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레시피 - 공자, 부처, 소크라테스, 예수를 식탁으로 초대하다
김경윤 지음, 최정규 그림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되는 딸아이에게 <더불어 나누는 철학>이라는 과목이 생겼다.작년까지만해도 철학교과서가 없었는데,올해는 변화가 생긴 것이다.그것은 바로 인문학의 위기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IT기술의 발달로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변해간다.문제는 기술의 진보만큼 인간성의 진보가 함께 하지 않는데 있다.오히려 기술의 진보와 인간성의 상실이 함께하는 위험한 시대가 되었다.그래서 늦었지만 중학교 교과서에 철학이 추가된 것이 반갑다.
인문학은 쉽게 말해 문학.역사.철학이다.더 자세히 말하면 자연과학을 제외한 모든 분야는 인문학에 속한다.수학과 과학을 제외한 모든 학문이 인문학으로 일컬어진다.그래서 인문학은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이루고 있다.인문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 수 있다.하지만 인류 역사의 진보와 문명의 발달은 인문학적 사고의 토대에서 이루어졌다.그래서 인문학을 등한시하고서 인간성의 진보를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책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성인인 공자,부처,소크라테스,예수와의 가상의 만남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삶의 의미를 음미해 볼 시간을 준다.
스토리는 열다섯 살 성준이와 열세 살 민주,아빠,엄마가 가상의 인물인 성인들을 식탁에 초대하는 것으로 시작한다.식탁은 인류 문명의 출발점이자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소다.성인들도 식탁은 중요시 했던 장소다.그래서 레시피는 성인들이 좋아했던 음식이나 그들의 사상과 연결되는 메뉴와의 조합이다.구성은 스토리텔링 부분과 만화부분으로 나누었다.스토리텔링부분은 쉽지만 아이들에게 흥미를 끌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고,만화부분은 이해도 쉽고 재미있다.
먼저, 유교를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공자를 초대하여 그의 사상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책은 공자가 지향했던 이상향의 사회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두 번째 초대인물인 부처는 우리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하지만 교회보다 절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부처가 지향하는 것을 불교신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한다.스토리를 통해서 우리는 부처가 지향했던 세계에 대해 가까이 갈 수 있다.인문학의 백미는 바로 세번째 초대인물인 소크라테스가 아닐까.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인 산파술은 바로 그 철학적 묘미를 제대로 알게 해 준다.네번째 인물인 예수는 우리가 잘 안다고 하면서도 모르는 부분이 의외로 많다.성경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알레고리이기 때문이다.책은 예수가 지향하는 세계를 쉽게 설명해준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고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영원한 것이란 있을까,없을까? 연기에 따르면 없겠지요.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의존적이니까요...이 세상에 연원한 것이란 없단다.이를 불가에서는 무상(無常)이라고 해.-p100
책은 전체적으로 성인들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잘 설명해 준다.그들은 각기 다른 것을 지향하면서도 공통점이 있다.그것은 바로 인류애,사랑이다.모두 물질적인 집착도 없었을 뿐만아니라 세속적인 명예도 버렸고, 공통점이 많지만 그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류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그래서 그들은 청소년들의 멘토로 부족함이 없다.특히 청소년들이 인문학적인 성찰과 함께 각 성인들이 살았던 시대나,사상을 통하여 이 시대를 반추해 볼 수도 있다.우리 시대는 무엇이 문제이고 우리가 나아갈 바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