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인간인가 -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기록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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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깊은 구절
P27-시간이 한 방울씩 흐른다
p228-인간을 파괴하는 것은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P298-책을 불태우는 사람은 조만간 인간들을 불태우게 될 것이다-(유대인 시인 하이네)

 

  많은 책들이 이 책에 관해 말하고 있었다.그래서 읽어보게 되었다.표지 그림부터 뭐라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이다.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살아남은 프리모 레비.그는 왜 이 책을 썼을까? 물론 자신이 당한 일을 증언할 목적과 함께 역사는 언제나 되풀이 될 수 있음을 우리에게 알리려고 한다.단테의 지옥을 통과해 오디세우스처럼 귀환한 그가 왜 자살로 생을 마감했을까? 타인에 의한 자신의 선택에 의한 죽음을 택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마도 극복하기 어려운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유대계 이탈리아인 스물네살의 프리모 레비는 1943년 12월 13일 파시스트 민병대에 체포되어 임시수용소로 보내진다.여러곳에서 체포된 650명의 이탈리아계 유대인들은 15일간 가축용 객차에 실려 바깥에서 문이 잠긴채 아우슈비츠로 보내진다.그 중에서 한쪽 문으로 내린 사람은 가스실로 보내졌고,다른쪽 문으로 내린 사람들은 수용소로 보내진다.수도꼭지는 있으나 흑탕물이 나와 먹을 수 없고,영하20도의 온도에서 러닝셔츠만 입고 노동을 하며,죽 한그릇으로 항상 굶주린다.머리는 밀어버리고,구타는 일상이며,도망가지 못하도록 소리나는 나막신을 신는다.나치는 인간을 동물로 격하시키기 위해 수용소를 계획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를 통해서 유대인 학살 장면을 봤기때문에 그 실상이 어떤지는 잘 알고 있었다.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증언하는 글이라면 그 어떤 책보다 나치의 학대를 잔인하게 그려내고,독일인이나 나치에 대해 경고성,고발성,보복적인 발언의 내용일 줄 알았다.그런데 책을 아무리 읽어도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수용소 생활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놀라울 뿐이었다.그래서 책을 중간쯤 읽다가 덮었는데,그 많은 평론가들이 추천하는 책이라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하며 다시 집어들었다.

 

 본문을 다 읽고 난 후 부록으로 프리모 레비가 독자에게 답하는 글이 나온다.그런데 본문보다 오히려 부록 부분이 놀라움으로 가득했다.본문의 내용은 레비가 수용소에서 감시의 눈을 피해 써 놓았던 메모를 토대로 쓴 글이었다.그는 자신이 겪은 사실 그대로 더하거나 뺀 것 없이 법적인 증언이 될만한 내용만 글로 옮겼다.그래서 본문의 내용은 우리가 들어왔던 이야기들과는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다.수용소로 보내진 사람들은 가스실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체 어딘가로 사라져 버릴 정도로 모든 것이 철저히 비밀로 부쳐졌기 때문에 ,그는 오히려 수용소를 나와서 알게된 사실이 많았다.

 

 파시스트들은 수백만 명의 유태인을 조직적으로 기계적으로 학살하고,가스실로,화장터로 보내 시신을 보냈다. 시신에서 금을 체취하고,시신의 재를 비료로 쓰고,머리카락으로 매트리스와 천등을 만들었으며,약물 실험 대상이 되어 죽어가게 했다.그 시체 처리반은 유대인 포로들이었다.이런 내용들은 그가 수용소를 나온 후 알게 된 사실들이다.실제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된 사람은150만명정도 된다.유대인들은 선민사상,고리대금업등으로 오래전부터 유럽인들에게 질시의 대상이었다.그것이 니체,헤겔등의 사상을 받아들인 희틀러라는 인물과 권력에 노예가 된 사람들,반유대주의자들,독일 국민들의 고의적 태만에 의해 집단적 광기로 나타난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피의 역사이고,전쟁으로 얼룩진 역사다.세대가 지나면 아무리 잔인한 기억도 잊혀져간다.옛 원시인들이 신에게 인간을 재물로 바쳤던 인신공희,마녀라는 이름으로 화형에 처했던 중세의 마녀사냥,십자군 전쟁,일본이 자행했던 생체실험 등 인간이 인간을 학대한 사실은 이루 말할 수없이  많다.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에빙하우스의 망각의 곡선처럼 우리는 반복학습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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