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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이야기 - 순수한 호기심으로 세상을 바꾼 과학자 ㅣ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15
해리 러바인 3세 지음, 채윤 옮김 / 명진출판사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파인만은 [ 파인만 씨 농담도 잘 하시네 ] 라는 책 제목 때문에 알게 된 인물이다. 파인만을 어떤 경로로도 접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그때 파인만이 수학자인 줄 알았다. 언젠가는 저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마음만 있었을 뿐 좀처럼 파인만과 만날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사람의 인연처럼 책도 바로 인연을 맺게 되는 책이 있고, 평생 만날 수 없는 책도 있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을 만난 것은 참 행운이다. 이제 나는 파인만이 어떤 인물인지 탐구해 볼 기회를 만났다.
2년 전 쯤 명진 출판사의 롤 모델 시리즈를 읽었다. 10권의 책 중 객관성이 떨어지는 <후진타오 이야기>를 제외한 롤 모델 이야기들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나왔다고 서평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파인만도 청소년들의 롤 모델로 적합한 인물인지 궁금했다. 청소년들은 아직 정체성이나 가치관 등 많은 부분에서 혼란스러운 단계에 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좋은 책을 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가 롤 모델이 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부모와는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것도 좋다. 파인만은 수학을 좋아했던 과학자였기 때문에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롤 모델로 제격이다. 무엇보다 파인만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결과보다 수학과 과학 자체를 즐겼던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서 청소년들이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스토리의 구성은 연대기적이면서 에피소드 위주로 엮었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읽다보면 < 파인만 씨 농담도 잘 하시네>라는 책 제목의 의미가 다가온다. 그만큼 파인만은 낙천적인 부분이 많다. 특히 그는 다재다능하다. 타고난 재능 이라기보다는 한 가지를 시작하면 파고드는 성격의 소유자다. 파인만의 천재성은 호기심을 느끼는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접근하는 노력의 대가에 따른 선물임을 알 수 있다. 천재는 1%의 노력과 99%의 땀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부분이다.
파인만은 어떤 책임감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가장 괴로운 것은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세계에서 원자폭탄과 같은 무기를 개발했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p196)
다른 사람들은 그런 파인만이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한다고 생각했다. 파인만 자신도 그들의 생각을 알았다. 하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그는 재미있게 놀이하듯이 물리학을 하고 싶었고, 그럴 때 자신이 살아 있다고 느꼈다.(p210)
대부분의 위인들의 어린 시절이 그렇듯 파인만도 아버지의 교육의 힘이 컸다. 남과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보고 그것을 아들에게 가르친 아버지의 역할이 없었다면 파인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우리 교육과 부모들이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는 따라가기 힘든 우리의 교육현실, 암기위주의 교육방식은 책 속에 등장하는 브라질의 과학 교육방식과 비슷하다. 그런 면에서 파인만을 키운 미국이라는 환경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다른 천재들과 달라 파인만의 사랑은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지고지순한 동양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줘서 놀랍다. 첫사랑과의 오랜 사랑과 짧은 결혼 후 임종까지 같이한 파인만의 모습은 놀랍다. 파인만이 아름다운 것은 수학과 과학에서의 천재적인 모습보다 너무도 인간적인 사랑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