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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면으로 읽는 세계 명작선 1
앙드레 지드 외 지음, 박정임 옮김 / 부광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힘들게 올려 놓은 영어,수학 점수를 스마트폰에 빠져서 까먹은 중학생 두 딸아이에게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처음에는 스마트폰을 빼앗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별효과가 없자 ,책을 100쪽 읽을 때마다 당근을 주었다.아이들이 책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하자,갑자기 집에 책이 별로 없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이 부족했다.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책은 핸디북으로 청소년들이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아이들이 한 번쯤 들었음직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50쪽 내외의 분량으로 압축했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새 없이 감동깊게 읽을 수 있다.책은 청소년의 감성에 잘 맞는 작품들이다.청소년들은 감정이 풍부하고,모험심도 강하다.아이들은 모든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공감하며 세상을 알아간다.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하지만 그 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라 헤메는 시기이기도 하다.이 때 책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다.
책에는 총 7편의 작품을 실렸다.대부분 잘 알고 있는 탐미주의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작품이다.그의 또 다른 작품<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는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도 그의 작품 특유의 여운이 남는다.<리키,티키,타비의모험>은 <정글북>으로 유명한 루디야드 키플링의작품이다.그의 작품에는 대부분 고향인 인도의 향수가 느껴진다.이 작품은 어린 몽구스가 혼자의 힘으로 모험을 겪으면서 성장해 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은 작가가 미시시피강에서 일했던 경험이 잘 묻어난 작품이다.샤를루이 필리프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는 짧은 편지 몇 통이 전부지만,섬세하고 따뜻함이 묻어난 글이다.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삶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이야기로 감동깊게 풀어내는 작품이다.카렐차페크의 <우편배달부 워커 씨 이야기>는 발신인과 수취인 불명의 뜻하지 않는 편지 한 통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로 전개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앙드레 지드의 <한 톨의 보리>는 성장기 아이들의 사고가 어른들과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아이들이 어른으로 인해 얼마나 상처받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톰은 세상이 그렇게 재미없지는 않다고 생각했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인간행동의 대 법칙을 발견했던 것이다.즉 어른이든 아이든 무언가를 시키고 싶다면 그것을 손에 넣기 어려운 일로 만들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그가 만약 이 이야기의 작가처럼 위대하고 현명한 철학자였다면,일이란 무엇이든 강요받아서 하는 것이고,놀이는 강요받지 않고 하는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P98
솔직히 이 책을 읽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루디야드 키플링의 작품 때문이다.정글북은 어린시절 티비에서 봤지만,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다.<잉글리시 페이션트>에 등장하는 키플링의 작품에 신비감때문에 기회만 되면 그의 작품을 꼭 읽으리라 벼르고 있던 중 만나게 된 것이다.작품은 그의 작품 특유의 모험심이 잘 그려져 감동을 준다.<톰 소여의 모험>은 너무 어린 시절에 읽어서 자세한 기억이 없었는데,이 작품을 읽고 새로운 감동을 느겼다.톰이라는 개구장이 소년의 진면목을 알게 해 준다.
책을 많이 읽을 때는 두꺼운 책을 선호했다.그래야만 책을 제대로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너무 작고 얇아서 책같이 느껴지지도 않았고,어떤 감동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을 가졌다.그런데 읽다보니 작품들에 몰입이 됐고,생각보다 그 감동은 컸다.책의 두께와 감동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만들었다.그것이 바로 고전이 가진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