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
고트프리드 뷔르거 지음, 염정용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일에서 생겨난 이야기가 외국에서 수집되고 출판된 특이한 이력때문에 읽게 된 책이다.우리나라의 글이 다른 나라에서 먼저 출판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 같은 음식이 개인의 입맛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지듯 이 책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그 평이 상이할 것 같다.일단 이 책의 이야기들은 허풍이 너무 심하다.그래서 현실적인 또는 사실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실망할 수 있다.하지만 엮은이의 해설을 포함해서 224쪽 분량이기때문에 전혀 다른 차원의 글을 접해보기에 부담스럽지는 않다.

 

 제목 그대로 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남작이 쓴 글을 라스페가 먼저 묶어서 글을 냈고,다음으로 뷔르거가 원문에 자신의 글을 추가함으로써 이야기는 상당히 과장되고 패러디되어 현재을 글이 탄생했다.재담,일화,망상등이 함께 엮어지면서 이야기는 기상천외한 거짓말처럼 변모하게 된 것이다.하지만 뼈대는 옛 모티브를 담고 있다.

 

 뮌히하우젠남작이 바다에서 목욕하다가 물고기의 아가리속으로 빨려 들어갔는데 선원들이 물고기의 배를 갈라내자 몇 시간만에 살아 돌아온 이야기는 신밧드의 모험같고,걸리버 여행기 같은 동화같고 환상적인 이야기.

 

 남작이 꿀벌을 습격한 곰을 잡기 위해 은도끼를 던졌는데,도끼가 달에 떨어진다.그때 재크와 콩나무처럼 콩을 심어서 달까지 올라간다.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 다시 내려갈 수없게 콩나무가 바짝 말라 버린다.이렇게 허풍쟁이남작은 비슷한 동화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결말을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허풍쟁이남작의 이야기들은 상당한 관찰력을 필요로하고 거기에 상상력이 더해지며,그래서 옥수수를 튀기면 뻥튀기가 되는 것과 같은 원인과 결과간의 묘한 맛이 탄생한다.

 

 종일 말을 타고 오느라 지친 나머지 나는 말에서 내려 눈 위로 삐죽 솟아나온 나무 그루터기같은 것에 고삐를 묶어 두었습니다..깨어보니 내가 어떤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교회 공동묘지에 누워 있지 뭡니까.말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위를 올려다보니 내 말이 교회 첨탑에 대롱거리며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요..갑자기 날씨가 돌변해서 눈이 녹아내리기 시작하자 내 몸은 잠을 자고 있는 동안 아주 조금씩 아래로 가라앉았던 것이지요.그리고 내가 어둠 속에서 나무 그루터기로 여기고 말을 묶어놓았던 것은 교회 첨탑의 십자가인지 풍향계인지 그랬습니다.(P17~18) 이것은 오히려 점잖은 편에 속하는 허풍이다.

 

 어린아이와 같이 상상력이 풍부한 이야기,누구도 생각하지 못할 엉뚱하고 재치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또한 발상의 전환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도 있겠다.하지만 현실적인 가능성이 전혀 없는 황당무게한 허풍이 너무 심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라  내 취향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