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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나무 쉽게 찾기 ㅣ 호주머니 속의 자연
윤주복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1년 6월
평점 :
어려서 "식물이름 맞추기 대회"에 나간 적이 있다.그 때 식물 이름을 배우기 위해 선생님과 논에서 옥잠화를, 들에서는 비름나물을 ,학교 교정에서는 백정화,사루비아,백일홍을 열심히 관찰했다.그런데 막상 대회에서는 잎을 모두 따버린 나뭇가지들의 이름을 알아 맞춰야 했다. 대회에서 우리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잎도,줄기도 없고 뿌리만 남아 있는 식물의 이름을 맞추는 것이었다.황당했다! 그것의 정체는 작약아니면,모란(목단)이었으리라.
요즘은 도감이 잘 나와서 조금의 호기심이 있다면 식물이름 알아맞추기도 어렵지 않다.그런데 아이들은 다른 공부의 양이 많아서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우리 세대와 같지 않다.두 아이가 과학을 좋아한다.그래서 여름방학이면 아이들과 함께 산으로 강으로 갔는데,이번 방학에는 식물도감을 들고 열대식물원을 가고싶다.방학은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도감이 아이들 호기심을 자극할 만큼 재미있다.무엇보다 도감이 영어사전 크기와 같아서 손에 들고 다니며 식물을 관찰하기에 그만이다.
책의 제일 첫장과 끝장에 <열대나무 검색표>를 싣고 있어서 필요할 때 바로 찾아보기 쉽다.사전은 찾기 쉽게 나무와 잎의 모양에 따라 구분했다.넓은 잎나무중에서 키가 큰 넓은잎나무를 1~221쪽까지 싣고,키가 작은 넓은잎나무를 442쪽까지 실었다.덩굴나무를 458쪽까지,야자나무를 528쪽까지,바늘잎나무를 제일 뒷부분에 실었다.
저자는 열대나무의 다양한 모습이 주는 매력에 빠져 사진을 찍고 공부한 지 20년이 되었다.책은 열대지방을 여행할 때도 지닐 수 있도록 포겟북 형태로 만들었다.처음에 책을 가지고 나무를 찾을 때 어려웠던 경험이 많았기에 나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20종류로 구분해서 실었다.
책에 나온 나무들은 약제,식용,물감,사업용,두루두루 쓰인다.이국적인 만물상이다.다양한 상식을 알아내는 재미도 있다.나무이름에 인생사 희노애락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나와서 유명해진 ‘바오밥나무’중에는 1500년생도 있다! 장난인 줄 알았던 빵나무가 진짜 있네! 와우! 콜라나무도 있네. 미인수는 열대나무답게 건기를 대비해 물을 저장해서 배불뚝이처럼 부풀었다.
열대 지방 바닷가에서 소금물에 잠기며 살아가는 식물을 통틀어 맹그로브(Mangrove)라고 한다.맹그로브의 뿌리는 소금기를 제거하는 탈염 작용이 우수해 바닷물에서도 살 수 있으며 복잡하게 얽힌 뿌리는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가 된다.(p35)
시골에서 어렸을 적에 봤던 하얀 목화꽃이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됐다.그런데 도감에 나와 있는 목화꽃이 노란색이다! 어렸을 적에 보고 거의 자취를 감춘 뽕나무.어렸을 적에 먹어보고 본 적이 없는 무화과(無花果)등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봤던 나무가 열대나무로 분류가 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열대나무는 우리가 자주 봐왔던 온대나무와 모양과 기능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도감을 보면 지구상의 모든 생물처럼 열대나무도 환경에 따라 진화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맹그로브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아이는 맹그로브를 보고 삼투압원리를 말한다.열대나무는 주변에서 흔히 봤던 나무에서는 볼 수 없는 전혀 다른 면을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