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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서브 로사 3 - 카틸리나의 수수께끼 ㅣ 로마 서브 로사 3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sub rosa는 '장미 밑에 있다(under the rose)'라는 뜻으로,비밀회의 장소에 장미를 꽂아 두었던 로마 시대 관습에서 유래한 말이다.'로마 서브 로사'는 역사에 잘 드러나 있지 않은 그 이면을 들추는 것을 나타낸다.그래서 이 책은 지적역사추리소설로 사실과 허구가 적절히 버무려진 팩션이다.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 중 1,2편을 재미있게 읽었다.1,2권은 크라수스,폼페이우스,카이사르의 <1차삼두정치>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고,3권에서는 옥타비아누스,안토니우스,레피두스의< 제2차 3두정치>전의 시기를 무대로 하고 있다.
마흔일곱의 고르디아누스는 그의 꿈인 농장을 소유하게 되어 전원생활을 한다.루키우스 클라우디우스가 그의 사촌들을 제치고 고르디아누스에게 농장을 물려주고 죽었기 때문이다.그 과정에서 사촌들은 소송을 제기했고,고르디아누스는 키케로의 도움으로 승소했다.그래서 루키우스의 사촌들은 고르디아누스를 경멸한다.루키우스의 사촌이자 그의 이웃 중 클라우디아만 유일하게 고르디아누스와 친하게 지낸다.그 동안 에코가 결혼을 해서 로마의 집에 살면서 수탐꾼이었던 그의 직업을 물려 받았다.그래서 고르디아누스는 로마를 잊어버리고 전원생활에 재미를 붙여보려 하지만 그는 농장생활에 따분해 한다.
그러던 중 어느날 문득 마르쿠스 카일리우스가 찾아와 루키우스 세르기우스 카틸리나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해 줄 것을 부탁한다.하지만 집정관 키케로의 첩자 카일리우스는 키케로와 카틸리나 양쪽에 발을 담그고 있어서 그가 진짜로 섬기는 주인은 누구인지 고르디아누스도 알 수 없어서 망설인다.카일리우스는 키케로에게 카틸리나의 수수께끼를 낸다.그가 다녀간 후 고르디아누스의 농장 에는 머리는 없고 몸뚱이만 있는 시체가 나타난다.하지만 이것은 첫번째 신호탄일 뿐이다.고르디아누스의 집에 나타난 머리없는 시체와 관련된 배후 인물이 과연 누구일까?
고르디아누스는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한채 카틸리나를 손님으로 맞이한다.집정관선거에서 두 번 탈락한 카틸리나는 온갖 루머를 달고 있지만 고르디아누스와 함께 지내본 카틸리나는 루머와는 전혀 거리가 먼 사람같다.키케로는 카틸리나가 원로원의 의원들을 모조리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공포하고 다닌다.그래서 소설은 카틸리나와 키케로 중 누가 로마의 원로원을 장악할지 초점이 모아진다.
1.2편에 비해 긴장감이 현저히 떨어진다.그래서 책의 중반까지는 로마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듯 추리소설같지 않은 지루한 감이있다.거기에다 고르디아누스가 전원생활을 함으로써 더듬이의 후각이 너무 둔감해졌다.또한 아들 에코와 메토가 고르디의 역할에 끼어들면서 고르디아누스의 운신의 폭이 많이 줄었다.고르디아누스는 키케로와 카틸리나 중 누구를 믿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그래서 내내 그들에게 끌려다니는 형국이다.독자 또한 읽는 내내 카틸리나와 키케로 중 누구의 말을 믿어야할지 난감하기 그지없다.그래서 읽으면서 답답하고 1,2권과는 너무 다른 스타일에 황당하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 후기를 읽어보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팩션이 갖는 원초적인 한계라는 사실을 깨닫게된다.카틸리나라는 인물에 대한 평이 역사적으로 너무 평이하기 때문이다.저자는 카틸리나라는 인물에 대한 평을 수수께끼처럼 안개처럼 불투명하게 그려내고 있다.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한다.만일 카틸리나가 로마 역사에서 승자였다면 후세에 전해오는 그에 대한 기록은 완저히 달라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