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자비염 (墨子悲染) ◈
먹 묵(墨)/ 임 자(子)/ 슬플 비(悲)/ 물들일 염(染)
묵자가 물들이는 것을 슬퍼한다는 말로, 사람은 습관에 따라 그 성품의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는 뜻이다.
어느 날 묵자는 실을 물들이는 사람을 보고 탄식하여 말하였다. “파랑으로 물들이면 파란색, 노랑으로 물들이면 노란색, 이렇게 물감의 차이에 따라 빛깔도 변하여 다섯 번 들어가면 다섯 가지 색이 되니 물들이는 일이란 참으로 조심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나서 묵자는 물들이는 일이 결코 실에만 국한되는 일이 아님을 지적하고, 나라도 물들이는 방법에 따라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한다고 했다.
“옛날 순(舜)임금은 그 당시의 현인 허유(許由)와 백양(伯陽)의 선(善)에 물들어 천하를 태평하게 다스렸고, 우(禹)임금은 현인 고요(皐요)와 백익(伯益)의 가르침에, 은(殷)나라 탕왕(湯王)은 이윤(伊尹)과 중훼(仲훼)의 가르침에, 그리고 주(周)나라 무왕(武王)은 태공망(太公望)과 주공단(周公旦)의 가르침에 각기 물들어 모두가 천하의 제왕이 되었으며 그 공명은 천지를 뒤덮었다. 그러므로 후세 사람들은 천하에서 인의(仁義)를 실현한 위대한 임금을 손꼽을 때 반드시 이상의 네 제왕을 들어 말한다. 한편 하(夏)나라의 폭군 걸왕(桀王)은 간신(干辛)과 추치(推치)의 사악한 행동에 물들었고, 은(殷)나라 폭군 주왕(紂王)은 숭후(崇侯), 오래(惡來)의 사악한 행동에, 또 주나라 폭군 여왕(여王)은 괵공(괵公) 장보(長父)와 영이종(榮夷終)의 사악한 행동에, 역시 주나라의 폭군인 유왕(幽王)은 부공이(傅公夷)와 채공곡(蔡公穀)의 사악한 행동에 각각 잘못 물들어 모두가 음탕하고 잔학무도한 짓을 마음대로 자행하다가 결국 나라를 잃고 그 몸은 비참한 죽음을 당하였으며, 천하에 씻지 못할 큰 치욕을 받았다. 그러므로 후세 사람들이 천하에서 불의 행하여 가장 악명이 높았던 인물을 들 대는 반드시 위의 네 폭군을 손꼽는다."
평소에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성공이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큰 일이라 할 지라도 사소한 일에서 비롯되기 때문일것이다.
[출전] 묵자(墨子) 소염(所染)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