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영혼끼리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함으로써
서로가 생명의 환희를 누리는 일을
'만남'이라고 한다면,
생명의 환희가 따르지 않는 접촉은
'마주침'이지 만남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

한 시인의 표현처럼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는 그런 사람이다.

곁에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그리움의 물결이 출렁거리는
그런 사람과는 때때로 만나야 한다.

그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으면
삶에 그늘이 진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지극히 사무적인 마주침이거나
일상적인 스치고 지나감이다.

마주침과 스치고 지나감에는
영혼의 메아리가 없다.

영혼의 메아리가 없으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다.


- 법정스님의 <'버리고 떠나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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