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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정의론 - 철학자 강영계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정의에 관한 모든 것
강영계 지음 / 해냄 / 2011년 3월
평점 :
소크라테스:트라시마코스여,사람들이 정의에 관해서 왈가왈부하는데 자네는 정의가 뭔지 알고 있는가?
트라시마코스:아,그거야 뻔하지요.강자의 행동은 모두 정의지요.
소크라테스:왜 그런지 설명할 수 있나?
트라시마코스:...강자가 어떤 행동을 하면 사람들은 그것을 잣대로 삼고 강자의 행동을 따릅니다.그렇기 때문에 자연히 강자가 행하는 것은 모두 정의지요.
소크라테스:..하긴 자네 말도 일리가 있네...자네가 말한 강자는 인간인가? (P52)
중학교 첫 글짓기 숙제로 <정의>에 대해 A4용지 4장 분량을 해 오라고 했다며 아이는 어떻게 써야할지 걱정하고 있었다.엄마인 나 역시 그 어려운 단어를 들고 도대체 글짓기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줘야 할지 막막했다.내 서재에서 <히스토리아 대논쟁2-롤스 VS 노직의 정의론>을 꺼내서 펼쳐보니 아이에게는 너무 어려울 것 같았다.그래서 우리는 먼저 정의에 대해 사전 검색을 했다.검색을 해 보면 정의(正義))란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바른 의의(意義)라고 나온다.용어의 뜻을 알고 나니 문제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그래서 아이는 정의에 대한 사전적 의의에 가까운 자기 수준의 글짓기를 해 갈 수 있었다.
책은 <히스토리아 대논쟁2-롤스 VS 노직의 정의론>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롤스와 노직의 논쟁'의 바탕이 되는 뼈대를 잘 유지 한 채 청소년이 읽기 쉽게 눈높이를 낮추었다.정의론의 핵심인 토론 방식을 어느 정도 유지한 것도 책을 재미있는 해 준다.일단 분량이 얇아서 아이들이 읽기를 시도해 볼만하다.내용 또한 이해하기 쉽게 나왔다.
사회 문제의 첫 걸음은 가정에서부터다.그래서 '정의'에 과한 탐색도 가족과 친척을 비롯한 혈연관계에서부터 사회적관찰,철학적 사유까지 거슬러 올라간다.특히 우리나라의 상황에 비췄을 때 정의와 헷갈리기 쉬운 의리에 대해서 청소년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했다.책은 정의의 문제를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불평등한 요소인 양극화 현상,남북의 통일문제,권력과 권위의 관계,가치관이 정의에 미치는 문제까지 구석구석 파헤쳐본다.
정의의 문제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역사적인 배경은 프랑스혁명이다. 혁명의 받침이 된 정의의 사상적 씨앗은 철학적 사유에 있다.정의의 문제는 철학자들이 오랜 시간 고민해온 주제이기도 하다.그래서 소크라테스와 트라시마코스의 대화,성 아퀴나스의 논증,동양의 사상가들의 사고까지 들여다본 후,정의론의 기초인 공리주의와 정의의 실현을 위한 '분배적 정의'와 '교정적 정의''평등의 원칙과 차등의 원칙'까지 정의론의 핵심에 다가간다.
정의는 올바른 가치관이 확립되었을 때 비로소 만들어 지는 것이기에,청소년기에 읽는 <정의론>은 그 역할이 크다.정의가 시대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라면 정의에 대한 교육방법도 이제는 창의로워져야 한다.오늘 신문을 보니 정의는 바름을, 청렴은 맑음을 뜻한다는 글이 보인다.칼럼의 필자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향기와 이미지를 가진다고 한다.그래서 그 사회의 이미지는 각 개인의 생각의 뿌리에서 온 것이라한다.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줄 때 정의로운 색깔을 띠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