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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움직인 100인 ㅣ 역사를 움직인 100인
김상엽.김지원 지음 / 청아출판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역사를 바라보거나 평가하는 시점은 다양하다.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어떤 특정한 연대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을 택한다.하지만 이 책은 좀 특이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평전처럼 한 인물의 일생을 통틀어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바라본다.
100인을 한 권에 담아 놓고 있어서 앞뒤 인물간의 연결성을 돌아보기에 좋다.하지만 100인의 인물을 시대순으로 배치하고 있어서 자칫 다른 역사서와 다름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그래서 미니평전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640쪽 분량에 한 인물당 할당된 페이지는 5쪽 이내다.한정된 페이지에 한 인물에 대한 모든 것을 깊이 있게 다루기에는 너무 짧다.그래서 중요한 핵심만 뽑아냈고,그런 점이 이 책을 상식책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읽으면서도 계속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먼저 동양과 서양이라는 큰 틀로 나눈 후,동양은 고대,중세,근현대로 나눴고,서양은 고대,중세,근대,현대로 나눴다.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이 많아서 재미있다.
세계사를 움직인 100인을 뽑자면 상당히 많은 인물이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정확히 어떤 것이 선정기준이 되었을까? 상당히 궁금해진다.최대한 객관적으로 평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하지만 인물들의 비인간적인 면이 그들의 치적에 너무 묻혀버려서 인물에 대한 평이 너무 관대하다는 생각이 든다.그래서 인물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이 역사를 치우치지 않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로빈후드 이야기의 배경이된 리처드 1세의 이야기가 실제보다 과장된 것.동방견문록을 쓴 이가 마르코폴로가 아니라는 점.인쇄술을 발명하고도 동업자의 소송에 패해 파산한 구텐베르크등은 내가 잘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 것이다.어떤 인물에 대해 너무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으면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어떤 인물에 대해 조금은 아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이 잘 모르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사람을 중시하고 이상향을 꿈꿨던 동양의 사상가 석가,맹자,공자.특히 현대 교육의 기틀을 세운이가 공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은 나에게 동양철학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 줬다.일본의 쇼토쿠태자가 건축한 호류사에 고구려의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가 있어서 놀랐다.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이토 히로부미를 우리나라 역사의 측면에서가 아닌 일본역사와 세계사의 측면에서 본 모습은 조금 당황스럽지만 어쨋든 그들의 뛰어난 지략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스교도들이 이슬람교도들을 학살하고 이슬람 신전을 파괴했던 것과는 달리 살라딘은 포로들의 몸값을 받은 후 풀어주고,예루살렘에 남은 그리스교도들에게 세금을 내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종교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주었고,교회 역시 돌려 주었다.이후 700년간 예루살렘은 이슬람교도의 통치 아래 놀랄 만큼 평화로운 시절을 보내게 된다.(P287) 이슬람 왕 살라흐 앗딘(살라딘)의 행적은 이슬람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준다.우리가 너무 유럽에 치우친 역사교육을 받아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