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오늘 아침 신문에 기고한 박경철의사의 글을 보니,스펙(SPEC) 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설명서,사양(仕樣)이라고 한다.스펙은 자신의 가치를 기계의 사용설명서로 낯춰버린 요즘 세대의 슬픈 현실을 반영한다.글은 스펙을 쌓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 회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는 것이다.투자한 만큼 회수할 때가 되면 그 때는 이미 감가상각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다.젊은이들의 스펙쌓기는 사회구조가 가져온 것이다.사회가 바라니 개인은 거기에 맞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적자생존의 장으로 변해버렸다.
누구나 자기계발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라면 자기계발에도 적절한 롤모델을 찾을 필요가 있다.자신의 이름조차 영어로 쓸 줄 몰라서 비행기를 탈 수 없었던 축구선수 , Paradise(파라다이스)라는 단어를 읽지 못해서 약속 장소를 바로 앞에 두고 돌아와야 했던 사람이 4년 6개월만에 변호사로 거듭났다! 우리나라 최초의 축구선수 출신의 법조인.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하지만 사실이다.공부라고는 담을 쌓은 축구선수가 어떻게 변호사가 될 수 있었을까?
그는 어떤 계기로 사법고시를 준비하게 되었는지,누구의 도움을 받았는지,공부는 어떻게 했는지,축구선수 이중재에서 변호사 이중재로 거듭나기까지 자신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그는 공부방법보다 공부를 즐기는 방법을 전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무작정 쓰고 외우는 공부가 아닌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과학적인 공부를 이야기한다.
자격지심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입히는데 있다.스스로 만든 유리벽에 갇혀 '뭘 해도 나는 안 돼'라는 열등감과 패배감의 지배 속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것이다.나 역시 이러한 과정을 겪어 왔다..남들의 성공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신이 투자한 시간을 믿어라! 이것이 바로 인생을 역전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된다.(P25)
그는 말한다.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일을 찾으라고.열정이 밥 먹여준다고.책은 많은 인물의 일화로 구성되어 있다.언급하는 내용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자기계발서적을 읽었는지 알 수 있다.누구나 그렇듯 축구선수였던 이중재도 자신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수많은 이들의 성공스토리를 읽었다는 이야기다.어떻게 생각하면 수많은 자기계발서적을 꿰매놓은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다.그럼에도 감동깊은 것은 그것이 이중재라는 한 인간,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꿈을 이뤘기에 과거 자신의 무지를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다.공부에 대해서는 거의 백치에 가까웠던 그가 사법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그런데 책은 의외로 덤덤하게 쓰인 글이다.나는 독학이라고 해서 저자가 고시원에 틀어박혀 혼자 달달 외우는 공부를 한 줄 알았다.그런데 스터디 활동을 한 것을 보면 독학이라고 꼭 혼자 공부하는 것은 아닌가보다.죽을만큼 힘들었다는 느낌보다 공부를 즐겼다는 느낌이 더 크다.물론 힘들었겠지..당신은 아직 긁히지 않은 복권이다.(P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