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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니체의 말 ㅣ 초역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박재현 옮김 / 삼호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 히틀러가 니체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나 역시 그말을 듣게 된 후부터는 니체를 색안경 끼고 바라보게 되었다. 자연스레 니체의 글은 멀리하게 되었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도 그 오해는 계속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나는 니체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보다.
저자는 니체의 여러 권의 저서에서 간추린 문장들을 책에 실었다. 누구라도 수긍할 수 있고, 감동적인 글 위주로 실었다. 우리는 간추린 문장들에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니체를 만나게 된다. 글을 읽노라면 그의 시대 니체의 삶의 모습이 그려진다.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살고자 하는 그의 의지가 느껴진다.
존경이라는 것에는 어느 정도 상대와의 거리가 존재한다. 그것에는 외경이라는 것이 드리워져 있다. 서로 간에 상하관계가 만들어지고 힘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것에는 그런 관점이 없다. 위아래도, 차이도, 힘의 우위와도 무관하게 감싸 안는 것이 사랑이다. 그 때문에 명예심이 강한 사람은 사랑받는 것에 반항심을 갖는다. 사랑받는 것보다 존경받는 것이 기분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존심이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때때로 사랑받지 못한다. 사람이 사랑받고 존경까지 받길 원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존경보다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다. p206
니체의 바른 문장들은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아름다운 문장들은 삶을 또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특히 고전을 읽는 이유에서 우리는 새로운 시점을 가지고 새로운 방법으로 현대를 접할 수 있게 된다는 그의 혜안이 우리가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물 한모금 마시고 하늘 한 번 쳐다보는 병아리처럼 한 문장을 읽고 창밖을 보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본다. 책은 최대한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기에 좋다. 그의 다른 책들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