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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경 옮김 / 작품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오쿠다 히데오.

이라부를 앞세운 유쾌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3권(인더풀, 공중그네, 면장선거)을 본 뒤 팬이 되어버렸다.

어지간한 그의 작품들은 거의 사버렸는데...

 

이번에 손에 쥔 책은 <올림픽>

예전 작품을 생각하며 유쾌한 이야기를 기대했었지만,

이 책은 실제로 작가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갔다와서 쓴 기행문이었다.

흠...

예상과 달라서 적잖이 당황했지만, 이내 그의 시크한 글재주에 빠지기 시작한다.

 

아테네에 도착한 첫째 날부터 귀국하는 열한째 날까지 동안의 이야기를

마치 옆에 따라다니며 함께 이야기하듯 펼쳐놓았다.

물론 소설가답게 지극히 주관적이고 자신의 기분을 그대로 표현해 놓았고,

그렇기에 더 동감하며 딱딱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생활의 여유를 갖고 사는 그리스인들의 삶을 작가의 주관에 비추어 써놨고,

우린 우리의 주관적으로 그들을 머리속에 그려본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국위선양을 위해 스포츠에 목매달 수준의 나라는 아니기에,

비슷한 관점에서 함께 관람하고 관광할 수 있었다.

<여행의 대부분은 세상 사람과 같은 정도로 살아가기 위한 행위이다.>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여행추억을 떠올리게도 해주는 듯 하다.

읽는 내내 내가 다녀왔던 2차례의 배낭여행이 생각났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도 이처럼 글을 써보리...!

 

<여행 경험은 마음 속에서 퇴고된다. 대부분의 일은 잊혀지고, 아주 미미한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남은 기억은 이따금 떠올라 내 지루한 일상을 격려해준다. 나는 여행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아니다. 내가 머무르는 곳은 변하지 않는다. 여행을 해서 일상을 견뎌내는 인간이다.>

  

기행문 같지 않는 시크한 기행문.

 

종종 페이지 아래에 나타나는 오쿠다 히데오 몽타주의 주석이 즐거움을 키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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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제국 - 개정판
이인화 지음 / 세계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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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보물 같은 책을 읽기 시작한다.

 

작가가 92년 동경의 한 문고에서 우연히 발견한 <취성록>이라는 신비한 책을 발견한 뒤,

그에 모티브 삼아 쓴 허구적 역사소설이다.

이른바 "정조 독살설"에 대한 이야기꾸러미다.

소설을 읽는 내내 해박한 작가의 역사지식에 존경을 표한다.

내가 너무 부족한 것일지도..ㅜㅜ

 

시작은 정조의 은밀한 명을 받들어 작업 중이던 한 검서관의 살인 사건.

이를 조사하는 주인공 '이인몽'과 '정약용'

소설 전반에 걸쳐 정조시대의 첨예하고도 지리한 남인과 노론의 당쟁이 그려진다.

역사적 지식이 전무하다시피한 나로서는 적잖은 어려움을 피할 수 없다.

 

영조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갇혀 죽게한 뒤 이를 후회하며 읊었다는,

소위 이른바 [선대왕마마 금등지사].

이를 가지고 노론을 궤멸하려드는 정조.

정조의 측근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며 사건의 중심에 서는 22살 '이인몽'

 

간밤에 일어난 검서관의 살인사건으로 시작되는 만 하루동안의 이야기.

이 24시간 동안의 이야기가 영화처럼 긴박하게 풀렸다면 좀 더 재미는 있었을 것이다.

(너무 픽션으로 치닫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나 사건의 시작과 결말 사이에 너무 많은 회상과 당시의 시대상이 들어가 있었다.

고대 중국 하.은.주나라의 이야기까지.

대하 드라마 같은??...  역사공부를 진하게 한 느낌마저 든다.

 
역사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이가 읽는다면 좀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 등 친숙한 이름도 나오더라.

박지원의 한마디가 뇌리에 와닿는다.

" 한 번 귀하고 한 번 천하게 되니 세상의 사귀는 정을 비로소 볼 수 있다. "

 

 

그나저나 정조는 진정 독살되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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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1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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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법의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적이 있던 나에게 있어 이 책은 제목만으로도 충분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비록 지금은 다른 길을 택했을지라도, 그렇기에, 내가 가려다 만 길이기에 더욱더 보고 싶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인 법의국장 스카페타가 여성이라는 점도 큰 매력이다. 그녀와 티격태격하지만 왠지 앞으로 진한 파트너가 될 것 같은 마초형사 마리노. 왠지 마음에 든다. 스카페타의 사랑스런 조카 루시까지...그 외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전혀 복잡하지 않은 인물 정리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여느 추리소설에서나 나올법한 흔해 보이지만 어려운 연쇄강간살인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사건이 연쇄됨에 따라 조금씩 드러나는 증거, 증거에 입각한 추리, 인물들간의 갈등, 계속되는 스릴.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침 없이 지루함 없는 전개.

책이 절반 정도 넘어가 바닥에 놓아도 덮어지지 않을 때쯤이면, 이미 이야기는 절정에 달하고 있고, 함께 범인을 잡기 전까지는 다른 일을 하기 힘들 정도다.
그리고 나서 개운한 결말.

<그들은 묘한 방식으로 우리와 한 식구가 되어 있었다. 생전에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그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순간 나는 나 자신이 혐오스럽다. 타인의 고통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차갑고 냉정하고 유능한 전문가인 나 자신이.>

법의관으로서의 고충이 담긴 듯 하여 인상 깊은 구절이다.
 

뒷 부분의 '역자후기'를 먼저 읽고 소설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퍼트리샤 콘웰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이러한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잘 나와있다.

책 <법의관>은 스카페타 시리즈의 01번째라 한다. 그 후 시리즈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구나. 특히 사랑스러운 루시의 성장과정을 꼭 보고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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