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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다고 자만하던 고전을 집어들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이 작품을 세익스피어 작품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괴테의 작품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어봤고, <이탈리아 기행>은 읽다 말았다. 희곡과 단편소설은 무의식적으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더우기 고전은 그 시대상을 알아야 하기때문에 읽기에 큰 각오가 필요하다.
<파우스트>는 파우스트와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계약으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그런데 읽어보면 이중계약임을 알 수 있다. 먼저 하나님과 메피스토펠레스가 내기를 하고, 메피스토펠레스는 다시 파우스트와 계약을 한다. 이것은 중세적인 모티브다. 전설 속 떠돌이 학자 파우스트를 소재로 한 작품은 여러가지가 있어왔지만 괴테가 비로소 차원 높은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괴테는 주인공의 파멸로 이야기를 맺음으로써 신을 잃은 인간의 말로를 경계하고 있다.
회의에 빠진 파우스트를 유혹할 수 있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장담에 주님은 악마의 재량에 맡기며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파우스트는 학문에 대한 회의에 빠져 자살을 기도하는 순간 메피스토텔레스와 계약을 맺고, 쾌락적인 삶을 선사하는 대신 영혼을 넘겨받기로 약속한다. 마녀가 재조한 약을 마신 파우스트는 마르가레테를 유혹하여 사랑에 빠진다.그러나 그 사랑은 그와 그녀를 파멸로 이끈다.
주님 그가 지금은 비록 혼미한 가운데 날 섬기고 있지만, 내 멀지 않아 그를 밝은 곳으로 인도할 것이니라. 정원사도 나무가 푸르러지면,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릴 것임을 알게 되는 법
메피스토펠레스 내기를 할까요? 당신은 결국 그 자를 잃고 말 겁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녀석을 슬쩍 나의 길로 끌어내리리이다.
주님 그가 지상에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유혹을 하든 말리지 않겠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까.(p23~24)
역시 고전은 쉽지 않은 책이다. 작품 해설을 참고하지 않았다면 작품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초반부는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중반부부터는 정신없이 읽게된다. 흔히 알려진 스토리가 파우스트와 악마와의 계약이기 때문에 계약 이후가 무척 궁금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계약 이후의 스토리는 충격적이다. 그림동화에서 읽었던 한 편의 시는 충격적인 범죄와 중세라는 시기의 특징을 잘 반영해준다. <파우스트2>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