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클래식 보물창고 1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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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한때 베스트셀러의 반열에까지 올랐던 책이다그래서 신문의 칼럼에도 많이 인용됐던 작품이다.하필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를 때 나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해서 책 읽기를 일시적으로 멈춰야했다.그래서 읽고 싶은 걸 참을 수밖에 없었다.늦게나마 읽고 싶었던 작품을 다시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이 작품이 <위대한 게츠비>를 쓴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인 것을 지금 알았다.<위대한 게츠비>의 순수한 사랑에 얼마나 감동했던가! 이 작품도 무척 기대된다.

 

 책에는 단편과 장편을 포함해서 총 11개의 작품 실렸다.작품들은 스콧 피츠제럴드가 대학때부터 잡지에 기고했던 작품들이다.작품들의 배경은 제1차세계대전 전후다.그래서 '길 잃은 세대(Lost Generation), 재즈 세대(Jazz Age)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작품 전체적으로 변화에는 필연적으로 따르는 갈등,불안,무기력증,허무,부익부 빈익빈현상과 더불어 미국적인 특징인 파티문화,남과북의 대립등을 담아내고 있다.

 

 <젤리빈>에서 마을 최고의 미인이자 기행을 일삼는 낸시라마는 마을 최고의 게으름뱅이인 짐의 마음을 빼앗는다.낸시 라마의 사소한 행동은 목적 없이 하루하루를 살던 남자의 인생을, 그를 권태에서 구제했다가 다시 권태로 밀어 넣을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한다.<낙타의 뒷부분>은 유쾌하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베티는 젊음을 즐기고 기행을 일삼으며 자유롭게 살지만 어쩔 수 없이 '결혼'이라는 제도에 갇힌다.<노동절>의 두 친구 딘과 고든의 모습에서 자본주의의 부와빈의 극단적인 모습이 보인다.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고든의 모습에서 작가는 현실 비관적인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11개의 작품 중 가장 감명깊게 읽은 작품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다.로저 버튼의 아내가 병원에서 출산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나이를 거꾸로 먹고 태어난다.로저 버튼의 아이는 일흔살쯤 된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난 것이다.그래서 버튼은 아들을 '므두셀라'부를까 생각한다.그의 아들 벤자민 버튼은 스무살까지는 외형은 늙은 모습이지만 평범한 일생은 산다.그런데 스물살 이후부터는 다른 사람과 거꾸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남들이 젊음을 경험할때 그는 늙은이의 모습이었고,남들이 늙어갈 때 그는 오히려 젊어진다.그대서 벤자민 버튼은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한없이 작아져서 마지막엔 사라져 가는 벤자민의 모습에서 우리의 인생의 서글픔이 느껴진다.

 

 과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의심할 여지가 없었다.이제 그는 서른 살의 남자처럼 보였다.기쁘기는 커녕 불안했다.그는 점점 어려지고 있었다.몇 년 후에 일단 실제 나이와 동등해지면,태어날 때부터 나타난 그 기괴한 현상이 작용을 멈추기를 바랐다.지금까지는 말이다.그는 몸서리를 쳤다.끔찍하고 믿기 힘든 운명같았다.(p 293~294)

 

다른 어린아이들이 자라서 무엇을 할지 이야기할 때면 벤자민의 작은 얼굴에는 그림자가 스치곤 했다.어린 생각으로나마 어렴풋하게,자신은 결코 그런 것을 누릴 수 없으리란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p304)

 

 작품은 전체적으로 미국적인 것을 잘 담아냈다.파티,허무,방황,자본주의의 두 얼굴,특히 전쟁후 미국의 불안정한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위대한 게츠비>만 읽은 독자라면 그 작품과 동질적인 부분이 있으면서도 이질적인 부분도 만나게 된다.그럼에도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들은 미국적인 소설의 특색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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