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를 부르는 그림 Culture & Art 1
안현신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정말 도발적이다.물론 도발적인 제목만큼 흥미로운 작품이 대부분이다.구스타프 클림트가 <키스>에서 Utopia(Outopos)를 그려내듯,에드바르트 뭉크가 <키스>에서 불안을 그려내듯,화가는 연인들의 키스라는 관능적인 행위를 미술작품에 옮겨 놓으므로써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있다.애서가들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드러내고 치유하는 것처럼 화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고 치유한다.

 

 이 책에는 '키스'라는 동일한 소재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싣고 있다.소재는 동일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화가 자신의 세계만큼 다양하다.스킨쉽이 친밀감의 표현이라는 것은 누구나 상식처럼 받아들인다.하지만 어떤 행위든지 화가의 시선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다.'키스'라는 소재로 어떤 이는 설렘을,어떤이는 배신을,기쁨을,욕망,휴식,고독,공포등 다양한 느낌을 표현한다.

 

 남녀의 표정의 뚜렷한 대비를 통한 느낌의 표현이 뛰어난 샤갈의 작품 <파란색의 연인들>은 독특한 느낌이다.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의 <성 조지와 사브라 공주의 결혼>에서 연인의 표정은 비감하다.그들의 표정이 그토록 비감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에 비해 앙증맞은 조각.익숙한 프레스코화.<도둑맞은 키스>라는 작품은 무척 재미있다.툴루즈 로트레크의 <쾌락의 여왕>은 제목처럼 유곽에서의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그는 쾌락의 이면에 감춰진 고통이나 비애를 보고 있다.

 

 메리 카사트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에서 가장 원초적이고,일반적인 키스의 형태를 담아내고 있다. 에드바르트 뭉크의 <질투>는 주인공이 관찰자로 등장하는 특이한 그림이다.르네 마그리트의 <연인들>이 뒤집어 쓴 자루는 이상야릇한 기분이 든다.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작품 ,실존했던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사랑에 빠진 연인의 표정이 감명 깊다.

 

 로댕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그의 연인 카미유클로델의 작품 <사쿤탈라>는 가슴이 저려온다.그에 비해 로뎅의 <키스>는 건강하고 힘이 넘친다.이 책을 읽고 두 작품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수 있었다.<피그말리온>에게 꿈이 이루어진 순간 슬프고 쓸쓸할 수도 있구나..에곤 실레의 <추기경과 수녀>는 클림트의 작품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한편 피카소에게서는 키스조차 너무 뚜렷한 경계로 인해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 책에서 가장 그로테스크한 오브리 비어즐리의 작품<살로메>는, <장미의 이름>에서 하느님은 악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에게 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말처럼 비어즐리는 아름다움과 악마성의 공존을 보여준다. 모든 작품이 사랑의 기교가 아닌 순간의 느낌의 표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화가들이 그림 속에 표현했던 연인은 대부분 그들의 실제 연인의 모습을 담아낸 것이다.그들이 실재 사랑에 빠져봤기에 그토록 생생한 느낌을 담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화가에게 그림은 그들의 일기다.화가들의 작품속의 연인들은 곧 화가 자신이자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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