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스케치 노트 스케치 노트
아가트 아베르만스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진선아트북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중학생인 두 딸 아이가 모두 그림을 잘 그린다.학원에서 정식으로 배워본 적은 없지만 그림을 즐긴다.아이들에게 그림은 즐거운 놀이다.백지만 보이면 무조건 그려댄다.하지만 내 딸들에게는 큰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물감 칠하는 것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그래서 물감을 칠하는 것을 싫어할 뿐만아니라 잘 안하게 된다.그렇다고 물감 칠 하라고 강요하기도 쉽지 않다.괜히 간섭했다가 스케치마저 싫어하게 될까봐 조심 스럽다.

 

그래서 나는 약간의 잔머리를 굴리기로 했다.물감 칠하라고 말하지 않고도  아이들이 물감을 칠하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멋진 책을 선물하는 것이다.아이들도 자신들이 물감 칠이 잘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아이들은 알면서도 스케치만 즐길뿐 물감칠은 학교에서 미술 시간에 하는 것이 전부다.스케치보다 물감칠이 번거로운 건 사실이다.하지만 아이들이 물감칠 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고 싶은게 엄마인 내 마음이다.책은 이런 내 마음을 잘 표현해 냈다.실물보다 그림이 더 멋있다는 표현 그대로다.작가는 정교함과 더불어 다양한 느낌을 잘 표현해준다.그래서 책을 보는 이들은 누구라도 따라해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책은 다양한 것들을 담아냈다.먼저 식물에 대한 관찰에 비중을 높였다.어떻게 관찰 하느냐에 따라 그림의 각도는 전혀 다른 방향을 보여 주기도 한다.좋은 그림이 나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관찰이 먼저라는 것을 알 수 있다.그래서 그림은 과학보다 정교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책은 또한 식물에 대한 간추린 역사를 싣고 있어서 지난 시대의 미술사를 함께 배울 수 있다.지은이 아가트 아베르만스는 프랑스 국립 자연사 박물관에서 박물학자로,또 성인을 대상으로 식물 묘사를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그래서 책은 작가의 경험이 잘 녹아 있다.살아있는 식물의 느낌을 생생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작가의 성공과 실패를 통한 노하우가 바로 작품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책은 작가의 섬세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논리적 장소고른다.물방울이 식물 위에 맺혀 있으려면 경사가 너무 급하면 안 되니까! 색이 너무 진한 잎이 아니라면 이미 다 그린 뒤에라도 가능하다.안 그러면 처음부터 물방울의 위치를 남겨 두어, 그 부분을 너무 어둡게 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나는 물방울을 그릴 때 그 물방울을 받치고 있는 잎이나 꽃잎과 같은 색조로 그린다.표면에 얹혀 있으므로 그 밑은 평평하고 위쪽을 둥글다.물방울에서 빛에 가장 가까운 부분은 언제나 가장 어두워야 하고,빛의 반대쪽을 향하는 부부은 반사 때문에 더 밝야야 한다.이것은 직관과 반대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p84)

 

스케치에서 관찰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책이다.빛,그림자,명암등의 요소에 따라 그림의 묘미를 느끼게 만들기도 하고 그 맛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절감했다.그림에서 관찰이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그래서 감히 그림이 과학보다 정교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다양한 방법을 시도함으로써 그림은 전혀 느낌을 표현해 낸다.작가는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신경을 썼다기보다는 오랜 경험 끝에 자연스레 묻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책을 보더니 감탄사를 연발했다.아이들은 식물과 꽃의 그 정교함에 반해버렸다.그림을 그리는 순서에서 어느 한 부분이라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어 아이들은 놀라워했다.미술책이라기보다 과학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경이롭다.특히 색깔을 칠하는 부분이 정교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물감 칠을 잘 못 하는  두 딸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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