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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의 미학 - 상대의 눈으로 보고 상대의 마음으로 행동하라
하로 폰 젱어 지음, 이주현 옮김 / 비즈니스맵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알다가도 모를 것이 사람 속이다.사람들은 몰라서 속기도 하지만,알면서 속아 너어가기도 한다.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사람 사이의 믿음이다.사람 사이의 관계는 부대낌 속에서 자라난다.사람을 보는 눈은 그 사람이 살아온 세월만큼,딱 그만큼이다.소수의 전문가들은 단 몇 분만에 몇 마디만 나눠도 사람 속을 파악해버린다.그런데 나같은 보통 사람은 사람 속을 몰라서 답답할 때가 많다.그럴 때는 내가 살아온 세월이 헛것이 아니었나 의혹이 든다.현대 사회는 정글이다.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글의 법칙을 꼭 알아야 한다.
도서관의 경영학서가에서 제목만 보고 몇 번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이런 책을 찾는 내가 왠지 챙피하게 느껴져 누가 볼새라 휘리릭 넘기다 깜짝 놀라고 말았으니,속임수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속지 않기 위해서 중국의 36계 책략을 경영학에 접목시킨 것이었다! 36계 책략은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기초지식이다.
책략이란 일반적으로 전쟁 계략,술책,술수을 의미하지만 중국에서슨 긍정적인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책략은 고대 중국의 전쟁에서 많이 쓰였지만,현대에 와서는 경영이나 국가간의 무역에 까지 넓게 사용되고 있다.36계 책략은 은폐책략,가상 책략,폭로 책략,활용 책략,연계 책략,도피 책략 으로 크게 여섯 가지 기본범주로 나뉜다.
아시아인이 아닌 유럽인의 시각으로 본 중국의 책략이란 점이 특이하다.지은이 하로 폰 젱어는 취리히 대학에서 법학박사학위를 수여하고 대만,중국,일본에서 유학 한 후 프라이부르크임브라이스가우 대학에서 고대중국학 박사과정을 졸업했다.1989년부터 중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스위스 로잔에서 중국법률 전문가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로는 <책략Strategeme>등이 있다.
사람들은 원자폭탄이나 생명공학 같은 발명에 책략 28계(상옥추계上屋抽梯)가 사용되고 있음을 알아채는 정도까지 충분히 속임수에 예민해져야 한다.이러한 종류의 발명은 다시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p183) 장하준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선진국은 선진국이 되기전에 보호무역정책으로 자신들의 뒤쳐진 산업을 발전시켜 놓고 나서 자신들이 선진국에 도달하자 딧고 올라섰던 사다리를 걷어차버림으로써(상옥추계上屋抽梯) 개발도상국들이 더 이상 추격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고 말한다.
책은 중국의 역사와 현재 무역의 관계를 잘 비교해서 설명해준다.아시아인이 아닌,유럽인의 시각으로 분석한 36계라고 보기엔 혀를 내 두르게 만든다.저자는 책략의 본래적 의미와 더불어 책략의 깊이와 넓이의 반경까지 헤아렸다.그래서 자살골이 되지 않도록 책략의 방지법까지 실었다.여기에 독자의 창의력까지 더한다면 책략은 무한대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삼국지에서 조조와 유비,손권의 책략을 많이 봐왔다.특히 유비가 재갈량을 책사로 모셔오기 위해 삼고초려한 대목은 유명하다.재갈량의 연환계 역시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전략이다.현대의 IT산업은 <적벽대전>을 치루고 있다.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연간 3천억의 특허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했다.삼성은 내 몸을 상하게 하여 남이 믿게 하는 고육계(苦肉計)를 사용해서 특허 분쟁을 일단락 지으면서,애플과 구글을 견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책략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남을 속이는 칼이 되기도 하지만,자신을 보호하는 방패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