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이 품은 한국사 다섯 번째 이야기 : 지명 유래 충청북도편 지명이 품은 한국사 5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어떻게 된 일인지 요즘 아이들은 영어,수학은 잘 하는데,역사를 못해"

중학생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이 만나면 하는 이야기다.나 역시 아이들의 영어.수학만 신경 썼지, 역사는 쉬우니까 알아서 잘 하려니 생각했다.그런데 성적표를 받아보고는 깜짝 놀랐다.놀란 정도가 아니라 경악을 했다.우리 때는 역사는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했기 때문이다.그래서 늦게나마 아이들이 역사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시도를 하기에 이르렀다.

 

아이의 역사 문제집을 체점 하다보면  외워야 할 게 왜 그리 많은지 놀라울 뿐이다.우리 때도 외울게 그렇게 많았던가? 고개를 갸우뚱 하게된다.요즘처럼 문명이 발달한 시대의 아이들이 이해하기엔 문화적인 차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그래서 아이들이 무작정 외우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역사적인 사실들과 이야기가 적절히 배합된 배경서적을 읽는 것이다.<지명이 품은 한국사>는 전설과 역사가 잘 어우러져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배경서적은 또한 아이들에게 역사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책은 전편에 이어 다섯 번째 이야기로 <지명 유래 충청북도편>이다.충청북도 소재의 지명에 전설처럼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의외의 역사적 사실들을 만나게 된다.차례는 청원군,청주시,단양군,음성군,제천시,괴산군,증평군,진천군,보은군,충주시,영동군,옥천군으로 나눴다.

 

저자 이은식은 철학,문학박사로 한국인물사연구원장등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한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받았다.그는 숨겨지고 잊혀져 가는 역사,왜곡된 역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품고 반평생 동안 전국을 답사하여 선현들의 묘소와 자취,사료들을 찾아내고 고증했다.

 

어느 날 쉬파리가 장독에 앉았다가 잠자리에게 물려 날아가는 모습을 본 조륵은 문득 파리의 다리에 뭍은 장이 아까워졌다.급기야 그는 장을 훔친 도둑파리를 잡겠다고 난리를 치며 단양의 장벼루까지 파리를 따라갔다고 한다.그 후 사람들은 자린고비가 파리를 잡느라 어정대던 곳을 어정(漁汀)개로 부르기 시작했다.또한 지금의 충주농업고등학교 뒤뜰에서도 자린고비가 어정댔다고 하여 그곳을 ‘어정이들’로부르기 시작했다.자린고비는 무더운 여름에 부채를 사놓고도 부채가 닳을까봐 걱정하며 부채를 벽에 매달아 놓고 그 앞에 서서 머리를 흔들며 바람을 만들었다고 한다.(p93)

 

우리가 학교 다닐때는 책이 많지 않아서 역사를 학교에서 배운대로 외우고 상상만했는데,역사적인 장소와 역사적 인물들의 사진을 볼 수 있어서 반갑다.지명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이면에 숨겨진 역사까지 알 수 있어서 또한 좋다.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어쩔수 없기에 역사적인 장소는 사라지고 이름만 남은 곳이 많아서 아쉽다.우리 선조들은 인간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과도 친화적이어서 감동깊다.

 

어떤 이야기들은 적당한 긴장감을 품고 있어서 미스터리를 읽는 것처럼 재밌고,자린고비 이야기는 독자를 포복절도하게 만든다.특히,김옥균의 처가 노비 생활까지 하게 된 것을 보고 정말 가슴아팠다.이런 부분은 역사책에서 만나지 못했던 부분인데,우리가 역사를 너무 수박겉핧기식으로 배웠던 것은 아닐까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다.그래서 책은 우리에게 역사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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