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진실 - 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디자인 이야기
로버트 그루딘 지음, 제현주 옮김, 박해천 해설 / 북돋움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일상의 모든 면에서 디자인(design)과 만난다.아침에 일어날 때 울리는 알람에서부터 저녁에 잠 들기 전에 듣는 음악까지 알고 보면 인간은, 디자인 속에서 먹고 마시고 숨을 쉰다.세상에 단 하나뿐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무난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우리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를 지니고 있다.그런데 본질을 알고 보면 디자인의 외형은 내재적이고 무의식적인 것에서 형태를 부여 받는다.그럼,우리가 보는 디자인의 형태 속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다빈치코드>를 보면 뉴욕의 많은 건축물에는 중세템플기사단의 문양이 숨겨져 있다.디자인은 많은 것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숨기기도 한다.9.11테러가 벌써10년을 맞았다.뉴욕의 쌍둥이 빌딩과 디자인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고대부터 통치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드러내기 위한 건축물을 많이 남겼다.현대에 와서도 높고 큰 건축물에는 어떤 상징을 담아낸다.큰 건축물은 자신의 권위로 사람들의 무의식을 지배한다.책은 디자인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의식적인 소통과 통제력의 양면성에 다가간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다도(茶道)예식을 새롭게 디자인함으로써 그 사회 안에 진실을 소통하는 길을 닦은 센노 리큐와 히데요시의 일화를 통해 디자인과 권력 사이에 드러나지 않는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서두에서는 형태를 기능의 우위에 둔 소트사스와 기능의 표현이 형태의 가장 순수한 방식이라고 본 임스를 통해 디자인의 양극단의 모습을 보여준다.저자는 다양한 현대 건축물의 모습을 통해서 디자인이 정치권력 앞에서 얼마나 쉽게 변질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로버트 그루딘은 영화,연극,문학과 스포츠등 많은 예술 작품이 말하는 디지인의 본질적인 모습을 찾아, 미래의 디자인이 추구할 방향을 모색한다.  


 
로버트 그루딘은 오리건 대학 영문학과 명예교수다.<책-한편의 소설>로 퓰리처상 후보에 올랐다.그 밖의 저서로는 <시간,그리고 삶의 기술> <굉장한 여행> <추한 미국> <걸작의 미덕> <대화에 관하여>등이 있다. 
  



이슬람 상업주의로부터 정화시키고자 하는 사람에게 야마사키가 만들어낸 '상업을 경배하는 모스크'의 상징물은 하나의 저주로 여겨졌을 것이다.아마도 빈 라덴에게 세계무역센터는 단순한 국제적 명소가 아니라,잘못된 우상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졌을 것이다(p86)

 

현대의 디자인은 어떤 이념이나 권력,사상을 담는 그릇으로 변질되었다.그래서 디자인에는 비움이 필요하다.책은 전략과 수단이 아닌 과정 그 자체로서의 디자인으로 복귀를 추구한다.그래서 저자는 디자인이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봄으로써,디자인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과 일반인이 함께 생각 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만들어준다.

 

태초에 우주는 혼돈에서 질서를 갖추게 되었다.디자인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의 상태에서 유를 창조한다.그러나 현대의 디자인은 이미 우리의 뇌리에 각인된  많은 상징을 통해서 구현된다.권력 또한 상징을 통해서 구현한다.물질만능주의 시대에 들어선 현대의 디자인은 어떤 형태로든 헤게모니와 상업성을 띨 수 밖에 없다.그래서 저자는 디자인이 인간의 본성과 소통하길 원한다면 장자가 말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과 열자가 말하는 허(虛)를 지향 하는게 아닐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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