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으로 밥상차리기 원조 '원' 요리 시리즈 2
김용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은 상당히 희한하게 생겼습니다. 보통 책보다 가로본능이 강한 놈 같습니다. 두께는 적당해서 들고 보기가 편하고 커버가 별달리 없기 때문에 그냥 수시로 집을 수 있습니다.
가로본능이 강한 놈이라 요리 사진과 순서가 시원시원하게 한눈에 확 들어 온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다른 요리책은 그야말로 깨알같아 보기 힘든것들이 많습니다)



이 책을 신청했을 때가 여름방학이었는데 당시 저는 요리의 요자도 몰랐습니다. 집에서 도와달라면 설거지나 했을 정도지요. 그러나 이 책을 구입하게 난뒤로부터 어머니의 도움을 얻어서 요리를 조금씩 하게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더군요.(과장입니다만 기뻐하신건 사실입니다) 그 뒤로 몇번씩 요리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식구들의 반응이 괜찮아서 꽤 자주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이번 겨울방학에는 왜 요리 안하냐고 엄마가 닦달하십니다.(사실 제가 아예 맡게될까 두려워서 농성 중 입니다 ㅋㅋ) 따라서 저는 이 책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요리실력이 부쩍 향상 되었느냐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전혀 초짜가 이정도 수준의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본인이나 먹는 사람이나 즐거운 일일 것입니다.


책에는 몇가지 혁신적인 방법이 적용되었는데 하나는 위에서 말씀드린 요리 순서가 한눈에 파악이 되게 구성을 하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역시 계량에 있을 것입니다. 쇠고기 300g, 간장 두 큰술, 물 1c... 이런 식으로 적어놓으면 요리사야 금방 알 수 있다해도 저같은 초짜는 도무지 알쏭달쏭한 것입니다. 그러다가 기어코 일을 내고야 말지요 ^^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수저 하나로 통일시켜 버렸습니다. 일반 가정용 숟가락으로 말이죠. 때문에 정말 계량하기가 편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같은 경우에는(나중에 한소리 들을지 모르지만) 계량에 대해 신경을 잘 안쓰시는 타입이기 때문에 똑같은 요리를 해도 매번 차이가 납니다. (그저 먹기만하는 저로써는 잘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계량을 간편하고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요리책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이 빠지고 줄거리만 소개된 점도 마찬가지 이겠지요. 전문 요리사나 좀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물론 그런 사람들은 좀더 전문적인 책을 보겠지만 이 책하나로 좀더 깊이 있게 요리를 할 수 있지 못한다는게 좀 아쉽군요.(너무 욕심부렸나요 ^^)
옆에 주석을 달듯 추가시켜 놓았으면 좋았을껄하고 생각해 봅니다.

또 하나 불만족스러웠던 것은 책의 색인 부분인데(제가 본 요리책들은 하나같이 그렇습니다만) 요리 종류별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아니면 중심 재료별로 되어 있거나) 가격별로 나누고 밑반찬으로 나누어서 내가 원하는 요리를 집는데에 상당히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다행히 책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고 전체사진이 잘 붙어 있어 몇번보면 대충 어디에 무엇이 있는 줄 알수 있으니 크게 걱정까진 않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요리의 즐거움을 생생히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다른 어려운 요리책에 비해 백배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책장에 진열해놓고 심심할 때마다 들여다 볼만한 책이 아닙니다. 책을 사들자 마자 일단 칼을 들고 야채를 다듬으세요. 그 뒤 뭐 하나라도 만들어 보는 겁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잘 할수 있다는 것을 알면 정말 즐거운 요리시간이 될 것입니다 ^^



그럼 이제 실제적으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처음에 이책을 들고 어려웠던 점은 기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이 야채는 어떻게 미리 손질해 놓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썰어야 요리에 적당한지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불친절 합니다.
물론 그랬다면 책의 두께가 늘어 낫겠지만 정말 왕초짜가 혼자 이 책을 보면서 요리를 익히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은이의 홈피에 가보니 잘 정리된 팁들이 많더군요. 꼭 가보세요 ^^) 때문에 반드시 어머님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집에서 어머니를 귀찮게 해드리세요. 오히려 좋아하실 겁니다 ㅋ


두번째로 느낀점은 꼭 요리를 하면서 수첩을 만들어 놓으라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간략한 줄거리를 위주로 써놓았기 때문에 양은 얼마나 하고 얼마나 익히고 불조절은 어떻게 하며 어떤 현상이 있을 때는 무슨 신호다라는 등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리를 이왕하는거 좀더 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닭갈비를 5번정도 했는데 처음 먹을때는 좋았지만 아쉬웠고 두번째는 그저그랬고 세번째에는 완벽하다 생각했지만 양을 잘못 조절하였죠. 다섯번째 정도 되니 식구들은 괜찮다하고 저만 불만이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리를 하다보면 그러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항상 검토하는 자세를 가질 때 말이지요)담번엔 이걸 좀더 많이 넣어야겠군. 담번엔 약간 더 빨리 꺼내야겠어...와 같은 것들을 알게 되죠.
따라서 이런것들을 수첩에 적어놓으면 다음번에는 더 잘할 수 있게됩니다.
(처음엔 새 요리를 할 때마다 순서대로 한장씩 할애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색인을 만들고 난 뒤 같은 요리를 할 때마다 추가로 적는 것이 좋은 방법같습니다) 자신이 이 책에 주석을 단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 두가지만 지켜진다면 (1.어머니와 함께, 2.수첩에 적기) 이 책의 효용을 더욱더 끌어 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 참! 한가지 더 말씀드리면 2000원에 못만들었다고 울지 마세요(저는 대부분 초과했습니다 ^^;;) 가족들과 즐거운 요리만들기에 빠져보면 그것에 들인 돈과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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