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탐험과 인류 정체성 탐험의 여정

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우주는 혼돈으로부터 시작되어 질서를 갖추게 되었다.그래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우주는 카오스(Chaos)와 코스모스(Cosmos)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은 우주 탄생의 수수께끼를 간직한채 우리와 생을 함께하고 있다.그런데 캄캄한 밤 하늘만큼이나 우리는 우주에 대해서 깜깜하다.우리는 가슴시리도록 아름다운 코스모스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부분 사람들은 인간이 자연이나 동물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우주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간도 우주의 일부일뿐 특별할 것이 없다.오히려 영겁의 우주에서 인간은 찰나일 뿐이다.<코스모스>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위치를 밝혀내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그래서 인간이 타자(他者)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칼 세이건은 우리에게 10억 개의 성부로 이루어진 은하 생명의 푸가를 들려준다.우주 탐험은 인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대장정이다.

앞부분에 부인 앤 드루얀이<행성 보고서>에 쓴 글을 서문으로 실었다.본문은 지구생물의 기원에서부터 미신과 사회적 저항에 부대끼며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초기 과학자들의 노력까지 과학사를 총체적으로 다룬다.<코스모스>는 지구,태양,우주,과학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별의 기원과 진화와 그 뿌리에서부터 연관되어 있음을 말한다.

 <코스모스>는 1980년에 출판되어 가장 많이 판매된 과학책이었다.칼 세이건은 과학의 대중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세계적인 지성으로 주목 받았다.이 책은 칼 세이건 서거 10주기를 기념하여 청소년부터 볼 수 있게 만든 특별판이다.감사의 말,부록,참고문헌,옮긴이 후기를 포함해서 711쪽으로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하지만 다양한 삽화가 있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은 거대한 코스모스에 대해 과학적인 관점과 함께 유머러스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써내려간다.<코스모스>는 과학과 함께,서양 철학,동양 사상,현대 사회학,정치 심리학 등이 어우러져 방대한 우주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듯 하다.그래서 우주는 우리에게 신비로움과 상상력을 더해준다.우리는 지구외의 다른 고도 문명인과의 만남도 상상할 수 있다.또한 우주의 모양도 우리의 상상이외의 모습으로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그럼에도 우주에는 보이지 않는 질서가 존재한다.

한 세대의 유전 형질을 다음 세대로 전하기 위하여 핵산을 사용하는 점은 나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고 세포 내의 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효소로서 단백질을 이용하는 점도 같다.더욱 중요한 점은 핵산 정보를 단백질 정보로 바꾸는 데 나무와 사람이 동일한 설계도를 사용한다는 사실이다.이 점에서 지상의 모든 생물들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생명 현상이 보여 주는 분자 수준에서의 동질성으로부터 우리는 지상의 모든 생물이 단 하나의 기원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P93)

 
우주의 베일은 이제 겨우 양파껍질의 표피층을 벗겨냈을 뿐이다.그런데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우리는 진피층에 다가서기도 전에 자멸할 위험에 처했다.칼 세이건은 핵전쟁의 위험과 심각한 수준의 환경파괴가 가져올 인간이라는 종의 멸종을 우려한다.<코스모스>는 칼 세이건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우려를 넘어선 경고다.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치아를 구성하는 칼슘,혈액이 주요 성분인 철,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의 내부에서 합성됐다.그러므로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다.(P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