학의 기원과 발전사를 아는 것이 수학이 어떤 학문인지 아는 것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덧붙여 우리가 그저 '받아들인' 것들이 사실은 누군가 대현자가 나타나 이러이러하다라고 진리를 설파한 것이 아니라. 선배들이 우리와 같은 오류와 실수를 반복하며 세운 금자탑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우리의 사고의 자유를 획득하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 배우는건 알수없는 것 투성이죠. 그저 외우고 외우고... 그렇지만 이 책을 보다보면 내가 배운것이 정말 수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책에서 수학자들은 정말 지독하다라고 느낄만큼 완벽성을 추구합니다. 왜 그럴까요?
과학에서의 증명은 실험입니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실험을 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이성적 사고만이 수학 증명의 열쇠입니다. 때문에 수학의 독특한 증명방법을 이해하지 않고는 그것이 왜 그런지 알길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중간과정을 생략하면 더더욱 오리무중입니다. 에펠탑의 중간층이 없어졌는데 꼭대기는 여전히 그 높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세계의 미스터리가 하나 더 추가될 것입니다.
이것이 수학자들이 그토록 증명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이유라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또 그것이 제가 수학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고 절실히 느끼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뜻과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를 알지 못하며 외우는 것은 알맹이는 버리고 껍질을 씹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또 이 책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수학 역시 사람의 학문인 것입니다. 실수도 있고 생각치 못한 발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수학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들(사상,전쟁,여성차별주의,사회적 고정관념,개인의 종교나 사상의 반영 등)이 수학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를 로마가 불태우지 않았다면 정말 지금쯤 달나라에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1000년을 허비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여성차별주의가 팽배하지 않았다면 지금 수학은 배는 발전을 이루었을지도 모릅니다.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부정당해온 생각들이 유동적인 사고로 이해되어졌다면 자연과학(철학)은 그 역사의 절반을 허비하지 않았어도 될 것입니다.
물론 세대가 그렇게 빨리 바뀌지는 않으니 그정도는 아니었겠지만 말예요 ^^
이책은 그러한 생각들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러한 역사를 알고 있기에 그러한 것들이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고쳐야 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난게 예전에 비할 수 없이 행복하다는 것과 우리가 그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인것 같습니다.


글이 길어지는 군요. 책에서 아쉬운 점은 얼마 없었습니다. 작가는 다큐멘터리를 하듯이 글을 흥미있게 이끌고 나가는데 재주가 있는것 같습니다. 지루하지 않게 잘 읽힙니다. 또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자주 물리와 수학을 비교하기도 하고 핵심개념을 집어 주기도 합니다.(그리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어요) 추천할만하다 생각됩니다.


그러나 역시 작가가 아닌 독자가 읽는지라 불만이 없을 수 없겠지요. 제가 느끼는 불만은 수학을 너무 도도하게 그려놓았다는 것입니다. 분명 지금까지 쌓아온 수학이라는 탑은 눈이 부실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만 그것에 안주해서야 발전이 없지 않겠습니까.
제 생각이지만 작가가 이렇게 쓴 것은 수학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수학의 본질은 수수께끼가 아닐까?
페르마의 정리가 그 대표적인 예 같습니다. 과연 19세기 수학자인 페르마가 지금 와일즈가 증명한 방법을 상상이나 했을까요? 자신이 남긴 수수께끼를 300년 동안 수학자들이 못풀어서 끙끙대다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분명 나쁜사람이겠죠? ^^
하지만 수학자들은 어찌보면 이러한 자존심 싸움을 하면서 끝까지 고민하고 고민해서 비록 그 결과에 다다르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내고야 맙니다. 물리학자들에겐 이것은 진정 경이롭게 보일 것입니다. 어떻게 새로운 현상이 발견되지도 않았는데 이러한 생각을 미리 해놓을 수 있었을까.

당장에 눈앞에 보이는 것이 아니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로 이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물리학자들을 매도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분들을 더 좋아합니다 ^^;;) 그러한 사람들이 보기에 수학자들은 그저 수수께끼에 목매다는 사람들처럼 보이겠지요(뉴턴이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그러한 바보같아 보이는 것이 지금 세상에 얼마만큼 많은 축복을 내려 주고 있습니까.
우리가 생각하기에(저만 그런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천문학자들은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사는 이상한 사람들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먼훗날 우주지도를 그리게 되는 날엔 그들의 업적을 마르고 닳도록 칭송하게 되겠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공학계열은 모르지만 과학이 발전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이유가 이안에 있다 생각합니다. 자연과학이 아니 모든 학문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아는 것은 비단 배우는 학도들뿐 아니라 높으신 분들께도 중요하리라 여겨집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처음에 작가의 의도가 수학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 했는데 그것은 이렇듯 수학이 색안경을 끼고 보았을 때 공격받기 쉬운 학문이라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수학자들이 자신의 직업에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많은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좀 고고하게(완벽으로 대표되는) 그려놓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완벽하다는 것 그것은 역설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것을 뜻합니다.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는 것이지요. 수학이 도도해지면 도도해 질수록 그것을 뜯어고치는 일은 더 지난해 질테고 근본을 뒤흔드는 혁명이 일어나면 거부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여태까지 흔히 있었던 일입니다. 특히나 수학은 포기의 유혹이 강한 학문입니다. 와일즈의 표현처럼 지독히도 깜깜하고 넓은 방에서 겨우 더듬더듬 스위치를 켰는데 사람들이 검은 천으로 된 안경을 쓰고 "그 방은 존재하지 않아!"라고 말하면 다시 검은 방으로 들어가고 싶어질 것입니다.(좀 다른 의미의 ^^;;)




불만을 이야기했는데 이 글을 보신 분이라면 이것은 불만 측에 별로 낄것이 못된다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보았기 때문에 책에 나온 모든 사람들에게 감탄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보세요~ ^^)
그러니 불만이 별로 없더라도 더이상 할말이 없습니다. 그럼 재미있게 보세요.
(책이 지루하다 싶으면 그 부분넘기고 사람들 이야기만 봐도 재미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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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클리드의 창 - 기하학 이야기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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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해 수학의 관점에서 씌여진 기하학 역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하다. 유클리드, 데카르트, 가우스 까지는 그렇게 보이지만 아이슈타인, 위튼의 장에서는 기하학적인 혁신보다는 물리학적 도약이 중점이 된듯 보이고 실제 내용도 그러하다.

하지만 기하학의 역사를 훑을 수 있는 책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볼때 한번 쯤 읽어둘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그 중에서도 번역까지 되어 나온책은 더욱 흔치 않을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기하학이 수학의 꽃이라 하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그러한 말이 나올만 하다고 느꼈다.
피타고라스 이후로 유클리드가 정리한 기하학은 지금까지도 교과서에서나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틀(창)을 마련해주었다. 만약 우리가 그리스 시대로 돌아가 살아간다면 우리는 과연 그러한 생각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을 존경하게 되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읽으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인 것 같다. 일단 각종 문헌조사를 많이 한 흔적이 보이지만 주관적인 인용과 해석이 너무 많다는 점은 분명 흠이 될 수 있을 것같다. 각 장의 인물들의 인간적인 모습이라든가 시대를 묘사하는 능력은 극작가답게 뛰어나서 흥미진진함을 느꼈지만 그들의 위대한 업적의 의미를 설명하고 그 가능성이 어디까지 뻗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선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리고 누구말처럼 도표나 그래프등을 너무 아꼈다. 삽화가 몇개 안돼서 기억이 날 정도이다.(그 중 아들이 나오는 예가 몇개 된다) 이러한 점은 데카르트가 볼때 '쓸데없이 말로 길게 풀어 쓴' 그리스 수학자들을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기하학 이야기에 그림이 몇개 안된다는 것은(그나마 있는것도 사진에 가까웠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중 하나이다. 독자의 상상력 향상을 위한 작가의 배려라고 생각하기로 하자. ㅋㅋ
마지막으로 번역이 좀 엉성한 부분이 있는것 같았다. 중간중간에 우리말을 해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처음엔 별로 없는데 중반에 들어서 조금씩 나타난다. 그래도 책의 가치를 생각해서 이정도는 용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제 기하학은 비단 수학의 꽃일 뿐아니라 물리학의 핵심 도구가 되었다. 그것 뿐이랴 화학,생물 마찬가지이다. 과학전반에는 수학이 녹아들어가 있고 그 중에서도 기하학은 가장 편리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중요성을 가진다.
하지만 그런것들을 제쳐 두고라도 이렇게 세상을 보는 참신하고 아름다운 생각을 가진 학문이 아직까지도 우리 곁에 머무는 것을 우리는 고맙게 생각해야겠다. 이책을 읽으면 기하학 수난의 역사도 알게 될 것이고 더불어 기하학에 대한 애착 역시 가질 수 있을 것이라 감히 생각해 본다.


밑의 글은 각 장에 대한 리뷰입니다.


유클리드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그랬구나라고 느끼게 된 부분은 다름아닌 공리의 개념이다. 비단 기하학뿐 아니라 모든 수학은 더이상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일반적인 개념으로 부터 시작하여 탑을 쌓기 시작하는데 그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공리이다.
유클리드는 특히 이러한 점에서 뛰어났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상식은 엄밀히 파고들면 잘못된 상식인 것이 많다. 하지만 유클리드 기하학은 이러한 무분별한 상식의 인용을 막고자 공리 수를 최대한 제한하면서 조심스럽게 쓰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기하학관을 정립 시켰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맥을 이어 올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의 그 방대한 양의 기하학이 불과 몇개 되지않는 공리로부터 쌓아졌다는 것은 정말이지 신기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사고의 확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틀(창)을 마련하는 일, 그리고 그것이 가끔씩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을 보는 것은 분명 짜릿한 일임에 틀림없다.

데카르트는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학자였다.(그렇다! 그는 게으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게으른 놈이 세상을 더 편하게 만든다는 은근한 지론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그가 수학적 기호도입과 기하학을 대수학(방정식 등으로 표현)과 연결시킨 순간이 정말 환성이 이는 장면이었다.
부지런한 사람이 반드시 좋은것인가? 그가 길게 문장으로 설명한 것을 자랑스러워 할 때, 그것을 간결하고 우아하게 만드는 것에 골몰한 게으름뱅이가 난 더 마음에 든다.(물론 생각함에 게으르라는 소리가 아니다 ^^;;)

가우스의 장은 내게 있어 수학의 근본(공리)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만일 유클리드의 공리가 잘못된 상식이라면 어찌할 것인가? 아니 이것도 분명히 참이라고 말 할만하다고 해서 공리를 바꾼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짐작할 수 있듯이 이는 '기하학'이라는 사고의 우주를 그 근본부터 바꾸는 일이 될 것이다.
유클리드의 공리는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조심스럽게 사용되어져 왔기 때문에 후로 오랫동안 여기에 도전하는 이가 없었다. 가우스는 다른 사람들보다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지 않았던 것같다.
우주(수학적인)가 이렇게 생겼다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많이 있었을테고 영감을 받았던 사람도 적지않게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 모두가 기존의 관념을 뒤엎진 못했다. 그동안 쌓아왔던 것이 아까워서 였을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고의 게으름(내 표현임)이 주 원인이라 생각한다. 틀릴 가능성이 많은 것에 그리 시간을 투자할 것도 없으려니와 새로만든 공리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감히 손대기가 어려운 공사인 것이다.


수학과 물리학 교양 책을 몇권(사실 많이 안된다) 읽으면서 그 둘의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이러한 부분이라 느꼈다. 물리학은 새로운 이론을 두려워하기 보다는(물론 예전에 두려워한 예는 무수히 많았다) 이제는 그 혁명을 간절히 바라는 학계풍조가 있다고 느껴졌지만(새 이론이 자연현상을 잘 설명하기만 하면 문제없다) 수학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마치 프로그램에 버그가 생기면 안되듯이(메인에 버그가 생기면 치명적이다) 수학도 어떠한 증명이 틀렸다면 그 증명에서 뒤에까지 완전히 뜯어고쳐야 되는 악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오류가 있다면 프로그램이 방대해지면 방대해질 수록 오류가 커지는 법이다. 게다가 언제까지나 워드만 사용하면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등은 만들지 못하게 된다. 수학도 좀더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다면 훨씬 좋지않을까? 그리고 가끔씩 그것이 내리는 축복의 가치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리라 생각한다.(가우스에서 출발한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일반 상대성 이론의 중추이다)


뒤에는 거의 물리학 강의 같았는데 별 생각없이 읽었다.(-_-;;) 특히 저자가 두 아들을 내세워서 설명하는 부분은 거의 최악이었다.(이름이 낯설어서 엄청 헷갈렸다) 다음부터는 아들 자랑 좀 하지말길 바란다.^^
느낀점은 물리학 발전에 수학이 지대한 공헌을 한 것처럼 최근에는 물리학도 수학에 공헌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물론 이론 물리학자들에 의해서..) 물리학의 수학은 거의 변칙에 가깝지만 (누구는 '악마의 방법'이라 불렀다죠 ㅋ) 수학적 영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상보적인 어울림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하나는 둘다 '통일'을 염원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웃음).
이론 물리학은 거의 마지막 대통일 이론에 목숨걸고 있고, 수학은 <타니야마-시무라 추론>을 증명한 것으로 그 첫걸음을 내딛었다.(<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고 알았음 ^^). 나중에는 물리학과 수학이 '통일'될 수 있기를 기원해보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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