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집중력의 탄생 - 현대인의 지성을 회복하기 위한 강력한 로드맵
매기 잭슨 지음, 왕수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인체비례도)에 제러미 밴덤의 파놉티콘 문장(감시하는 눈)을 합성한 것이다.distracted는 '(정신이)산만해진' 즉 '집중력의 분산'을 뜻하는 단어다.그 반대의 뜻인 집중력은 attention,'정신을 집중하다'는 concentration이다.그래서 한글제목과 영문제목의 불일치 원인이 궁금해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인체의 중심점을 배꼽으로 보고 인체의 황금비를 만들었다면 제러미 밴덤은 파놉티콘이란 원형 감옥을 만들어 죄수들을 항상 감시할 수 있는 상태를 고안했다.그는 사후에도 자신이 모교에서 오토 아이콘으로 남아있다.두 그림의 합성은 아마도 집중력의 탄생과 집중력의 분산을 가장 잘 말해주는 표현이 아닐까? 수많은 감시카메라와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첨단의 장비등 보이지않는 감옥인 현대사회가 바로 파놉티콘이다.동시에 아무데서나 존재한다는 유비쿼터스,동시에 두가지를 해 낼 수 있는 능력 멀티태스킹이 과연 문명의 발전을 약속한 것일까? 아니면 문명의 후퇴를 예고한 것일까?
현대사회는 정말 시끄럽다.버스에 앉아 책을 읽을 때도 라디오의 잡음이 끊이지 않더니 요즘은 광고전용 TV까지 등장했다.집에서는 아이들이 보는 TV와 컴퓨터 소리 때문에 책을 읽기 위해서는 집중하기 위해 기를 써야한다.그래서 나만의 책읽기 집중법은 왠만한 소리는 그냥 무시하기다! 별수없지 않나? 중이 절이 싫으면 절을 떠나야 한다는 속어도 있지 않은가.그냥 시끄러운 세상에 적응해야만 하는 것이다.
'집중력'이란 뭔가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는 능력.우리가 접하게 되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걸러낼 수 있는 능력'쯤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하지만 모든게 너무 빠르게 변하고 시끄럽고 불안한 현대사회는 인간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그것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각하지 못한채 당연시 하며 살아간다. 이렇게 산만한 현대사회에서 한 가지에 집중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뭔가에 몰입하는 즐거움은 다른 감정들을 분산시킬 수 있기때문이다.
많은 발명이 이루어졌지만 가장 암울했던,그래서 기억하기도 두려운 중세.저자는 현대사회가 중세와 같은 암흑시대라고 말한다.책이 읽히지 않고 ,사람들은 현란한 비주얼 문화에 젖어 흥청거린다.그래서 고전은 가장 읽히지 않는 책이 되어버렸다.저자는 집중력의 분산을 예고했던 많은 사상가들의 글이나 소설가들의 작품을 인용해서 설명하고 있다.저자가 상당히 많은 고전을 인용하고 있어서 고전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시대가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집중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 생겨나는 것은 다분히 개인적인 문제로만 생각했다.나 역시 혼돈의 시대에 휩쓸려가고 있는 군중이었던 것이다.조금 멀찍히 떨어져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필요를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한문장도 버릴것이 없는,그래서 집중해서 읽어야 할 책이다.느리게 읽으면 집중력 향상에도 좋겠다.표지그림때문에 민망하다면,겉표지를 벗겨내고 들고 다니며 읽어도 괜찮은 상태의 그림이 나온다.저자는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라고 말하고 있다.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느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