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나쓰메 소세키에 대한 글은 많이 접했지만 정작 그가 쓴 글을 읽은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글에는 작가의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에 내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어서 일본 작가의 글은 기피해 왔다.중학교 때 읽은 <오싱>은 재미있었고,고교때즘 읽은 하루키의 <해변의 파프카>는 어려웠다.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은 분위기가 어둡고,일본 작가들의 작품은 요즘 세대의 입맛에 잘 맞아서 그런지 일본작가들의 작품이 요즘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은 현대 일본작가의 작품들과 다르게 어둡고 무겁다. 
 

 스토리는  1.선생님과 나 2.부모님과 나 3.선생님과 유서 로 간단하게 나뉜다.< 선생님과 나>에서의 나는 순진하고 풋풋한 대학생이고< 선생님과 유서> 속의 나는 비사교적이고 염세적인 나다. 여름방학 중 바닷가에서 우연히 본 선생님의 모습에 매료되어 버린 나는 비사교적인 선생님에게 접근해 기어이 선생님과 친해진다.선생님은 자주 친구의 묘지에 참배하러 혼자 다닌다.선생님과 나 두 사람만이 등장하기 때문에 읽는 내내 고요해서 숨소리조차 내기도 힘들다.선생님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주인공 나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보기 어려웠다.그래서 이 부분은 소세키의 소설이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나는 선생님이 대학졸업 후 사회 활동을 하지 않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렸다는 말을 그의 처 시즈에게서 듣는다.나는 선생님에게 그 이유를 알려 달라고 하지만,선생님은 때가 되면 말해 주겠다고 한다.내가 졸업할 때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아버지의 병상을 지킨다.아버지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시점에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온 두꺼운 전보를 받고 놀라서 아버지를 뒤로한채 도쿄로 올라간다. 전보의 내용은 선생님이 작은 아버지에게 배신을 당하고, 세상에 냉소적이었던 자신이 하숙집 딸에게 먼저 프로포즈를 함으로써 자살한  친구를 배신 했다는 자괴감에 시달리는 내용이다. 선생님이 남긴 유서에는 선생님의 과거에 대한 모든 고백이 들어 있다.소설의 끝부분에서 소세키는 아무것도 마무리 하지 않은 채 끝내버리기 때문에 독자는 많은 아쉬움과 의문을 갖게 된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은 유년 시절을  불한 삶을 산 소세키 자신의 감정을 잘 담아냈다.<마음>은 타인의 마음을 관찰하고 들여다 보기에 좋다.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읽노라면 어마어마한 관찰읽기를 훔쳐보는 듯 심장이  뛴다.소세키의 작품 속 선생님은 나를 닮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자신과 상대방의 마음을 훔쳐내는 그의 소설은 놀랍다.한풀 한풀 드러나는 우리 속에 감춰진 마음의 실체를 그는 톡톡 건드려 밖으로 드러낸다.그의 소설이 내 마음을 건드려 감춰진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나로 인하여 누군가가 잘못 됐다는 자학,자괴감이란 감정,그것은 사람을 벼랑끝까지 몰고 간다.우리 속에는 어느 정도 염세적인 감정이 숨어 있다.그래서 그의 글은 묘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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