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별의 순간을 제대로 끝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안타까워하는 연인들이 적지 않다.
영화"카사블랑카"의 험프리 보가트나 잉그리 버그만처럼
멋있고 낭만적인 연출은 못할 망정
상대방에게 매달리고 서로 비난하며 못 볼 것 안 볼 것 다 보여주며
추한 모습으로 헤어졌다는 사실에 더욱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한때는 정말로 사랑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끝나는 순간까지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로 남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실은 그들의 마음속에는 언젠가는 다시 사랑을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더 큰 까닭은 아닐까.
사랑했던 기억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뇌세포에 맺혔던 주름이 퍼지면
잊지 않으려 해도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 고통스런 시간을 연장하느냐는
내 마음의 집착이 얼마나 완강한가에 달려 있을 뿐이다.
사람은 떠나도 소중한 만남의 기억과 사랑의 열정들은
고스란히 내 마음에 남아
더욱 성숙하고 새로운 내 모습을 만들어가는 에너지와 자원이 된다.
다만 헤어짐의 상처가 너무 커서
그 사실을 보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것뿐이다.
<이나미/이나미가 본 사람과 결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