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 훤해지는 역사 - 남경태의 48가지 역사 프리즘
남경태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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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초침이 움직일때마다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넘나든다.그래서 어쩌면 현재란 존재할 수 없는 시간인지도 모른다.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나는 역사와 미래 사이를 쉼없이 움직이고 있다.우리의 일상은 끊임없이 사건을 만들어낸다.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지구반대편의 사건이, 집에 가만히 있는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그런데 나비효과는 세계화 이전에도 존재했다.인간의 문명은 그 나비효과를 입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을 항상 현재라고 믿고 살아가는 우를 범한다.그래서 과거는 잊혀지고 묻혀진다.그런데 까맣게 잊고 살았던 과거를 불러오게 만드는 사건들이 있다.그것이 바로  그 당시에 일어난 여러 가지 사회적 사건,시사(時事)다.모든 시사의 배후에 역사가 있다.그것은 현재의 사건들이 과거와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2013년 현재와는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기원전의 일도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그래서 과거는 현재로 이어진다.

 
 chapter는 인문학의 시선으로 보는 정치,역사에 숨은 경제,비판적 관점에서 보는 사회,동.서양이 공존하는 국제,성찰과 통찰의 문화,반성을 위한 교육으로 나뉜다.책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종횡무진한다.동양에서 서양으로,서양에서 동양으로 가로지른다.저자는 스무고개놀이 하듯 역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작가는 보따리를 풀어놓자마자 역사에 거침없는 매스를 들이댄다.그래서 독자에게는 사고의 전환점이 만들어진다.
 
 사실 동양은 서양보다 훨씬 먼저 강력한 중앙집권적 체제와 안정된 사회를 이루었다.하지만 장점은 단점이 되기 쉽다.동양의 그 장점은 문명의 발생 이후 15세기까지 오랫동안 동양이 세계문명의 선두주자로 군림했던 이유이자 결국 그 자리를 서양에 내주게 된 이유가 되었다.(p18)
 
그런 차이가 빚어진 데는 역사적 이유가 있다.자축 시대에 중국은 제법 짜임새를 갖춘 국가 체제가 자리 잡았고 그리스는 도시국가라는 원시적 국가 체제의 단계에 있었다.그랬기에 그리스는 철학의 근본부터 다진 반면 중국은 이미 고도로 발달한 사회적 현실을 설명하기 위한 철학을 전개했던 것이다.하지만 그것은 철학적 결함이었으며,나중에는 문명적 결함이 된다.(p268)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역사와 인연을 맺지 않은 것이 없다.언어도 역사로부터 생성되고 이어져온 관계의 산물이다.하다못해 구르는 돌맹이도 역사를 가지고 있다.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역사를 보는 다양한 관점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우리가 무심코 넘겼던 모든 것들이 역사의 산물이었다.또한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역사는 얼마든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나에게는 긍정이 타인에게는 부정이 될 수 있다.유럽인들의 사고방식과 동양인들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각자가 가진 역사에 따라 사고방식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과거의 역사가 현재를 만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런데 역사서는 고리타분하다는 생각이 먼저든다.필자도 중학생 딸아이가 역사를 어려워하지 않았다면 역사서를 다시 펼쳐볼 일은 없었을 것이다.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나의 사고력이 과거 어느 지점에 멈춰 있었다는 자각이 들었다.역사가 과거인 것이 아니라 나의 사고력이 과거에 매몰되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오히려 역사는 매번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는 사고의 전환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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