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야 진메야
김용택 지음, 정순희 그림 / 살림어린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명인의 사생활은  대중에게 무척 호기심을 자극한다.그것은 아마도 유명인이의 삶이 무명의 대중들보다 조금은 특별하리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그럼,<책가방 동화>와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 시인의 어린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책은 시인이 독자에게 공개하는 어린시절의 그림일기와 같다.<옥이야 진메야>는15년 전에 산문으로 썼던 책을 다시 동화로 고쳐서 출하하게 된 책이다.

 

 동화는 김용택시인이 나고 자란 진메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시인의 고향 진메는 그 이름만큼 지형도 특이하다.정선의 <진경산수화>처럼, 도연명의<무릉도원>처럼 꿈 속에서나 나올 법한 풍경이다.마을 앞쪽으로는 섬진강이 폭포수처럼 길게 흐르고 주위는 산과 들이 감싸고 있다.지금은 구경하기 조차 힘든 ,사라져버린 아스라한 풍경들이 시인의 손끝에서 전설처럼 되살아난다.그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지상에는 없을 것 같은 수순한 모습을 보여준다.꿈처럼 아름다운 동화와 삽화가 잘 어우러져 책은 말 그대로 한 폭의 수체화다.주인공 소년과 옥이는 <소나기>의 소년과 윤초시의 손녀딸처럼 어린시절 한때 서로에게 꿈이다.책은 소년이 지나온 성장통의 한 조각이다.

 

 깊은 산 속 산삼처럼 꼭꼭 숨어있는 잔잔한 진메 마을에 옥이가 이사오면서 이야기는 재미를 더해간다.살포시 익어가는 옥이에 대한 나의 감정,거기에 얹어지는 옥이의 순수한 마음이 아름답기 그지없다.한편, 옥이와 빨치산 무덤과의 관계는 책을 더욱 흥미롭게 해 준다.풍경으로 등장하는 아이들의 문화와 더위팔기,농악놀이,집짓기 풍속화등 어른들도 어우러지는 놀이문화가 공동체생활의 멋을 잘 보여준다.

 

 큰골,작은골,찬샘,삼밭골..순 우리말과 구수한 사투리 정감어리다.소년이 자라던 시기 간식거리가 지천에 널려있고,산과 들에 있는 모든 것이 놀잇감이었다.공부할 시간보다 집안일 돕기가 더 많았던 시대.아름드리 펼쳐지는 풍경이 수채화보다 아름다운 이야기.순수 그 자체다.이제는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우리네 고향 풍속화는 읽는이에게 아련한 그리움을 선사한다.문명의 때가 묻지않은 순수의 시대가 언제였던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