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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 펄 벅이 들려주는 사랑과 인생의 지혜 ㅣ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1
펄 벅 지음, 하지연 옮김 / 책비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펄벅의 <대지>는 유명한 고전이다. 챙피하게도 나는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했다.그래서 퍽벅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 책을 만났다.제목만 보고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거라고 추측했다.그런데 글은 쉬운 언어로 매끄럽게 쓰여서 읽기 편하고 고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대지>가 고전이 된 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책은 그녀가 얼마나 통찰력이 있는 여성인지 말해준다.여성들은 흔히 미시적인 안목은 있지만 거시적인 안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하지만 그녀는 세계를 멀리 내다보고 깊이 들여다 보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한마디로 구구절절 다 옳은 소리다.그녀는 세월이 흘러 외양이 변해도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모든 여성들에게 말해준다.
책은 여성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더불어 자신의 어머니와 그녀와 그녀의 딸 삼대간의 감동깊은 일화를 담고 있다.펄벅은 입양한 딸까지 포함해서 일곱명의 딸들이 있다.그래서 졸업을 앞둔 딸에게 해주는 이야기,이웃집 아이의 반항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적은 글,결혼을 앞둔 딸에게 바라는 글은 물론,결혼에 관한 에피소드,일부일처제와 남성우월적 문화에 대한 이야기,핵가족의 문제,중국의 가족제도와 미국의 가족제도와 결혼에 대한 시각,조혼에 대한 생각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특히 결혼 적령기 여성이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펄벅의 글은 사랑과 결혼과 섹스,환경문제까지 광범위하게 적용이 가능한 이야기다.그래서 우리는 여성의 지위와 여성의 역할등 다양한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중국에서 성장한 탓인지 중국 문화와 여성에 대한 퍽벌의 시선이 따뜻하다.
책은 핸드백에 넣고 다니면서 아무때나 읽기에 좋은 핸드북이다.펄벅은 1892년 미국에서 태어나 생후5개월부터 15세까지 중국에서 성장했다.이 책은 2차 세계대전 후 사회적인 변화로 흔들리는 청춘 남녀들과 무책임하게 내던져진 어린 생명들에 대한 관심으로 쓴 글이다.
"무섭지 않았어요?"
"무서워서 미칠 것 같았지."
"그런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긴 거죠?"
"절망했기 때문이야"
그녀는 언제나 그렇게 대답했다.용기는 절망의 밑바닥에서 치솟는 것이라고.
"죽음을 눈앞에 둔 절박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그런 용기가 나지 않았을 거야".(p258)
책은 에세이처럼 펄벅의 속내를 담고 있다.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잘 쓰인 글이다.반항기의 내 딸아이가 이 좋은 글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어디쯤엔가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라는 문장이 있다.이 책도 정작 읽어야 할 미혼여성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책은 십대보다 결혼한 여성이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기에.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그런데 펄벅은 말한다.여성이야말로 가장 본질적인 의미에서 창조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