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머를 든 철학자
알랭 기야르 지음, 이혜정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철학책을 읽고 싶은데 어려워서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철학입문서를 뒤적여보고 유명 철학자들의 책을 펼쳐보지만, 철학은 여전히 어렵다. 철학을 좀 쉽게 접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던 중 반가운 책을 만났다. <해머를 든 철학자>는 철학보다 소설에 더 가까운 책이다. 그래서 철학입문서도 어렵고 재미없다고 느끼는 분들이 읽기에 적당하다.


 내가 아는 철학이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살고 잘 죽는 것인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철학이란 책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체에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철학을 고리타분한 책 속에서 꺼내어 저런 곳에도 철학이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은 감옥이라는 곳으로 가지고 갔다.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감옥이라는 곳에도 삶이 있기 때문이다. 감옥에서도 욕망과 사랑이 있다.


  장돌뱅이 철학자 라자르 빌랭은 우연한 기회에 감옥에서 철학 강의를 하게 된다. 빌랭은 리치올리의 감언이설에 너머가 불법 매매,암거래,도박에 연루된 봉투를 전달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는 감옥에서 레일라를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다. 빌랭은 리치올리의 봉투를 전달하는 댓가로 레일라를 원한다. 결국 레일라도 빌랭을 사랑하게 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빌랭은 레일라의 신분을 위기의 순간에 알게된다.  

 

"현실주의자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

"자신의 망상 속에 있는 그 사람은, 그는 자신의 세계 속에 있죠. 그 세계를 믿는 사람은 그밖에 없어요....현실주의자는 자신의 세계 속에 있지 않아요. 그는 우리 모두의 세계 속에 있죠.그게 둘의 차이입니다."

"나쁘지 않은 의견이에요. 마음에 듭니다...거기에는 두 가지 차이점이 있어요. 우선, 믿음의 이야기죠. 망상 속에 있는 것,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믿는 겁니다. 한편 현실주의자는 믿지 않아요.믿음을 버리죠. 다만 정면에 있는 세상을 보는 겁니다. 그것이 어떤 세상인지를 볼 뿐, 그것이 어떤 세상인지 믿는 것은 아닙니다." p174


  철학입문서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철학용어의 등장이나 철학자의 사상등이 나오기만 바라며 읽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읽어도 내가 원하는 것들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이상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차라리 처음부터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읽었더라면 더 흥미진진했을 것이다. 스토리는 책의 후반부에 가서야 반전이 있었다. 후반부에 가서야 아! 이책은 완전한 소설이었구나! 깨달았다. 철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사실만 빼면 완전한 소설이었다!


 일단은 철학자가 감옥에 들어가 강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기발하다. 그러니 철학자의 청중은 온갖 범죄를 저지른 죄수들일 수밖에 없다. 읽는 내내 죄수들이 지루하고 어려운 철학에 관심이나 가질까? 철학자는 어떻게 강의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주인공 빌랭은 의외로 쉽게 강의를 이끌어갔고, 죄수들도 철학에 관심을 나타내는 쉬운 소설이 펼쳐졌다. 철학보다는 오히려 탐정 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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