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더 많은 것을 견디게 하고,
더 먼 것을 보게 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을 갖게 합니다.
기다린다는 것은 모든 것을 참고 견디게 하고,
생각을 골똘히 갖게 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자기의 자리 하나 굳건히 지키게 해주는
옹이같이 단단한 마음입니다.
신영복의《감옥으로부터의 사색》중에서 -
내가 사랑한 당신!
부서져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우리가 울었던 것조차 행복이었다고,
손가락 걸어 걸어 가슴 깊이 새겼던 다짐의 그 말들이
아마도 영원히 변치 말자던 사랑이었지요.
내가 사랑한 당신!
아직도 당신은 그 곳에 계시면서 소리없이 미소짓는 똑 같은 얼굴로
흔들리며 아파하는 날 바라보시는지요?
먹을 갈아 뿌린 듯 빈틈없이 두려운 까막 하늘을
함께 바라보고 있던 그 때처럼 잔별들이 와르르 소리치며 쏟아집니다.
내가 죽으라 사랑했던 당신..
여기저기 꽃히던 밤하늘의 그 잔별들이
어둠속으로 조각조각 떨어져 갔다지만,
그때 모두 다 무너져 내렸다면
우리가 같은 별을 안았겠고,
우리가 분명 같은 살색을 가져었겠지요?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내 생각은 하지 않을까.
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 전화가 울려 주길 숨이 막히도록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전화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이 순간을 넘길 수가 없다.
이대로 꼼짝도 할 수가 없다.
내가 당신 생각을 할 때 당신도 나를 생각할까.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막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경린 / 나비 중
혼자 있을 때 상대를 생각하며 서글픈 마음이 된 적이 있어요?
물론. 이따금 있지. 특히 달이 창백하게 보이는 계절에는.
특히 새들이 남쪽으로 건너가는 계절에는. 특히....
어째서 물론이죠?
누구나 사랑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결여된 일부를 찾고 있기 때문이지.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다소의 차이는 있을망정 언제나 애절한 마음이 되는 거야.
아주 먼 옛날에 잃어버린 그리운 방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거지.
당연한 일이야.
무라카미 하루키 - 해변의 카프카
책을 보며 한구절 한구절 좋은 글귀들을 보며 난 마음의 안식을 얻어본다.
늘 바쁘고 피곤하고 가끔은 공허함을 책을 통해서 책에 나오는 작가들의 사랑스러운 글귀를 보며 하루의 아름다운 삶을 충실히 살아보려 한다.
책이 있어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난 행복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