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은 상상력이 뛰어나다. <뇌>,<신>,<상상력 사전>에 이어 늦은 감이 있지만, <나무>를 읽었다. 이 작품이 2003년에 발행된 것을 보면 내가 리뷰어로 활동하던 당시에 출판된 것이 분명한데, 왜 그때 읽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 때 읽었더라면 감동이 두배였을 텐데..아쉬움이 남는다.


 <나무>는 기발한 단편 18개를 싣고 있다. 지금 읽어도 충격적인 작품들이 많다. 물론 작품마다 상상력이 뛰어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상상력과 그의 높은 지적 수준과 세계를 보는 통찰력등이 함께 어우러져 작품마다 창의적이다. 작가의 세계를 보는 관점은 많은 부분이 신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조이거나 세계에서 한 발 떨어져 관찰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신비한 감도 있다.


 18개의 단편 중 가장  감명깊었던 작품은 <내겐 너무 좋은 세상>이다. 이 작품에서는 말하는 가전제품들이 등장하고, 주인공 조차도 로봇인, 지구상에 진정한 유기체가 존재하지 않는 충격적인 세상을 그리고 있다. 과거로의 여행은 많은 책이나 영화에서 그리고 있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바캉스>는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온다.<투명피부>도 많은 영화에서 그리는 작품들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로봇이 아닌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피부 속의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나도록 실험을 한다는 점이 충격적이다.<황혼의 반란>은 우리나라의 옛 고려장을 떠오르게 한다.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는 인간을 동물을 보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수의 신비>는 수에 빗대어 우리에게 배움이 금지된 지식이나 세계를 떠오르게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참 재밌어. 하지만 너 혹시 이런 생각해 본 적 없니? 어딘가에서 우리보다 높은 차원의 신들이 우리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게 아닐까? 마치 우리가 인간을 가지고 장난을 치듯이 말이야」p309


많은 작품이 디스토피아적이다. 그런점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조지오웰의 <1984>나 올더스 헉슬리의 <신세계>처럼 미래를 예언적으로 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시각으로 생각해본다. 지구상에 진정한 유기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만일 내가 루이 14세의 통치시기로 여행을 떠난다면? 내가 투명피부가 된다면? <황혼의 반란>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라면? 두자리 이상의 수를 아는 것이 금지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신보다 상위 신이 존재한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