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인문주의자의 과학책 읽기
최성일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이들이 어렵다는 이유로 과학서적을 멀리한다.두 아이의 꿈이 생명공학자이지만 과학에 문외한인 나 역시 과학서적은 되도록이면 피해간다.하지만 언제까지나 쥐구멍 속에 숨어 있을 수만은 없어,드디어 과학책 읽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책도 편식을 하면 영향 불균형이 생긴다.좋아하는 인문학 서적 위주로 읽다보면 자연과학서적은 언제나 읽어내기가 어렵다. 인문적 시각으로 읽는 과학책은 어떤 느낌일까? 인문주의자는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어떤 종류의 과학책으로 보완을 했을까?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다.그런데 나같은 보통의 독자가 보기에 ,인문학자가 쓴 글이라고 보기엔 상당히 강도 높은 비판적인 책읽기 하고 있다.

 

 저자의 첫 과학책은 1971년판 <소년소녀발명발견과학전집>이다.그것은 저자에게 큰 행운이다.과학서적에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약방의 감초다.책에서는 칼 세이건의 일화를 많이 다룬다.칼 세이건은 우리 은하수에서 생명 서식이 가능한 행성은 1000억 이며,문명 사회가 수백만 개나 된다고 하니 놀랍다.핵폭탄의 탄생에 대해 마리퀴리같은 과학자에게 책임전가하려는 여론에 대해 그는 1910년대에 방사능을 연구한 물리학자가 100명 안팎이었을 뿐만아니라, 60만명이 참여한 거대한 프로젝트였다고 말한다.<속담으로 배우는 과학 교과서>에서는 각주구검(刻舟求劍)을 상대성 이론에 연결짓는다.

 

 "황우석 신드롬"은 그로테스크하며,김형자의 <과학에 둘러싸인 하루>는 정확성과 엄밀성이 떨어져서 과학교양서로서 결함이라고 말하다.<내 몸 안의 과학>에서는 미국 정부의 묵인하에 흑인에게 실험용 매독균을 주사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말한다.레비의 <주기율표>에서 원소는 화학 반응을 통해 화학에 관한 사건을 촉발하는 하나의 시제가 된다.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는 쉽고 재미있게 읽었다.『멘델레에프가 들려주는 주기율표 이야기』는 중고생에게 큰 쓸모가 있다.

 

저자는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한 후 <출판저널> 기자,<도서신문>기자로 일했으며,출판 시평과 북 리뷰를 기고했다.저서로는 <베스트셀러 죽이기>등 다수가 있다.그래서 저자의 안목으로 본 과학책은 우수한 고학책일수록 인문학적이라고 말한다.

 

 과학은 관찰을 통해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심판한다.관찰로써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과학 발견의 원리는 과학의 범위를 '관찰이 가능한 문제들'로 제한한다.따라서 과학에서 가능한 질문 틀은 '만약 우리가 이렇게 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같은 것이지 당위와 가치판단과 관련된 물음은 다루지 않는다.(p287)

 

 저자는 우리에게 과학이 보여주지 않은 부분까지 보라고 말한다.그래서 인문주의자의 눈은 날카롭다.여지껏 의심한 점 없이 받아들였던 것들을 다시보게 되었다.하지만  발췌한 인용문이 너무 많은 점이 아쉽다.글의 출처에 너무 정확성을 기하다보니 잡다한 보충 설명(메모) 글이 많아서 ,책을 읽는 재미가 떨어진다.그런 부분들은 과감히 주석으로 따로 뽑아도 좋겠다.과학서적의 저자들에게 자신의 주관적인 평을 가차없이 내리치는 저자의 칼날이 서슬퍼렀다.비판적인 책읽기는 달인에게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나 같은 보통의 독자는 저자의 지식을 배우기에 급급할 뿐만아니라,글의 옳고 그름까지 가려낼 만한 안목이 부족하다.그래서 저자의 책읽기 수준에 감탄이 절로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