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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기질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 북스넛 / 2004년 7월
평점 :
창조성(창의력)은 전에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생각하기 쉽다.하지만 창조력은 기존의 것을 발판으로 해서 이루어진다.하늘 아래 이미 새로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우리가 창조적인 인물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아인슈타인이 아닐까? 그런데 저자는 재미있는 시도를 했다. 아인슈타인을 포함해서 프로이트,피카소,스트라빈스키,엘리엇,마사 그레이엄과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인 간디를 표본으로 제시했다.그래서 독자는 창조성을 바라보는 또 다른 창조적인 관점과 만나게 된다.간디를 창조적인 인물에 추가함으로써 독자에게 많은 의문점을 던져준다.
700쪽의 만만치 않은 분량이지만 하워드 가드너는 전문가보다는 일반인들이 읽기를 권하고 있다.프로이트가 마흔에 이름없는 빈의 개업의로 있었고 아인슈타인이 특허국에 근무했다는 사실은 누구라도 창조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하워드 가드너는 "어떤 한 사람이 무조건 지능이 우수하다거나 열등하다고 단정짓는 생각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다중이론으로 유명한 교육학자다.지능이 다원적이라면 창조성 역시 다원적이라고 한다.
저자는 7명의 표본인물을 선정할 때, 20세기 초엽에 나온 혁신적인 업적들에 따라 선정을 했다.인물들의 업적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부분이다 보니 저자는 자신이 잘 다룰 수 있는 범위내에서 인물들을 선정을 했다. 창조적인 인물들이 일반인들과 다른점이 무엇인지,인물들간의 공통점은 무엇이고,인물들간 다른점은 또 무엇인지 그들의 유년기부터 접근하고 있다.
우울과 파괴력을 지닌 세기.스트라빈스키는 이교도의 성스러운 제전이 펼쳐지는< 봄의제전>을 무대에 올렸다.피카소는 <아비뇽의 처녀들>로 입체주의를 선보였고,엘리엇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을 <황무지>에 병치시켰다.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으로 심리학계를,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으로 과학계를 뒤흔들었다. 간디는 비폭력저항운동인<사티아그라하>로 정치적 혁신을 이루었다.그레이엄의<프론티어>는 기존 무용의 흐름에 대한 반작용으로 혁신을 이루었다.이들은 동시대인들의 관념과는 부조화된 부조화성으로 조화를 이루었다.
창조적인 인물들은 일반인들과 달리 어린아이와 같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그의 몽상적인 사고에서 탄생했고,피카소는 어린아이처럼 그리는데 가장 오랜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흔히 우리는 창조적인 인물은 세상과 단절한 채 자신만의 세계에 고립된 채 연구에 몰두했을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그들에게는 산파역할을 해 준 주변인들이 있었다.
흔히 창의력은 천재들만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생각하기 쉽다.그러나 창의력은 누구라도 이미 자신안에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다만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책에 등장한 인물 중 어린시절에 신동이었던 이는 피카소 뿐이었다.저자는 창조성을 키우는데 문화적인 측면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그렇다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 박재(薄才)가 된 천재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