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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이종선 지음, 김수강 사진 / 쌤앤파커스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의 띠지를 보면 100만 베스트셀러 <따뜻한 카리스마>의 저자 이종선 작가라는 문구가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종선 작가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저 가벼운 에세이가 읽고 싶어서 보게된 책이다.읽어보니 그녀가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으리라는 확신이 왔다.
삶이 지치고 고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 누구나 한 박자쯤 쉬어가는 게 좋다. 에세이는 그렇게 쉬어가면서 읽기에 가장 좋은 책이다. 다른 책들처럼 머리 싸매고 낑낑거리며 읽지 않아도 되니 에세이는 물이 흐르듯 가볍다. 저자의 글은 유명작가들이 쓴 에세이처럼 형식에 맞춰 잘 쓴 글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만의 독특한 시선이 있다. 비록 매일 일기를 쓰듯 자유롭게 쓴 글이지만 그녀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관점을 가진 성찰이 담긴 명문장들이 보석같은 빛을 발한다.
책은 4part로 나뉘어 100개안밖의 꼭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매일 일기를 쓰듯 쓰인 글들은 그녀의 살아가는 일상을 담고 있다. 집에서 ,직장에서, 또는 우연한 만남의 부딪침으로 이루어진 관계를 사유한다. 그녀의 직업이 이미지컨설팅을 하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그 사회적인 관계에서 오는 희노애락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다양한 만남은 그녀만의 다양한 사유를 제공하는 창이된다.
누가 미운 건 사실 내가 미운 거다. 나는 왜 내가 미울까? 지쳐서 그렇다. 그러니 미운 사람이 자꾸 늘어난다면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내 그릇 크기를 제대로 알고
혹여 아쉬워도 인정하고,
부족하지 않게 채워도 보고,
넘치지 않게 비워도 보고,
그러면서 알게 되는 내 그릇 찾기.
어쩌면 그 하루하루가 인생인 것 같다.(p164)
에세이는 한꺼번에 많이 읽지 않고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생각하며 읽는다. 빠르게 먹은 밥이 체하듯 에세이도 그렇게 읽으면 소화가 안 된다. 한 꼭지 읽고, 맞아! 정말? 아~그렇구나! 감동하며 편하고 쉽게 읽었다. 아~저런 실수도 하는구나 싶어 인간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하며,이건 내 얘기다 싶은 글도 보인다. 프로필만 보고 잘나가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사는 건, 부딪히고 넘어지고 하는 건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내 삶을 돌아본다. 그녀는 나보다 좀 더 잘나가고 많이 부지런하고 그래서 더 많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다양한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양한 성찰을 담긴 다양한 사유를 제공하는 기회가 된다. 나의 하루 역시 그녀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나와 직접적인 부딪힘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다. 나는 그들과의 조우를 통해서 하루를 만들어가고 그것들은 내 삶이 된다. 그러니 순간순간이 얼마나 얼마나 갚진 만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