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일 것 없네 당장 부처로 살게나 - 도법 스님의 화엄경 보현행원품 강의
도법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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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때부터인가 나는 스누퍼가 되어 있었다.스누핑(snooping)이란 특정 개인과 관련된 장소를 통해 개인의 성향이나 이미지를 파악하는 행위를 말한다.그런데 내 눈에 딱 들어온 벽걸이,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뜻을 어디서 많이 본듯한데,도무지 뜻을 모르겠더란 말이지.그래서 집에 가자마자 검색을 했다.일체유심조는 불교서적인 <화엄경>에 나오는 한 구절이었다! 아!,그렇게 좋은 글귀가 나온 책이라면 꼭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어려울 것은 뻔하니,불교 입문서에서부터 조금씩 <화엄경>의 문구와 친숙해 지고 싶어졌다.그래서 오로지 일체유심조 때문에 읽게된 책이다.

 
불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무지한 나같은 중생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은 것을 보면 책은 잘 쓰였다는 생각이 든다.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하니 우습기도 하고,책 제목이 참 특이했다.그런데 읽다보니 제목은 역시 책의 간판이다! <망설일 것 없네 당장 부처로 살게나>는 바로 이 책의 주제였다! 우리는 본래 부처로 태어났기 때문에 부처로 살면 된다.

 

불교의 역사는 2천6백년으로,부처의 가르침은 팔만사천법문이다.그것은 팔만사천 번뇌가 있기 때문에 병에 따른 처방전이다.<화엄경>은 불교사상과 정신의 종합백화점이다.<보현행원품>은 선재동자가 만난 보현보살이 장엄한 구도 과정과 내용을 종합하여 실천해야 할 지침을 제시한 것을 말한다.책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쉽다.불교는 인간이 고통에서 벗어나 안락하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다.불교에서는 우주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드라망의 세계 지향한다.책은 세상의 여러 관계 속에서 무지와 착각과 집착을 놓아버리고 해탈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책은 도법 스님의 화엄경 보현행원품 강의를 글로 옮긴 것이다.도법스님은 한국 불교 개혁과 생명평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저서로는 <길 그리고 길>,<화엄의 길.생명의 길>,<청안청락하십니까?>,<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내가 본 부처>,<그물코 인생,그물코 사랑>등이 있다.

 

우리의 바람이 아무리 절실해도 그 어떤 존재도 홀로 안전할 수 없습니다.홀로 만족할 수도 완전할 수도 없습니다.온통 그물의 그물코처럼 밀접한 관계 이루어져 존재하기 때문에 홀로 안전해지고 완전해지고 만족스러울 수 없습니다.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것도 꽃 아닌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합니다.봄이 겨울처럼 추워 보십시오.씨가 아무리 야물고 거름이 아무리 좋아도 날씨가 겨울처럼 추워버리면 꽃이 필 수 없습니다.해와 달,물과 흙 등 많은 조건들이 갖추어져 있어야 꽃이 피어나는 겁니다.씨앗 안에 꽃이 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절대로 스스로 피어날 수 없습니다(p89)

 

불교는 어렵고 딱딱하고 고리타분할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하지만 불교가 2천6백년의 세월을 견뎌온 것을 보면 불교가세상과 잘 조화를 이루고 호흡해 오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삼촌이 불교신도여서 석가탄신일에 절밥 먹으러 한 두번 가 본 것이 전부인 내가 과연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펼쳤다.그런데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도법스님의 깊은 사유와 혜안에 놀랍다.

 

책은 불교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다.그런데 무신자인 내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였다.현대인은 자신이 아닌 것에 대해서는 능통하면서 자신에 대해서는 무지하기 때문에 사는게 힘들다는 도법스님의 말씀에 백번 동감한다.부처님 가르침은 바로 지금 여기의 삶에서 실현될 수 있는 가르침이다.태양을 봅시다.태양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열심히 빛과 열을 내고 있습니다.누구를 위해서 그러는가요? 스스로 자기답게 존재하고 자기답게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p269)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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