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평사의 나그네 / 김시습
청평사의 나그네
봄 산 경치를 즐기네
새 울음에 고요해지는 탑과
지는 꽃잎 따라 흐르는 개울물
맛있는 나물은 때를 알고 자랐고
비 맞은 버섯은 더욱 향기롭구나
시 한 수 흥얼대며 신선골 들어서니
내 백년 근심이 씻은 듯 사라지네
.
.
비 맞은 버섯이 향기롭다면
아직 이른 봄일 터이니
바람에는
약간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산에 들면,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면,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옛사람이나 지금 우리들이나
다를 게 없나 봅니다.
사람들이 산으로 가서 산을 보고,
물에가서 물을 보는일은
산과 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
실은 자기의 본질을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사람들은
자연 앞에서 근심과 걱정이
덜어지나 봅니다
-김용택의 한시산책 중에서-
오해
'나는 당신을 죽도록 사랑합니다'라는 말의 정체는
'나는 당신을 죽도록 오해합니다'일지도 모른다.
누가 나를 추켜세운다고 해서
우쭐댈 것도 없고,
헐뜯는다고 해서 화를 낼 일도 못 된다.
그건 모두가 한쪽만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한
오해이기 때문이다
오해란 이해 이전의 상태가 아닌가
문제는 내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다
실상은 말 밖에 있는 것이고
진리는 누가 뭐라 하든 흔들리지 않는다
온전한 이해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 이전에는 모두가 오해일 뿐이다
-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스님 잠언집 류시화엮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