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인 내가 중학교 때 배웠던 것들을 6학년 딸아이가 배운다.사교육이 앞서가니 공교육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반증이다.그래서 아이들은 깊이 있는 교육보다 속도에 치중하게 된다.영어,수학만을 중요시 하다보니 그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것이 역사교육이다. 그 빈 공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역사배경지식서적이다. 중학교 때'홍경래난 동학발생 진주민란 병인양요 신미양요 ...'국사 교과의 주요사건을 노래로 불러 외웠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기에 마땅히 읽을만한 책이 없던 내게 김옥균이라는 인물은 그저 교과서에서 외웠던 개화파라는 기억밖에 없다.김옥균이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안 것은 이 책을 통해서다.그만큼 나의 역사지식은 빈약하다.그래서 감동 또한 크다. 김옥균은 안동 김씨라는 세도 정치의 후손이다.그의 아버지 김병태는 세도 정치를 거부했던 사람이다.김옥균은 친척 김병기의 양자로 들어가 신학문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그의 개화사상은 이런 배경에서 자연스레 생겨났다.김옥균이 자라던 시대는 민란이 끊이지 않았고,청나라와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개화파와 민씨일파의 대결구도,유약한 고종까지 김옥균이 개화를 성공시키기에는 시대적 상황이 너무 암울했다. 책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좋다.다만,P96의 사진이 민비의 초상화라고 표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오기(誤記)일 가능성이 크다.<그림으로 읽는 한국 근대의 풍경/김영사/이충렬>P68 에서는 명성왕후의 초상화가 전하지 않는다고 한다.저자는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 '궁중예복을 입은 공주'에 대해 그림 속의 여인이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공주나 옹주가 아닌 유억겸의 부인 윤희섭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책은 개화기의 인물들에 대한 치적을 객관적으로 평하고 있다.흥선 대원군에 대한 장단점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중립적인 시선 처리가 돋보인다.김옥균등 개화파에 대한 시선도, 비록 성공하지 못한 반란이었지만 그 뜻은 긍정적으로 평하고 있다.나폴레옹의 백일천하에 묻혀버린 김옥균의 삼일천하.그 아픈 시대의 풍운아 김옥균.그의 최후가 가슴 쓰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