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1Q84 1~3 세트 - 전3권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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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서가에서 책을 집어 들었을 때의 묵직함 때문에 몇 번 읽기를 시도하다가 그만두었다. 책과의 인연도 때가 있어서, 직장을 옮기면서 출퇴근 버스 안에서 매일 한 시간씩 읽었더니 한 달 보름 만에 다 읽었다. 리뷰 쓸 생각 없이, 출근시간에 버스에서 졸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소설을 골랐는데, 그렇게 읽고 끝내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든다. <1Q84>는 현실과 환상이 결합해서 쓰였지만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가 흐릿하게 잘 쓰였다.


스포일러가 될까 조심스럽지만, 하늘에 달이 두개라는 설정과 리틀피플과 공기번데기,마더와 도터의 탄생등 누구나 생각하기 어려운 스토리다. 각 인물들의 이야기는 목차마다 따로따로 배치했다. 후카에리가 쓴 소설을 덴고가 리라이팅하면서부터 등장인물들은 각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떤 연결고리에 의해 소설 속의 위태로운 삶을 살게 된다. 수도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이라는 장소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오르게 한다. <1Q84>년은 페러렐월드처럼 생각된다.

   

 아오마메는 노부인의 청탁으로 선구의 리더를 살해하는 역할을 맡는다.덴고는 수학학원강사이면서 <공기번데기> 리라이팅에 관여한다. 리더의 딸 후카에리는 <공기번데기>를 펴낸 것으로 세상에 드러내선 안 되는 것을 드러내게 된다. 그들은 모두 쫒기는 처지가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인물들은 모두 1984년이 아닌 1Q84년을 살게 된다.

  

p402 “프루스트를 읽고 있나?”

p403 ........“이곳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 대해 묘사한 이야기처럼 느껴져요.”

“다른 세계라고 할까ㅡ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서 몇 광년이나 떨어진 어느 소행성에 대한 아주 상세한 보고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거기에 묘사된 정경 하나하나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건 가능해요. 그것도 꽤 선명하고 극명하게. 하지만 이곳에 있는 정경과 그 정경이 잘 이어지지 않아요. 물리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그래서 한참 읽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똑같은 곳을 몇 번이나 읽게 돼요.”

  

처음부터 리뷰를 쓸 생각을 했다면 책에 밑줄을 긋고 느낌을 적으면서 읽었을 것이다. 그런데 도서관에 책을 반납한 후 리뷰를 쓰려고 하니 막히는 부분이 많다. 뭐든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다. 치밀한 구성과 상상력도 뛰어나지만, 문장 표현력 또한 상상을 초월한다. 역시 대작가의 글은 다르다. 시간만 된다면 필사하고 싶은 책이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너무 많다.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리틀피플의 역할은 무엇인가? 선인가? 악인가? 아오마메의 아기는 리더의 아기일까? 덴고의 아기일까? 작가는 왜 이렇게 책을 끝맺어야 했을까? 독자에게 상상할 여지를 주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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