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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탈리,선(禪)이란 글을 쓰는 것과 똑같아요”
“뭣하러 굳이 명상 모임에 찾아오는 겁니까? 당신은 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단련하지 않죠?
만약 당신이 글쓰기 안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면,글쓰기가 당신을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가 줄 것입니다” (P12)
불교에서 ,선(禪)은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통일하여 무아정적(無我靜寂)의 경지에 도달하는 정신집중의 수행(修行)방법이다.나탈리 골드버그는 카타기리 선사로부터 선수련을 받고 난 후, 글쓰기와 선수행이 그 모습은 달라도 본질은 똑같다고 말한다.
쓰고 싶은 욕망은 불타오르는데 그것을 어떻게 끄집어내서 글로 표현해야 할지 막막함은 누구나 겪는 경험이다. 저자도 수많은 아마추어 작가들처럼 글쓰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나탈리 골드버그를 글쓰기의 어려움에서 견뎌내게 해 준 것은 자신의 마음에 대한 확신이었다.수업을 할 때 그녀는 학생들에게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요구 한다.그것은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는 말이다.글쓰기에는 매뉴얼이 있더라도 그것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책은 출간된 후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현재에도 아마존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글쓰기 초보에게는 필독서로 자리잡았다.시를 주로 쓰는 나탈리골드버그는 친구의 제안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그녀도 책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싸웠다.책을 완성하는 데는 1년 6개월이 걸렸다.책은 글쓰기에 대한 수많은 시행착오가 선이라는 독특한 경험과 잘 어우러져 신선한 글쓰기 매뉴얼로 탄생했다.
• 손을 계속 움직이라.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 편집하려 들지 말라.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출려고 애쓸 필요 없다.
•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 두어라.
• 생각하려 들지 말라.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p25)
나탈리 골드버그는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글의 곳곳에 열린사고를 하는 특성이 나타난다.그녀는 우리가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를 잘 꼬집어준다.가장 큰 이유는 자기검열이다.우리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겁이나서 내면 깊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를 자주 눌러버린다.그러다 보니 글은 겉돌기 쉽다.너무 잘 쓰려고 하니 더욱 위축되고 못 쓰게 된다.그녀는 무조건 쓰라고 말한다.그런 것들이 발효되어 적당한 토양을 만든다고.
선가(禪家)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말할 때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p53)모든 학문은 경계가 사라질 때 통찰력을 발휘한다.글쓰기는 선이 될 수 있고,우주가 될 수도 있다.그래서 작가는 폭우가 쏟아지면 노트와 펜을 들고 빗속으로 걸어들어 가는 사람이다.글은 작가와 물방울이 하나가 되는 순간에 탄생하는 또 하나의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